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정책결정 리뷰

1. 정책 결정의 기본 내용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는  2021년 4월 15일에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정책>(정책위원회 운영규정 제12조 제2호)을 발표했다. 온라인에서 허위조작정보는 인터넷표현규제와 관련해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의 하나이다.

허위조작정보가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동의하지만, 사회 정보 영역이자 의견 영역에서 허위조작정보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입장이 대립돼 왔다. 국내에서 이미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하는 다수의 의원 입법안이 제출돼 입법논쟁이 있었다. 유럽연합에서는 전문가 자문 회의를 거쳐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자율규제 협약이 진행되는 등 다양한 접근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규제 논의를 보다 가속화 시켰다. 코로나19와 관련한 허위조작정보는 보건의료정책에 큰 지장을 일으키고 국민의 신체나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을 가져왔기에 온라인플랫폼사업자의 적극적인 자율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내용규제는 헌법이 부여한 기본권의 침해 여부, 기존 규율 법령과의 정합성, 규제로 인한 이익형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해서 그 판단이 쉽지 않다. 규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이 인정되지만 판단의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KISO가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자율규약을 발표한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 글에서는 KISO 정책결정의 대상이 되는 허위조작정보의 규제론적 특성과 KISO의 정책기준을 간략히 정리 및 평가하고자 한다.

우선, KISO의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정책>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정책 >  
① 회원사는 코로나19에 관한 정보 중 아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게시물이 유통되고 있음을 신고 등을 통해 알게 된 경우 이에 대해 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단, 이 정책은 코로나19 관련 게시물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표현의 자유의 가치와 중요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 코로나19의 존재, 치료, 예방 및 진단, 감염, 사회적 거리두기 및 자가격리와 관련한 내용의 게시물인 경우
2. 세계보건기구(WHO) 또는 질병관리청에 의해 허위조작정보임이 명백히 확인된 경우
② 회원사는 제1항의 요건의 적용 여부에 대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KISO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③ 회원사는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정책규정 제2장 및 제4장에 해당하는 게시물의 경우 해당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  

2. 기존 정책 결정에 대한 평가

1) 조작적 허위정보 규제의 어려움

가짜 뉴스(fake news)로 널리 불리는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는 “속이려는 의도가 있는 잘못된 오정보(misinformation)”(Fetzer, 2004)로서 ‘허위(false)’와 ‘해악적 의도(intent to harm)’가 동시에 들어있는 정보를 말한다. 규제 관점에서 조작적 허위정보는 해당 정보가 일으키는 침해 법익이 특정화된 개인적 법익 영역인지 아니면 사회적 법익 영역인지에 따라서 규제의 수단과 접근 방법이 달라진다.

