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터넷과 메신저도 감시당했을 수 있다 :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투명성 보고, 인터넷 감시의 심각성을 말하다

인터넷 감시

지난 1월 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투명성보고서 (네이버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리포트이나 편의상 이하 모두 투명성보고서라 칭한다)를 발표했다. 이 투명성보고서들은 각 사업자에 대하여 정부기관이 통신제한조치(감청), 통신사실확인자료, 통신자료제공, 압수·수색의 방법을 이용하여 이용자들의 통신정보 및 신원 정보 등을 요청하고 제공받은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의 이메일, 온라인 메신저, 블로그, 커뮤니티 서비스 시장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양대 인터넷통신사업자들의 투명성보고서를 통하여, 국가의 전통적인 유·무선전화 통신에 대한 감시를 제외하고, 현대사회의 주요한 통신수단인 인터넷과 온라인 메신저에 대하여 국가가 얼마만큼의 감시를 행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 2개사에 대한 압수수색만으로 연 평균 50만명의 통신 정보가 파악돼

이번 투명성보고서에서 가장 의미가 큰 부분은 그간 파악되지 않았던 통신 관련 압수·수색의 현황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신제한조치는 통신의 내용을, 통신사실확인으로는 로그기록, IP 주소, 통신 상대방 계정 등의 통신 내역을, 통신자료제공으로는 이용자의 신원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데, 통신사를 ‘압수·수색’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것들을 모두 포괄하는 광범위한 통신 감시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압수수색에 대하여는 위 통신감시 제도들과는 달리 통신사업자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대한 현황 보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규모로 이루어지는지 파악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양 사의 투명성보고서에 따르면, 계정 수 기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2012년 약 29만 5천 명, 2013년 약 63만 5천 명, 2014년 약 42만 7천 명의 통신 정보가 취득된 것으로 나타난다. 계정 수를 집계하지 않은 카카오를 제외하고도 2013년 이후 연간 약 50만 명의 통신정보가 압수수색된 것인데, 카카오의 것까지 포함한다면 수치는 더욱 어마어마할 것이다. 2014년만 기준으로 보면, 이들 사업자에 대한 통신제한조치, 통신사실확인, 통신자료제공 요청으로 조치된 계정 수를 다 합쳐도 약 1만 4천개인데 압수수색으로는 40만 명 이상의 정보가 제공되었다는 것은, 적어도 인터넷 감시에 있어서는 통신사 서버 압수수색이 가장 주력으로 쓰이는 수단임이 확인된 것이다.

또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2014년의 총 압수수색 영장발부 수는 166,036건으로 17만 건이 조금 안 된다. 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이 아닌 일반적 압수수색의 경우에는 보통 피의자가 개별적으로 특정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반적 압수수색의 대상이 된 피의자들은 연간 20만 명 미만일 것으로 추산할 수 있는데, 2개사에 대한 압수수색만으로 2014년에 약 40만 명 이상의 통신정보가 취득되었다는 것은 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이 남용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을 들게 할 수 밖에 없다. 문서 1건 당 요청 계정 수를 계산해보더라도 2012년 약 100개, 2013년 약 50개, 2014년 약 35개로, 압수수색 요청의 대상·범위가 심히 포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통신 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의 포괄성은, 한 사람을 수사대상으로 삼아 메신저를 압수수색하여 2,368명의 대화 상대방 정보와 그들과의 대화내용을 취득하여 문제가 되었던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의 카카오톡 압수수색 사례에서 그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압수수색의 증가는 통신자료제공 수의 감소로 인한 풍선효과?

문서 수 기준으로 2012년 약 3천 건이었던 양 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2013년 약 1만 4천 건, 2014년 약 1만 5천 건으로, 2013년 이후 3배 가량 급증하였다. 네이버는 위와 같이 압수수색이 증가한 것은 통신자료제공의 중단에 따라 수사기관이 이용자 신원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압수수색 제도를 이용하는 데에 따른 ‘풍선효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통신자료제공은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 없이 단순한 요청만으로 이용자의 신원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인데, 포털이 혐의가 불분명한 이용자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판결이 나옴에 따라, 양사는 2012년 10월부터 이의 제공을 중단하였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통신자료제공이 중단된 이후 압수수색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풍선효과로만 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2012년 기준으로 통신자료제공은 문서 수로 약 2만 5천 건, 약 13만 개의 계정에 대하여 이루어졌는데, 2013년 늘어난 압수수색 건수는 문서 수로 약 1만 건, 계정 수로는 약 30만 개 이상이다. 즉, 통신자료제공을 대신하여 이용자 신원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이 어느 정도 늘어났을 수 있지만, 압수수색의 증가량이 중단된 통신자료제공을 완전히 대체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통신자료제공과 무관하게 포괄적 압수수색이 절대적으로 증가한 면을 부인할 수 없다.

