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뒷광고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첫째, 검은 옷을 입는다.

둘째, 화장은 눈이 어둡게!

셋째, 눈물을 흘린다.

유튜버 ‘소련여자’가 ‘죄송해서 거짓말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유튜버들이 사과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설명한 내용이다. 그는 “나도 뒷광고 할걸”이라며 자신이 과거에 마신 맥주가 “광고가 아니니 광고 줄 때까지 절대 마시지마”라고 강조했다. 이 영상은 생수 광고임을 적극 밝히는 ‘앞광고’라는 반전으로 이어진다. 뒷광고 논란을 풍자한 이 영상은 16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뒷광고’ 논란이 거세다. 유명 유튜버들이 잇달아 해명을 하거나 사과를 했으며 유명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채널네트워크) 업체들의 입장 발표도 이어졌다. 2020년 7월 21일부터 9월 6일 오전까지 포털 네이버에서 ‘뒷광고’ 키워드로 등장하는 기사만 3,668건에 달했다. 유튜브 이슈를 넘어 사회적인 이슈가 된 셈이다. 뒷광고는 돈을 받고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면서도 광고임을 고지하지 않는 콘텐츠를 말한다.

‘내돈 내산’이 불러온 후폭풍

발단은 연예인 출신 유튜버의 광고 논란이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씨는 직접 돈을 주고 구매했다는 뜻의 ‘내돈 내산’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러나 그가 올린 콘텐츠 가운데는 광고주(협찬주)로부터 돈을 받은 제품이 껴 있었다.

연예인만 그랬을까? 사람들의 이목은 유튜버에게 쏠렸다. 유튜버 애주가TV 참PD가 7월 21일 유튜버들의 ‘뒷광고’ 사실을 처음 언급했고 8월 4일 문복희, 쯔양 등 수백만 구독자를 가진 먹방 유튜브 채널의 기만적 리뷰 콘텐츠를 폭로하면서 ‘뒷광고’ 논란으로 확대됐다. ‘뒷광고’라는 표현은 참PD의 폭로 과정에서 등장했다. 이후 온갖 분야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뒷광고’ 문제가 터져 나왔다. 8월13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기준으로 사과하거나 해명한 유튜버만 70여 명에 달했다.

뒷광고가 비일비재했던 이유는 광고라는 사실을 숨길수록 광고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유튜버와 유튜브 콘텐츠 제작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광고 효과를 키우고자 한 광고주의 문제이기도 하다. 유튜버들은 광고임을 알리지 않을수록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었고, 이는 광고주에게 ‘실적’으로 보고된다. 이 ‘실적’은 유튜버의 광고 콘텐츠 단가의 기준이 된다. 광고주가 명시적으로 ‘뒷광고’를 요구하지 않더라도 ‘뒷광고’가 광고주와 유튜버 모두에게 이익이 됐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

‘뒷광고’의 비판 대상은 당초 ‘기만적 리뷰’에서 광고 고지를 하지 않은 광고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됐다. 또한 ‘광고임을 전혀 밝히지 않은 콘텐츠’ 뿐 아니라 ‘고지를 미흡하게 한 콘텐츠’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유튜브에는 광고 콘텐츠일 경우 ‘유료광고포함’ 여부를 영상에 고지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을 쓰지 않고 영상 설명 글에 ‘더보기’를 눌렀을 때 광고 고지가 보이게 하거나 영상 말미나 댓글을 통해 언급하는 경우도 비판을 받았다.

‘뒷광고’ 유튜버만의 문제인가

“이들을 믿고 지갑을 열었던 수 많은 구독자들은 얼척이 없습니다. 이제는 이들의 꼼수를 못 본 척하지 않을 겁니다.” 8월 8일 채널A ‘화나요 뉴스’의 한 대목이다. 언론은 ‘뒷광고’ 논란에 유튜버들을 질타했다. 그러나 ‘뒷광고’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을 뿐 기성 미디어 역시 ‘기만적 광고’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2011년 다큐멘터리 ‘트루맛쇼’가 개봉하며 방송가 협찬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다. TV에서 소개한 ‘맛집’이 알고 보니 ‘맛집’이 아니라 방송사가 협찬 명목으로 돈을 받고 대가성으로 내보낸 광고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내용이다. PPL(간접광고)은 광고임이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지만 ‘협찬’은 그렇지 않다. ‘맛집 소개’는 물론이고, 교양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건강 제품 다수가 협찬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SBS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강원도 소재 레이싱 경기장이 등장했는데 SBS 대주주가 소유한 경기장이었다. MBN에서는 시사 프로그램에서 돈을 받고 특정 기업을 긍정적으로 묘사했으며, KBS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그 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처럼 여러 방면에서 음지의 협찬이 이뤄지고 있다.