개인적 법익 영역에서는 다양한 법적 대응 수단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 허위정보로 인해 인격권이 침해되었을 때는 형법상 명예훼손죄 등의 적용이 가능하며 보도 물의의 경우 언론중재법을 통한 피해구제가 가능하다. 정치관계법인 공직선거법은 선거기간에 한정해서 후보자와 관련한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한다. 정보통신망법에서는 허위사실에 의한 인격권 침해를 보다 가중처벌해서 다루지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허위조작정보는 ‘정보통신망법을 통한 불법정보(동법 제44조의7(불법정보의 유통금지)’에 해당하지 않아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즉, 선거기간에 한정된 공직선거법을 제외하고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허위정보의 유포와 국가 및 사회적 법익 영역에서 침해는 규제 공백이 존재한다(황용석 권오성, 2017).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하려는 다수의 입법안들이 발의되었지만, 사회적 법익 영역에서 표현물의 허위성을 이유로 규제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상충한다는 이유 등으로 위헌 논쟁을 불러왔고 입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는 표현물이 다소 오류가 있거나 일부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과장된 표현이라도 그 자체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며, 발화자가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처벌되지 않는다고 본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내린  2002년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불온통신의 단속)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헌재 2002. 6. 27. 99헌마480)과 ‘미네르바’ 사건으로 알려진 전기통신법 제47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내린 결정(헌재 2010. 12. 18. 2008헌바157, 2009헌바88(병합))에 이미 밝혀져 있다. 2002년 결정에서는 불온통신의 개념이 매우 추상적이어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고, 유해성에 대한 막연한 의심이나 유해의 가능성만으로 표현물의 내용을 광범위하게 규제하는 것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2010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는 ‘공익’ 개념의 불명확성과 ‘허위사실의 표현’도 헌법에서 규정하는 언론 출판의 자유의 보호 영역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회적 법익 영역에서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입법 규제의 어려움이 존재해서 온라인플랫폼기업 등에 의한 자율규제가 중요한 규제수단으로 대두됐다. 대표적인 것이 유럽연합의 접근방식이다. 유럽집행위원회(EC)는 온라인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1월에 고위전문가 그룹(high-level group of experts: the HLEG)을 구성해서 그 해결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서는 온라인 뉴스의 투명성 향상, 미디어 및 정보리터러시 함양, 이용자와 언론인들이 허위조작정보를 다루는 역량 강화, 언론 매체 생태계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 보호, 허위조작정보의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장려 등이 제안됐다. 또한 단▪중기 대응방안으로 자율규제를 제안하면서 10가지 핵심 원칙을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집행위원회는 2018년 9월 26일에 5개 주제 영역에 따른 15개 자율규제 준칙을 담은 <허위조작정보 대응 실천강령(Code of practice against disinformation)>을 공표했다. 여기에 바탕해서 <행동 계획 이행 보고서>를 채택해서 주요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율규약에 협약하고 준수 활동을 보고하도록 이끌었다.

유럽연합과 다르게 한국에서는 행정기구에 의한 직접적 내용 또는 표현 규제가 발달해 있다. 행정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방송심의규정과 정보통신심의규정에 있는 방송심의상의 ‘객관성’,  ‘의료행위’ 규정, 정보통신심의규정상 제8조(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 등) 등을 근거로 조작적 허위정보에 대한 심의를 진행해 왔다. 정영주 등의 연구에 따르면(2021), 2020년 한 해 동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코로나19 관련 사회혼란 야기 정보 4,624건을 심의했고, 200건에 대해 시정요구 조치를 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심위가 코로나19 관련 시정요구 조치를 의결한 법적 근거는 정보통신심의규정 제8조(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 등) 제3호 ‘사회통합 및 사회질서를 저해하는 정보’ 중 바목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인종, 지역, 직업 등을 차별하거나 이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과 카목 ‘그 밖에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 조항이다.

코로나19 관련해서는 ‘선별진료소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꽤 있다’는 내용, ‘충북 진천 등에 격리된 교포들에게 제공됐던 도시락 사진을 정부가 중국 유학생들에게 제공한 도시락이라며 게시한 정보’ 등은 사실과 다른 정보로 일반인들에게 혼란을 주는 사회 혼란 야기정보로서 ‘해당 정보의 삭제’ 및 ‘접속차단’의 시정요구를 결정한 바 있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20, 3, 4, 정연주, 홍종윤, 박유진, 2001 재인용). 그 외에도 ‘김정숙 여사 마스크 일제’, ‘정부가 북한에 보낼 마스크 생산’, ‘마스크 5부제는 정부가 선거를 조작하기 위한 제도’ 등 정치적 의도를 가진 허위조작정보도 포함됐다.

코로나19와 관련한 허위조작정보의 가시적인 위해성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내용규제와 관련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병존한다. 특히,  허위정보에 대한 삭제 명령과 같이 제재처분을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그리고 그 근거가 되는 심의규정의 명확성이 충족되는지에 대해 우려가 있었다.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재난상황에서도 이런 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정치적 논쟁이나 쟁점사안에 대한 허위정보 규제는 이용자의 정당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

2) KISO의 기존 정책규정

허위조작정보의 특성으로 인해, 공적규제 기구가 아닌 민간 기업이 조작적 허위정보를 심의하고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규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KISO는 기존의 정책 규약에서 매우 제한적 형식 요건을 중심으로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해 왔다. KISO정책규정 제5절 언론 보도 형식의 허위 게시물 관련 정책[본절신설 2018.3.23]에서는 “인터넷 공간의 신뢰성을 높이고 공익을 보호하기 위해 언론의 기사 형식을 도용 또는 사칭한 허위 게시물”의 기준과 제한(삭제 등의 조치)을 담고 있다.

