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와 공익의 균형’ 정보통신망법 개정과 자율규제: 허위조작정보를 중심으로

Ⅰ. 정보통신망법 개정 배경
2026. 7. 7. 시행 예정인 법률 제21305호「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서는, 기존 불법정보의 유형에 대한 일부 변경 및 허위조작정보의 개념 신설을 바탕으로, 불법정보·허위조작정보 유통과 관련한 손해배상 제도, 과징금 부과, 명예훼손 처벌, 신고 제도, 자율 운영정책 수립 및 투명성 보고서 공표 등 다양한 규제를 도입하였으며 이에 따른 관련 감독, 지원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금번 개정안의 주요 요지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혐오,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불법정보에 ‘혐오 및 차별’을 추가하고, 허위정보, 조작정보를 신설하였다.
그리고 제재 당사자를 불법정보 등의 ‘게재자’로 하였으며, 게재자에게 손해배상, 과징금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외에도 게시물의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사업자의 자율 처리 의무 부과, 누구든지 해당 정보를 대규모사업자에게 신고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또한 마련하였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사업자는 신고받은 사항에 대한 판단을 거쳐, 조치 또는 반려를 결정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운영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명예훼손 정보에 한하여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판단의 여지가 있는 임시조치 의무가 부과되었고 신고 주체도 명예훼손의 당사자에 한정된 반면, 금번 개정 법률로 신고 대상 정보가 대폭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고 주체도 당사자 외에 ‘누구든지’로 확대되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법률에 근거한 신고가 대량으로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판단과 조치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판단과 조치를 함에 있어서 법령의 해석과 기준이 명확하여 기계적으로 판단·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에 개정된 법률 규정은 지나치게 추상적인 불확정 개념이 많아 사업자가 구체적 사건에서 법률을 해석하여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법률에서 대통령령(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 법률상 모호한 사항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위임이라도 하였더라면 하위 법령에서라도 이러한 어려움을 다소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인데 시행령에 위임된 사항도 거의 없다는 것이 더욱 커다란 문제라고 할 것이다.
결국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같은 자율규제 단체가 모호한 법령의 해석과 판단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도 제정해야 사업자의 판단과 조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Ⅱ. 주요 내용
1. 주요 정의 신설
(1) ‘불법정보’ 범위 개정 및 ‘혐오표현’ 규제 신설 (제44조의7제1항)
종래에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만 불법정보로 한정하여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보 전체를 불법정보로 규정하였으나, 금번 개정으로 ‘거짓’의 사실만을 불법정보로 규정하였다.
또한 혐오·차별 선동 정보의 불법정보화,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연령·사회적 신분·소득수준·재산상태를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① 직접적인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거나 ②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를 새로운 불법정보 유형으로 명시하였다.
(2) ‘허위조작정보’ 정의 신설 및 유통 금지 (제44조의7제2항)
허위조작정보 개념을 신설,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허위정보)’,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조작정보)’로 정의하고, 특정 정보가 허위 또는 조작정보임을 알았음에도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하되, 풍자·패러디는 제외하였다.
(3)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정의 규정 신설 (제2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이용자 수, 서비스 종류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자를 ‘대규모’로 별도로 구분하였다.
(4) ‘게재자’ 정의 규정 신설 (제2조)
종전에는 ‘정보게재자’라는 용어가 임시조치 통지 대상으로만 사용되었으나, 개정법은 게재자 개념을 신설하여 정보통신망에 직접 제작하거나 선별한 정보를 게재·유통하는 자로 정의함으로써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생산 주체 간 책임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였다.
2.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의무
(1) 신고 관련 제반 절차의 수립 및 운영 (제44조의12제1항~제5항, 제8항)

(2) 자율정책 수립 (제44조의12제6항-제7항, 제44조의16)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허위조작정보 처리에 관한 자율정책을 수립·운영해야 한다. 불법정보 및 허위조작정보의 판정기준, 신고 및 조치 절차 등이 자율 정책에 포함되어야 하고, 이해관계자, 시민단체 또는 전문가 등의 의견을 반영하여야 한다.
(3) 신고남용에 대한 조치 (제44조의13)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명백히 근거 없는 신고를 빈번하게 하는 등 신고제도를 남용하는 경우, 사전 통지 후 합리적 기간 동안 해당 신고자의 신고 접수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신고 남용 여부 판단 시 제공자는 ① 일정 기간 내 명백히 근거 없이 신고한 건수 ② 전체 신고 건수 대비 남용 신고 비율 ③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의 성격과 신고 남용이 피해자·사회에 미치는 영향 ④ 신고자의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조치 전 신고자에게 사전 통지하여야 한다.