방송은 그나마 ‘뉴스’에서 협찬을 하는 경우를 찾기 힘들지만, 신문은 일상적이다. 유력 일간지는 기업에 지면을 팔면서도 광고임을 분명히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돈만 주면 기사 형식으로 광고를 만들고 기자 바이라인까지 넣는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유력 종합일간지의 ‘기사로 위장한 광고’의 기준 단가는 지면에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작게는 500만 원 많게는 2000만 원에 달했다.

포털 뉴스는 광고판을 방불케 한다. 보도자료를 써서 홍보대행사에 넘기면 홍보대행사가 제휴 언론사를 통해 기사를 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기사로 위장한 온라인 광고’는 건당 10만~30만 원에 거래된다. 조윤영 한겨레21 기자는 2018년 자신을 ‘조윤영 친환경 화장품 업체 페이크 대표’로 지어낸 보도자료를 만들고 홍보대행사에 넘겼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일간지 및 일간지 계열사 홈페이지와 포털에 기사로 노출됐다.

언론 외에도 온라인 공간 속 ‘뒷광고’ 문제 역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안 미디어로 부상했던 블로그가 추락하게 된 데는 ‘뒷광고’로 인한 신뢰 저하도 영향을 미쳤다. 동네 맛집에서부터 건강 제품까지, 블로그에서는 ‘마케팅’이라는 명목으로 ‘뒷광고’가 넘쳐났다. 이용자들이 ‘맛집’을 검색할 때 한 곳만 보고 신뢰하지 않거나 각자의 검색 노하우를 갖추는 등 ‘리터러시’가 길러질 정도다.

왜 유튜버들에게 분노할까

이처럼 ‘뒷광고’와 미디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왜 유독 유튜버에게 분노가 쏟아지는 걸까. 기성 미디어와 유튜브 콘텐츠의 차이가 다른 반응을 초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바로 ‘배신감’이다.

유명 유튜버들은 1인이 기획, 제작, 편집하는 체계가 드물지만 여전히 유튜버는 ‘1인 미디어’라는 인식이 강하다. ‘1인 미디어’는 개인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유튜브는 방송사, 언론사, 블로그와 달리 개인의 캐릭터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즈니스다. 이용자에게 유튜버는 연예인보다 가깝게 소통하는 친근한 존재였고, 무엇보다 기성 미디어에서 보이지 않는 솔직함을 느꼈다. 성장한 채널에는 ‘자신이 키웠다’라는 생각을 갖기도 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설문조사 결과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 이용을 위한 정보를 얻고 싶을 때 어떤 인물의 조언이 더 믿을 만한지를 묻자, 유튜버에 대한 신뢰도가 연예인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개인에 이입한 만큼 배신감을 크게 느꼈다. 이번 논란은 유튜브를 통한 비즈니스가 개인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동시에 개인의 리스크에 쉽게 휘청이는 구조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뒷광고 논란 이전에도 유튜버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논란을 빚었고, 이때마다 유튜버들이 사과를 해야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반응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뒷광고’가 문제인 건 맞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지나친 비난을 보내기도 한다. 한 유튜버는 이를 두고 “구독자에 의존하는 유튜브 특성상 일종의 ‘갑질’이 있다”고 했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여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격한 반응이 많다. 유튜버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문제 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지침 “적극적으로 고지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황 정리에 나섰다. 공정위는 9월 1일 ‘뒷광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 추천보증심사지침을 시행했다. ‘뒷광고’를 금지하고 지침을 위반한 사업자를 처벌하는 내용이다.

공정위는 광고주와 콘텐츠 제작자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을 때 광고임을 명시하게 했다. 현금, 상품권, 할인권, 적립금 등 금전적 대가를 지급하거나 상품 무료 제공, 무료대여, 할인혜택 제공은 물론 협업(컬래버레이션)·공동구매 진행을 통한 수익 배분, 동업이나 고용관계 등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경우도 포함했다.

광고 고지 방식은 ‘시청자가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광고’, ‘금전적 지원’, ‘상품 협찬’, ‘무료 대여’ 등 명확하고 직관적인 표현을 써야 한다. ‘체험단’, ‘선물’, ‘숙제’, ‘서포터즈’, ‘홍보성 글’, ‘sponsored’, ‘AD’, ‘유료AD’, ‘partner’, ‘Collaboration’과 같은 표현은 인정하지 않는다.

유튜브 영상 제목에 광고임을 표기해야 하고 영상 내용에는 처음과 끝, 그리고 곳곳에 반복적으로 광고임을 고지해야 한다. 또한 유튜브 영상 설정을 통해 ‘유료광고 포함’을 의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유튜브 영상을 올릴 때 ‘유료광고포함’을 명시하면 영상 시작 부분에 관련 문구가 뜬다. 영상 본문에 광고 고지를 하지 않거나, 영상에 넣더라도 눈에 띄지 않게 고지해선 안 된다..

공정위 지침은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뿐 아니라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팟캐스트 등 온라인 콘텐츠 전반에 적용된다.