제34조(게시물 제한) ① 회원사는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게시물이 유통되고 있음을 신고 등을 통해 알게 된 경우 이에 대해 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다만, 게시물이 창작성과 예술성이 인정되는 패러디나 풍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언론사의 명의나 언론사의 직책 등을 사칭 또는 도용하여 기사 형태를 갖춘 게시물의 경우 2. 게시물의 내용이 허위로 판단되는 경우 ② 회원사는 제1항의 요건의 적용 여부에 대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KISO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③ 회원사는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정책규정 제2장 및 제4장에 해당하는 게시물의 경우 해당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

제34조는 언론 보도의 외양을 훔치고 허위정보를 담은 정보에 한정해서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가짜뉴스 사이트(fakenews site)’와 같이 언론성을 도용한 것은 그 자체가 의도성을 가진 것으로  조작성과 허위성을 모두 충족하기에 형식적 양식만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조작적 정의가 비교적 명료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자율규제 관점에서 심의 판단의  명확성은 높지만, 이 조건에 해당하는 허위조작정보가 많지 않고 실질적 해약을 미치는 정보를 규제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3.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정책 >에 대한 평가

1) 허위조작정보 일반규정이 아닌 한정적 특별규정으로 마련

앞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해서, KISO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정책 >을 살펴보자. 먼저, 자율규제 규약의 목적 정당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의 범세계적 유행은 백신과 관련한 이슈에서 재난 대응체계 등에 이르기까지 허위조작정보가 급격히 늘어나 그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민의 신체 및 건강에 대한 부정적 영향과 함께 인터넷이라는 사회 정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문제를 야기한다. 그렇기에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에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이 자율규제를 통해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하는 것은 규제 목적상 정당한 이유를 갖는다.

그러나 규제의 목적 정당성이 수단의 정당성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며, 기존 법령 및 규제 체제와의 정합성을 메꾸는 것도 아니다.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어려우며, 현행 법령 기준 역시 모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KISO의 이번 정책기준은 허위조작정보 일반에 대한 규율이 아니라 한시적이고 특수상황에 대한 내용규제를 설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감염병 재난과 관련된 허위조작정보’ 등과 같이 질병 재난 일반에 대한 규약을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 같지만, KISO는 코로나19라는 특정 재난에 한정해서 조항을 마련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우선하는 보수적 접근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KISO의 이런 접근은 앞서 언급한 허위조작정보 판단 및 규제의 어려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관련 규제 법에서 허위조작정보 관련 규제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기에 질병재난 전반으로 규율하기 위한 기준 설정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과 다른 한국의 행정적 내용규제 체제 역시 이러한 결정을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점에서는 KISO가 현실적인 접근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유튜브도 KISO와 같이 코로나19에 초점을 맞춘 특약 규약인 <COVID-19 의료 허위정보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1]. 이 정책 규약은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2]의 특약 조항으로 들어 있다. 유튜브는 이 규약에서 게시를 허락하지 않는 콘텐츠를 밝히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지역 보건 당국 또는 세계 보건기구 (WHO)의 의료 정보와 모순되는 잘못된 의료 정보를 유포하는 콘텐츠가 그 대상이다. 보다 세부적으로 1) 치료와 관련한  잘못된 정보, 2) 지역 보건 당국 또는 WHO에 모순되는 예방 방법을 홍보하는 콘텐츠, 3) 지역 보건 당국 또는 WHO에 위배되는 진단 방법을 홍보하는 콘텐츠, 4) 지역 보건 당국 또는 WHO에 위배되는 전송 정보를 조장하는 콘텐츠, 5) 사회적 거리두기 및 자가격리에 관한  잘못된 정보, 6) 코로나19의 존재를 부인하는 콘텐츠 등으로 상세하게 명시하고 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레딧, 틱톡, 트위터, 유튜브, 왓츠앱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의 상당수가 코로나19를 특수상황으로 보고 별도의 규약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에 관한 특별 규약의 제정은 일반적이다.