 

날로 심각해지는 인터넷 감시

양 사의 투명성보고서 상, 모든 수단에 대한 양 사의 총 조치 계정 수는 2012년 416,173개, 2013년 659,810개, 2014년 442,660개로, 전반적으로 인터넷 감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제한조치(감청)의 경우, 양사의 조치 계정수를 기준으로 2012년 480개, 2013년 556개, 2014년 547개로 증가 추세이고, 특히 카카오의 경우 2012년 47개, 2013년 89개, 2014년 117개로, 온라인 메신저에 대한 감청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신사실확인자료와 통신자료제공이 감소 추세인 반면, 통신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감청과 모든 사항을 포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압수수색과 같이 강력한 통신 감시 수단의 활용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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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투명성보고, 구체화를 통해 보다 높은 투명성을 확보해야

스마트폰이 상용화되고, 온라인 메신저 등 인터넷을 이용한 통신이 유·무선전화를 뛰어넘는 주요한 통신수단이 되어감에 따라, 인터넷 통신에 대한 국가의 감시는 더욱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점에서 사업자들의 투명성보고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이용자들은 소비자로서 본인의 통신 정보가 국가 등 제3자에게 어떻게, 얼마만큼 파악될 수 있는지, 어떠한 사업자가 이용자의 통신 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지 등을 알 권리가 있다. 통신사업자들은 투명성보고서를 통하여 소비자들의 신뢰를 재고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평가를 통하여 합리적인 서비스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이번 다음카카오의 투명성보고서는 통신감시뿐 아니라 정부의 콘텐츠 검열 및 임시조치 현황까지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압수수색에 있어 카카오의 조치 계정 수가 집계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네이버의 개인정보보호리포트 경우에는 각 수치들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여 이용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나, 다음카카오와 같이 검열 및 임시조치 부분에 대한 투명성보고가 포함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또한 양 사가 단순히 요청 및 제공 건수를 제공한 것만으로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어떠한 통신정보가 어떠한 이유로 제공될 수 있는 것인지, 또 사업자들이 얼만큼 합리적으로 이용자들의 정보를 보호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어떠한 사유(범죄혐의)로, 어떠한 서비스(메일, 메신저, 커뮤니티 등)에 대하여, 어떠한 사항(내용, 접속기록, 신원정보, 통신상대방 등)이 확인된 것인지에 대한 통계도 함께 제공하여 이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다 높은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미제공·제공불가의 경우 그 사유에 대한 통계와, 정부의 제공요청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미제공한 구체적인 사례가 있는 경우 이를 간단히 설시하는 것도 사업자의 신뢰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 국가와 사업자의 투명성보고를 구체화, 의무화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공개한 현황은, 국가 전체의 통신감시, 그 중 인터넷 부분에 있어서도 일부에 불과하다. 미래부가 공개한 2012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의 통신 감시 부분의 누적 계정 수와 양 사가 공개한 조치 계정 수를 비교할 때, 양 사 이용자에 대한 감시는 전체 인터넷 감시 중 감청은 약 30%, 통신사실확인은 약 16%, 통신자료제공은 약 10% 정도를 차지하며, 유·무선 통신까지 모두 합한 전체 통신 감시 중 양 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감청은 8.5%(16,114), 통신사실확인은 0.2%(47,661,269), 통신자료제공은 0.6%(23,479,182) 정도에 불과하다. (괄호 안은 전체 통신 감시 계정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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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통신 감시의 규모에 대하여 무감각하면, 국가기관이나 사업자 역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책임감을 가지기 어렵고,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통신 감시 관행은 날로 심각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대중이 이를 알도록 하는 투명성보고 활동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터넷 감시 부분만 살펴보면, 감청은 연 평균 약 1,800명에 대하여,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은 연 평균 약 20만명에 대하여, 통신자료제공은 연 평균 약 66만명에 대하여 행해지고 있다. 미래부가 통신사업자들로부터 보고받은 통신감시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일일이 찾아보는 것은 어렵다. 고려대학교 공익법률상담소의 인터넷투명성보고팀은, 최초로 사업자 투명성보고를 시작하였던 구글의 지원을 받아 한국의 인터넷 감시·검열과 관련한 정부의 데이터들을 수집·분석하는 한국 인터넷투명성보고 연구 사업을 진행중이며, 홈페이지(http://www.transparency.or.kr)를 통하여 이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용자들은 국민으로서, 국가의 통신 감시 실태를 파악하고, 국가가 이를 적절하게 행하고 있는지, 남용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알 권리도 역시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자들의 투명성보고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국가 스스로 철저한 투명성보고 정책과 관행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공개하고 있는 현황은 단순 수치에 불과하여, 감시의 ‘질’을 평가하기 어렵다. 통신감시의 목적(혐의)이 무엇인지, 확인사항과 범위에 대한 통계도 함께 제공하여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통신감시의 주력 수단인 ’압수수색‘ 현황에 대해서 공개하고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이 역시 미래부가 사업자들로부터 보고받고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여야 한다. 지난해 12월 9일 정청래 의원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압수수색을 포함한 통신감시 현황과 대장을 미래부에 보고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여 사업자와 국가의 투명성보고를 구체화·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투명성보고를 통하여 국민들이 통신감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도록 하고, 국민들의 역감시를 통하여 제도 개선을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통신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저자 : 손지원

고려대학교 공익법률상담소 변호사/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팀 연구원/오픈넷 자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