공정위 지침이 대안일까

공정위 지침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업계에서는 뒷광고에 대한 반성을 보이면서도 공정위 지침은 지나치다는 불만이 있다. 특히 방송의 간접광고 고지는 프로그램 시작할 때 포괄적으로 해 ‘분명히 인지되지 않게’ 하는 반면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광고에는 수시로 고지하게 만들면서 뉴미디어 규제가 올드미디어 규제보다 강력한 ‘불균형’을 낳기도 했다. 공정위 지침은 방송 프로그램의 온라인용 클립 영상에도 적용되는데 같은 방송 콘텐츠를 TV에 내보낼 때보다 유튜브에 올릴 때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점은 아이러니다.

‘뒷광고’와 광고 메시지를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여 내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가 피키캐스트에 의뢰해 제작한 치매국가책임제 정책 광고는 영상 말미가 돼야 청와대 로고가 드러난다. 유료광고포함 메시지는 뜨지 않는다. 웹드라마의 형식을 빌려 정책 광고라는 사실이 반전 요소로 들어가는 콘텐츠인데 오히려 광고 고지가 흐름을 깰 수 있다. 유튜브 예능 워크맨의 장소 협찬이나 장삐쭈의 광고 애니메이션 콘텐츠는 과거 공정위 지침 수준으로 고지하지 않았지만 콘텐츠를 보면 광고임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반면 언론은 공정위 지침의 ‘한계’를 지적한다. 8월 18일 매일경제의 <후기 가장한 ‘유튜버 뒷광고’…단속 손놓은 공정위> 기사는 공정위가 제대로 된 단속에 나서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공정위 지침이 유튜브를 규제하지 못하는 데 대한 비판 보도도 있다. 9월 4일 아시아경제는 “문제는 유튜브를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진단은 과한 면이 있다. 공정위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광고 규제 자체가 실효성을 갖기에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광고 규제 특성상 사인 간의 거래 행위를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데 ‘뒷광고’ 의심만 갖고 사업자에 자료 제출을 강제하기 힘들다. 기성 미디어의 ‘뒷광고’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이유 역시 광고 규제 자체가 갖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한 유형의 유튜버들을 규제 대상인 ‘사업자’로 일괄 규정할 수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시시각각 개인 창작자의 콘텐츠가 무한대로 쏟아지는 플랫폼에서 개별 콘텐츠의 문제로 사업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 역시 논쟁의 소지가 있다. 블로그 맛집 포스팅에 ‘뒷광고’가 발견될 때마다 포털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게 과도한 것과 같은 이유다.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언론사는 언론사 기사 ‘댓글’에서 명예훼손 소지 글이 발견될 때마다 언론사가 처벌을 받게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있을까?

다만 유튜브를 처벌하자는 주장이 과도한 것과 별개로 유튜브가 기존에 해온 조치가 소극적인 점은 비판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그동안 유튜브는 ‘유료광고포함’ 고지를 권고사항으로 뒀다가 공정위 지침이 변경되자 의무로 바꿨는데 애초에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유튜브 약관에 기만적 광고를 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위반할 경우 채널 경고, 삭제 등의 강력한 심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규제는 필요하지만 규제 한 방에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플랫폼인 유튜브뿐 아니라 유튜버와 콘텐츠 제작사, 그리고 MCN업계 전반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주요 업체들이 ‘뒷광고’ 논란 이후 입장을 내고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공정위와 함께 논의를 이어가는 점은 긍정적이다. 업계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자율규제 제도’로 안착될 때까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에는 ‘뒷광고’ 문제가 터졌지만 혐오 표현, 사이버 불링 등 다른 문제 역시 유튜브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기에 유튜브 생태계 전반을 점검한 다음 포괄적인 자율규제 시스템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경향신문(2020.08.16.). 일상 곳곳에 침투하는 ‘뒷광고’의 유혹,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8160801011&code=940100

미디어오늘(2020.08.09.). 언론이 유튜버 ‘뒷광고’ 비판할 자격 있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636

미디어오늘(2020.08.22.). 유튜버 뒷광고 뒤통수 제대로 치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809

미디어오늘(2020.08.31.). ‘더킹’에서 마셨던 커피 PPL도 이젠 ‘뒷광고’ 규제 대상,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012

미디어오늘(2020.08.19.). “내가 샀다”는 삼성 모니터 리뷰도 ‘뒷광고’,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814

시사저널(2020.08.11.). 뒷광고 논란…유독 유튜버에만 가혹한 이유는,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3701

이코노믹리뷰(2020. 08.10). [IT여담] 유튜브 뒷광고 논란, 우리는 왜 분노했나,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407762&fbclid=IwAR3Hewe_jNZ-YQap-7PDqu-E0W4ugjgu2TR73cuvOl-VzTuBCbhNxZ6E-SI

저자 :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