그러나 <감염병 재난>이 뉴노멀로 자리 잡는다면, 이 범주에 관한 정식규약을 만드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사회 재난과 자연 재난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재난 관련 허위조작정보가 빈번해 지고 있어서이다. 재난에 대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규약을 마련한다면 보다 다양한 긴급 상황에서 별도 규약 없이 적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적 보호 대상이 아닌 허위조작정보는 어디까지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최소 규제의 원칙이  지켜질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나온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공익’을 해한다는 모호한 개념을 보다 명백한 해악의 기준 설정해서 법령을 개정하자는 일단의 주장도 존재하지만 이 역시 적절한 해법은 아니다(전훈 최우정 김재선, 2019). 그러나 상대적으로 질병 재난이나 자연 재난은 판단이 명확하고 허위조작정보의 허위성 판단이 쉽고 사실성 여부를 판단할 공인된 판단(WHO 등) 주체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미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율규제 규약 안에 전쟁, 테러, 재난안전 등 현존하는 위험의 영역을 보다 넓게 잡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나 테러 등의 이슈는 민간사업자가 판단하기에 정보가 부족한 등 어려운 면이 많다. 반면 감염병 재난이나 자연 재난 등은 ‘특수하고 시급하며 제한된 상황의 사례’에 부합해서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표현권에 대한 비교형량적 판단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감염병 재난’과 ‘자연 재난’에 대한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규약을 통합적으로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2)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의 요건

KISO의 제34조는 허위조작정보의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첫째는 코로나19의 존재, 치료, 예방 및 진단, 감염, 사회적 거리두기 및 자가격리와 관련한 내용의 게시물로서 현재 발생하는 사안에 제한된다. 둘째, 허위성의 판단은 공인 정보를 기준으로 삼았다. ‘세계보건기구(WHO) 또는 질병관리청에 의해 허위조작정보임이 명백히 확인된 경우’라고 제시하고 있고, 언론의 팩트체크 등의 판단 등 민간의 판단정보는 심의 기준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 두 가지 조건은 매우 엄격한 것으로 정부기구의 공식 정보를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율규제기구가 판단함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부당한 삭제나 과도한 삭제의 가능성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에서, ‘허위에 가깝거나 허위라고 믿어지는 정보이지만 세계보건기구나 질병관리청 등의 판단이 없는 경우’는 사실상 규제 공백에 놓이게 된다. 해외 사업자들은 삭제 등에 대한 직접적 조치(삭제 또는 검색 재현을 제한하는 등)는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허위조작정보로 의심되는 경우 <표시> 등 식별장치를 사용하는 당 다양한 조치를 동원한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모두 이용자에게 정보의 신뢰도와 위험성 수준을 알려주는 인식 제고 정책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플랫폼 기업들은 다양한 팩트체크 활동을 지원해서 그 판단 정보를 서비스 내용규제에 활용하고 있다. WHO나 질병관리청과 같은 공인기구의 판단이 명백한 위해성의 기준이라면, 공인되지는 않았지만 다수 기관에 의해 사실상 허위조작정보로 판단되는 정보에 대한 처리 수단도 활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KISO 및 회원사들이 자율규제 도구를 다면화할 필요도 있겠다.