(4)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 관련 현황 공표 의무 (제44조의14제1항)

3.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권한 강화
(1) 사업 현황 요청 (제44조의15제1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해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일일 평균 이용자 수, 매출액, 사업 종류 등의 현황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2) 자율규제 조치 등의 운용에 관한 조사 (제44조의15제2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불법정보·허위조작정보 신고 및 자율규제 조치 등의 운용 현황에 관하여 직접 조사할 수 있다.
(3) 공표 사실에 대한 진위확인 자료제출 요구 (제44조의14제3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공표한 보고서의 사실 여부 또는 제출 자료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4. 기구의 설치
(1) 사실확인 단체와의 협약 (제44조의16)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허위정보 또는 조작정보에 대한 사실확인 활동의 활성화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제적인 사실확인 절차 규범을 준수하는 사실확인 단체와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사실확인 단체’는 OECD가 제시한 ‘정보 무결성(Information Integrity)’ 정책 프레임워크를 참고한 것으로, 정부의 직접 개입이 아닌 독립적 외부기관 활용 및 정부·사업자·시민사회 협력체계를 통한 정보 무결성 확보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해석되며, IFCN(국제 팩트체킹 네트워크) 등 국제적으로 공인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단체와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재 IFCN 공식 인증기관은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등 언론사를 포함하여 전 세계 170여 개에 이르며, 국내는 현재 JTBC가 유일하다.
(2) 투명성센터 설치 (제44조의17)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감독과 사실확인 단체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통신서비스투명성센터’를 설립할 수 있다.
(3) 분쟁조정부 확대 (제44조의18, 제44조의21)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분쟁조정부의 인력(9명~20명) 및 조정 범위를 확대하고,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불법·허위조작정보 조치 및 이의신청 결정에 대한 분쟁조정 기능을 추가하였다.
5. 벌칙
(1) 손해배상 (제44조의10)
불법정보,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며, 일정 요건 충족 시 가중 손해배상(최대 손해액의 5배)의 대상이 된다. 정보를 직접 유통한 게재자가 책임의 주체로 해석되나, 유통에 대한 법적 해석 불명확성으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책임 범위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요구되며, 가중 손해배상의 경우 제공자가 아닌 게재자가 대상이다.
가중 손해배상 요건(제3항)은 ‘게재자 중 정보게재 수·구독자 수·조회 수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가 ①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임을 알았던 경우, ②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는 경우, ③ 피해자에게 법익 침해가 발생한 경우에 대상이 된다.
(2) 과징금 (제44조의24)
과징금 부과 대상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고, 언론사·유튜버 등 게재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그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 의하여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되어 유죄판결, 손해배상판결 또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따른 정정보도청구등의 소에 대한 판결이 확정된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2회 이상 유통한 경우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3) 과태료 (제76조제3항)
과태료 부과 대상은 분쟁조정부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 정보의 청구 요구를 정당한 사유없이 따르지 않았을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Ⅲ. 문제점 및 향후 과제
1. 문제점
(1) 허위조작정보 구성요소인 ‘의도’와 ‘목적’의 모호성
개정법은 허위조작정보를 정의하면서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을 규정하고 있는데, 의도와 목적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의미가 동일한 것인지? 해석이 필요하다. 사전적(辭典的) 의미로는 ‘의도(意圖)’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 또는 무엇을 하려고 꾀함’이며, ‘목적(目的)’은 ‘개인이나 집단이 상상하고 계획하며 달성하고자 전념하는 미래에 대한 이상(idea)이나 원하는 결과’라고 해석된다.
의도 또는 목적이 법문언상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분야는 형법으로서 형법상 목적범에서는 양자를 유사·동일한 의미로 보는 경향이다. 형법상 ‘목적범’은 객관적 행위사실 외 어떤 특수한 목적 내지 의도를 초과적 구성요건으로 규정한 것으로서 특수한 목적 내지 의도 없이 행위를 하였다면 법문에 금지된 행위를 하더라도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고의 또는 동기와는 구별되는 개념인데, 형법상 고의와 민법상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 또한 구별된다. 형법상 고의와 민법상 고의의 공통점은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감히 이를 행하는 심리상태, 즉 일정한 결과의 발생을 인식하는 것’이며, 다른 점은 형법상 고의는 ‘그것이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까지 인식’해야 하지만 민법상 고의는 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한편, ‘동기’란 ‘어떤 목표를 지향하여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원인 또는 일’을 의미한다.
개정법이 허위조작정보를 정의하면서 사용한 의도와 목적의 의미는 비록 이 정의가 형법상 범죄구성요건을 규정한 것은 아니지만, 허위조작정보를 게시, 유통할 경우 과징금, 과태료 등 여러 가지 제재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의도’와 ‘목적’의 의미를 형법상 목적범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해석을 준용하여 그 의미를 유사·동일한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 ‘손해를 끼칠 의도’는 누구? 에게 어떤 손해?
