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방지법-② 관련 쟁점 분석 및 보완점

1. 들어가며

n번방 방지법안이 20대 국회 마지막 임기인 5월 국회를 통과했다. n번방 방지법은 디지털 성착취물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안으로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아동ㆍ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 「형법」,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등을 통칭해 이르는 표현이다.

n번방 방지법 중 형사처벌과 관련해서는 성착취 영상물 범죄 처벌 강화,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 상향, 미성년자 의제강간·추행죄 공소시효 폐지, 강간 예비·음모죄 신설 등이 포함돼 있고, 행정처분과 관련해서는 부가통신사업자의 불법 촬영물 등 유통 방지 의무를 강화하고 미조치 시에는 과징금 부과 외에 형사처벌까지 가능하게 했고, 불법 촬영물 등 유통 방지 책임자 제도를 신설했다.

2. n번방 방지법의 관련 쟁점

1) 형사처벌 강화

구체적으로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했다(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1항). 7년으로 형량이 강화된 것은 ‘작경감경’을 통해 집행유예를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즉, 재판 과정에서 형기가 2분의 1로 줄더라도 3년 6월이 돼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형기인 3년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성인 대상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 구입, 저장, 시청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데, 기존에는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하는 경우에만 처벌했었다. 따라서 아동ㆍ청소년 음란물뿐만 아니라 성인 대상 불법 성적 촬영물을 단순 소지, 구입, 저장, 시청하는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게 됐다. n번방 방지법은 한마디로 성범죄 처벌 강화라고 볼 수 있다.

2) 부가통신사업자의 불법 촬영물 등 유통 방지의무 강화

「전기통신사업법」은 기존 부가통신사업자의 불법 촬영물 등 유통 방지에 관한 의무를 더욱 강화했다. 성착취물의 대상 정보를 확대했고, 신고, 삭제요청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가 명백히 인식한 경우 조치 의무를 부과했는데, 이를 신고, 삭제요청 외에 기관ㆍ단체 요청을 통하여 인식한 경우로 인식의 정도를 완화했다.

또한 기존 규정에 없던 기술적ㆍ관리적 조치 의무사업자 개념을 도입했고, 미조치 시에는 과징금 부과 및 형사처벌이 가능하게 됐다. 한편, 정보통신망법은 특수유형 부가통신사업자 및 신고 여부를 불문하고 부가통신사업자가 정보통신 부문 매출액이 10억 원 이상,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이용자 10만 명 이상, 불법 촬영물 등의 정보에 의한 시정요구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를 모두 충족한 경우 불법 촬영물 등 유통 방지 책임자를 지정해야 한다.

따라서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부가통신사업자 등 인터넷 사업자는 신고나 삭제요청 등이 있는 경우 자신이 관리ㆍ운영하는 사이트에 성착취물 등이 올라오는 경우 신속히 삭제하고 다른 사용자들이 접근할 수 없게 해야 하고,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과징금 부과 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n번방 방지법 이후 변화>

3) 주요 쟁점

n번방 방지법은 형사처벌 강화와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삭제, 접속차단 등 조치 의무를 강화로 귀결된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몇 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첫째, 사적 공간에 대한 검열 이슈이다. n번방은 최초 텔레그램에서 시작됐는데, 정부의 강력한 대응책은 결국 텔레그램과 같은 SNS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의미하므로 정부가 사적인 대화 공간을 검열하거나 지나치게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적인 공간이 아닌 공개된 공간에서 유통되는 정보에 대한 규제이므로 사생활 침해나 사적 공간에 대한 검열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성착취물 등이 유통되는 경로는 실제로 SNS와 같은 사적인 대화 공간을 통해 유통되기 때문에 이러한 사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성착취물 등의 유통에 대해서는 정부가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둘째,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이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상 성착취물 등에 대한 삭제, 접속차단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과징금 부과 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외국에 서버를 두고 국내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업자의 경우 실제로 과징금 부과 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사업자만 과도한 의무와 형사처벌의 위험성을 안게 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데, 이에 전기통신사업법은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외국의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을 그나마 줄일 수 있는 장치라고 할 것이다.

셋째, 실효성 문제다. n번방 방지법이 만들어졌지만, n번방 사건이 일어난 텔레그램은 n번방 방지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텔레그램과 같이 해외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서 운영자가 직접 동영상을 배포한 경우 이미 유포된 동영상에 대한 재유포만을 막을 수 있을 뿐 근본적인 문제를 막을 수는 없다. 서버의 위치를 알 수 없는 해외 인터넷 기업의 경우 정부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넷째,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부담이다. 인터넷 사업자는 불법 촬영물 등 유통 방지 책임자를 지정해야 하고, 신고, 삭제요청 등이 있는 경우 즉시 삭제, 접속차단 등의 조처를 취해야 한다. 이러한 조처를 하지 않는 경우 과징금 부과 또는 형사처벌의 위험성에 노출된다. 이는 인력이 충분하지 아니한 영세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에는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사업에 새롭게 뛰어드는 스타트업들에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3. 결론

n번방 방지법은 기존 성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미성년자 의제 강간의 연령을 13세에서 16세로 상향한 것, 미성년자 의제 강간ㆍ추행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아동ㆍ청소년 음란물뿐만 아니라 성인 대상 불법 성적 촬영물을 단순 소지, 구입, 저장, 시청하는 경우에도 처벌하는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성범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경종을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n번방 방지법은 외국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n번방은 규제의 대상에 비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에서 국내외 역차별이 문제 되고, 실제로 SNS와 같은 사적 대화 공간에서 이뤄지는 성착취물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n번방 방지법상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화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환경에 더욱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남는다.

[참고문헌]

조선비즈(2020. 05.20.), “성인물 시청만 해도 유죄?…..처벌기준 강화된 ‘n번방 방지법’ 오해와 진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20/2020052003302.html

매일경제(2020. 5.12),『법무부 “n번방 방지법, 국무회의 의결”…불법 촬영물 소지·시청도 처벌』,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0/05/483641/

연합뉴스(2020. 5.12.), ‘n번방 방지법’ 국무회의 통과…불법촬영물 소지만 해도 처벌, https://www.yna.co.kr/view/AKR20200512104900004.

동아닷컴(2020. 5.19.), ‘n번방 방지법’ 시행…성착취물 소지·시청만 해도 처벌,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00519/101115251/1.

저자 : 정경오

법무법인 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