또한 허위조작정보의 판단기준이 되는 공인기관의 결정이 변경되거나 신뢰에 의문이 제기됐을때, 이미 삭제 등에 관한 조치를 취한 게시물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도 과제이다. 새로 만든 KISO의 기준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은 정보의 불확실성이 높고, 관련한 과학 활동의 예측성이나 분석의 안정성도 떨어져서 언론이나 규제 기관이 판단할 충분한 근거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백신과 관련한 이슈들 중 WHO 등에서 ‘허위’로 판단되었지만, 이후 사실 논쟁을 벌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코로나19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보면서 그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코로나19 초기에 일부에서 제기된 주장, 즉 바이러스를 실험실 등에서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을 허위조작정보로 간주했다. 다수의 전문가 및 WTO와 같은 국제기구가 그 같은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밝혔었다. 페이스북은 이런 허위조작정보를 게시하거나 습관적으로 공유하는 계정의 모든 게시물에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는 강력한 규제를 폈다. 이들 계정의 뉴스 피드가 넓게 도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 페이지, 그룹, 인스타그램 계정 및 웹 사이트까지 규제 범위에 넣어 강력한 처벌을 시행했다. 그러나 조 바이던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정부가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연구실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위적 생성론’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WHO는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아직 변경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지난 5월에 기존의 허위조작정보 리스트에서 이 주장을 빼는 수정 조치를 발표했다(Techcrunch, 2021.05.29).

이처럼 WHO나 질병관리청 등의 결정 역시 번복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허위조작정보의 재게시 등의 기준이 보완되면 좋겠다. 국제적 공인 기구의 판단이 가장 근거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이런 조건이 충족되면 실질적 보호 조치가 어려워지는 한계가 있다. 자율규제는 게시물의 내용적 속성을 형식적이고 기계적 조건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이익형량 등을 고려해서 전문가들이 협의하는 유연한 규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판단의 기준을 보다 복수의 그리고 다양한 정보원으로 열어두는 것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4. 총평

KISO의 이번 정책 기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 또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자율규제를 수행함에 있어서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우선한다는 원칙을 일관성 있게 제시해 줬다. 허위조작정보의 대상과 기준을 매우 엄격히 제한시켜 피해구제의 범위를 한정했다는 점은 부당한 표현규제의 위험성을 사전에 낮췄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늘어나는 감염병 및 자연 재난에 대한 공통 규약을 제정하는 장기적 과제도 남겼다. 또한 공인 기관에 의한 판단이 달라지거나 근거 있는 반박이 공론화될 때 이미 허위조작정보로 처리된 게시물의 복구 문제 등을 규약에 보완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자율규제의 진전은 기구의 의지나 규약 체계의 개편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고, 규제 환경 및 입법 선정 주의와 같은 정치 환경의 개선이 동시에 개선돼야 함을 우리 모두가 주지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 김민정 (2019). 가짜뉴스(fake news)에서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로- 가짜뉴스 규제 관련 국내 법안과 해외 대응책에 나타난 용어 및 개념정의 비교. 미디어와 인격권 . 제5권 제2호. 43-81.                                               
  • 황용석 권오성 (2017). 가짜뉴스의 개념화와 규제수단에 관한 연구. 언론 과 법 . 16권 1호. 53-101.                 
  • 황용석 정재관 정다운 (2018). 가짜뉴스 관련 국내 입법안 분석과 그 한 계-위헌성 여부를 중심으로. 사회과학연구 . 25권2호. 101-123.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21, 1, 10). 보도자료. [2020 통신심의 이슈  통심의위, ‘코로나19’ 관련 사회혼란 야기 정보 적극 대응.                                          
  • 정영주, 홍종윤, 박유진(2001). 사회적 법익을 침해하는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위한 시론적 논의 –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정보를 중심으로. 언론과 법, 20(1), 73-114.
  • Disinformation: The Use of False Information James H. Fetzer Minds and Machines volume 14, 231–240 (2004).
  • 관련 유튜브 정책 1. https://support.google.com/youtube/answer/9891785?hl=en
  • 관련 유튜브 정책 2. https://support.google.com/youtube/answer/9288567

저자 : 황용석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전)KISO 정책위원/(전)KISO저널 편집위원장/한국언론학회 총무이사/건국대학교 KU미디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