법문언상 누구에 대한 손해인지?, 어떤 ‘손해’를 의미하는지? 가 불명확하다. ‘누구’를 ‘타인’으로 넓게 해석하고 ‘인(人)’에는 자연인과 법인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연인’으로 한정 해석하는지? 알 수 없다. 또한 법인격을 갖지 않은 단체도 ‘누구’에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또한 ‘손해’는 법문언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침해의 결과로 인하여 구체적인 재산적, 정신적 손해의 발생이 있어야 하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결국 해석이 필요한 사항인데, 사업자 입장에서는 구체적 사건이 있을 때마다 이를 해석하여 판단하고 조치하는 것이 커다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3)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에서 ‘부당한’의 의미
‘부당한’의 의미는 형사법과 민사법에서 서로 달리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당한 이익’이라는 법문언상 ‘부당한’의 의미는 민사법적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사 판례에서 ‘부당한’의 의미는 ‘법익이 침해되거나 권리·의무가 불합리하게 제한된 상태를 뜻하며, 특히 계약교섭, 계약행위 등 당사자간 계약 과정에서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결정된 경우를 의미한다. 그러나, 허위조작정보의 정의에 충실하게 해석할 경우, ‘부당한’의 의미를 ‘기망’또는 ‘현혹’ 등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아니면 ‘계약 관계가 객관적으로 일방에게 불리한 경우’로 보아야 하는지? 불명확하다.
(4)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에서 ‘침해’의 의미 속에 ‘침해의 결과’가 포함되는지?
법문언은 ‘이익을 침해하는’을 허위조작정보의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 바,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이익의 침해’라는 구체적 결과 발생이 있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허위 또는 조작이라는 객관적 사실만 존재하면 이익의 침해가 있는 것으로 보는지? 명확하지 않다. 구체적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 발생을 구성요건으로 해석한다면 허위조작정보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5) ‘일부가 허위인 정보’에서 ‘일부’의 의미
통상적으로 ‘일부’의 법적 평가는 ‘양적’ 개념으로 해석되기 보다는 ‘질적’ 개념으로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항’으로 해석된다. 허위정보를 판단함에 있어서 ‘일부’의 의미 역시 전체 정보 중 허위의 정보가 차지하는 양적 개념이라기 보다는 그 정보가 전체 정보에서 ‘어느 정도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정보’인가?의 의미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허위의 사실이 비록 일부라 할지라도 해당 허위 사실이 있는 한 허위정보로 취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한 해석 기준이 명확히 확정되지 않을 경우 사업자를 비롯한 수범자의 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 시급한 대응 과제
(1) 법률이 정한 혐오, 허위, 조작 정보의 정의 구체화 및 판단 기준 마련
개정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혐오표현, 허위정보, 조작정보 등에 대한 명확한 해석과 판단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가 가이드라인 등을 통하여 이를 명확히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를 기대할 수 없다면 우선 자율규제기구에서 사업자가 혼선 없이 일관성 있게 판단과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석과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2) 법률이 정한 7개 조치 사항 중 선택 기준 마련
개정법은 불법·허위조작정보로 신고 시 ① 해당 정보의 삭제 또는 접근차단, 정보노출 제한, ② 게재자 계정의 정지 또는 해지, ③ 광고 수익 등 수익화 제한, ④ 금전 지급의 중지, 종료, 회수 등 제한, ⑤ 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 중지 또는 종료, ⑥ 청소년유해정보의 표시, ⑦ 신고의 기각, ⑧ 기타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율적인 운영정책에서 정하는 조치 등 7개의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7개의 조치 중 어느 하나를 정하여 조치해야 할 것인데, 이른바 조치 기준(일종의 양형 기준)이 있어야 일관성 있고 합리적인 조치가 가능할 것이다.
법률은 조치 사항만 규정하고 있을 뿐 그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어떠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이 역시 정부가 그 판단 기준을 정하여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자율정책기구에서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3) 신고 남용 사례 판단 기준의 구체화
법 제44조의13은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명백히 근거 없는 신고를 빈번하게 하는 등 신고제도를 남용하는 경우, 사전 통지 후 합리적 기간 동안 해당 신고자의 신고 접수를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신고 남용에 대한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법률은 신고 남용 여부 판단 기준으로 ① 일정 기간 내 명백히 근거 없이 신고한 건수 ② 전체 신고 건수 대비 남용 신고 비율 ③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의 성격과 신고 남용이 피해자·사회에 미치는 영향 ④ 신고자의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어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어느 정도의 신고를 남용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의 경우 사업자의 신고 남용 조치에 대한 구체적 조치 근거를 요구한다면 사업자를 매우 곤란하게 할 수도 있고, 온라인 플랫폼사업자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질 우려도 있다. 이 역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적정한 기준을 명확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법률의 정의·조치·신고 남용 기준을 구체화하는 가이드라인을 우선 마련하여 사업자의 일관된 판단과 조치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면서도 표현의 자유와 플랫폼 책임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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