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 유전자검사 제품의 판매현황과 쟁점
1. 유전자검사는 왜 필요한가?
바이오헬스산업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매년 3천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치료에 소비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바이오헬스산업 1조 7686억 달러의 약 17%에 달한다. 게다가 많은 나라가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의료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재정 부담 또한 가중되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이러한 국가 의료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국민 의료비용의 효과를 증가시키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이러한 상황을 중대히 인식하여 이러한 상황에서 2015년에 정밀의료 이니셔티브(Precision Medicine Initiative)를 선언했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정밀의료를 실천하고 있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의료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에서 29%의 응답자가 정밀의료를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미국은 가장 많은 의료비용을 쓰고 있는 나라로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맞춤의료라는 개념으로 유전체 관련 연구와 정부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20여년이 흘렀다. 유전체학이 발달하면서 많은 연구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를 활용한 기업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2. 온라인 유전자검사 제품의 판매현황
2017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65,839개의 유전자검사 제품이 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1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파악된다. 이 중 소비자의뢰 유전자검사(DTC)2 시장도 일부 항목에 한해 열려있는 상황이다. 세계 DTC 시장은 성장 추세에 있으며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1,300억 원에서 2018년에는 1,700억 원으로 성장이 예상되며 2020년에는 4,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DTC와 관련된 정밀의료 치료제 시장과 연결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진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시장 흐름을 반영하여 2016년 6월 30일부터 일부 항목3에 허가를 내주었지만 소비자의 관심과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녹십자지놈, 디엔에이링크,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등 국내 5대 DTC 기업의 2017년 영업이익을 보더라도 10억원을 넘는 곳은 마크로젠 한 곳에 불과했고 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오히려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와 비슷하게 엄격한 규제를 적용했던 미국은 최근 FDA가 23andME를 비롯한 기업의 유방암4, 희귀질환 등 중대 질환에 대해 유전자검사를 허용해 소비자 관심과 업계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과 중국은 DTC 항목에 대한 허용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3대 포탈인 바이두는 ‘멜시 아시아’라는 제품을 통해 골절위험도 등 운동능력, 소아당뇨병 등 소아질환에 대한 검사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임상의사의 자문을 거치도록 하는 조치를 통해 기본적으로 우호적인 방향으로 규제가 정립되고 있다.
3. 온라인 유전자검사의 쟁점
온라인 유전자검사 규제 완화로 시장이 열린지 2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우선 DTC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관심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만성질환과 증대 질환 등 관심을 가질만한 항목은 여전히 병원을 거쳐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8년 4월 30일 보건복지부는 공청회를 개최하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DTC 검사 항목에 암을 비롯한 중대질환이 포함될지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허용 항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 이는 DTC 검사기관을 신고제에서 등록제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DTC 허용 항목 확대라는 오랜 규제 완화 논의가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서 유전자검사업체의 자격 요건을 등록제로 바꾸겠다는 규제 당국의 입장은 그동안 검토했던 규제 완화 효과가 상쇄될 우려가 있다는 업계의 목소리와 충돌하고 있다. 항목 확대를 통해 규제가 완화되고 시장 확대를 고대했던 기업으로서는 다소 김이 빠질 수도 있겠다.
4. 온라인 유전자검사의 미래
많은 나라는 유전자검사 등을 통한 정밀의료의 실현을 통해 의료 효과는 높이고 그 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이 이와 관련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밀의료의 실현을 위해서는 병원의 임상 전문성과 기업의 기술력이 조화를 이룰 필요성이 크다. 따라서 병원의 임상과 유전자검사 등 관련 업계의 협력이 중요하다. 정부는 DTC 허용을 둘러싼 논란을 조정하는데 있어 병원 내에서의 검사와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했으면 한다. DTC 검사에 병원의 임상의사의 소견 등이 자문 형식으로 들어가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병원과 기업이 협력하여 합리적인 유전자검사, 더 나아가 합리적인 의료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에 있고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정밀의료 시장을 누가 먼저 진입할 것인가의 거시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규제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서 우리나라가 과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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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정식 표기명 : KISO 저널
- The Personalized Medicine Report: 2017 Opportunity, Challenges, and the Future, Personalized Medicine Coalition, 2017 [본문으로]
- DTC: 소비자의뢰 유전자검사(Direct-To-Consumer)로 의료 소비자가 병원을 거치지 않고 민간 유전자검사 기업에 직접 유전자검사를 의뢰하는 것을 말함 [본문으로]
- 체질량지수, 중성지방, 피부노화, 비타민C 농도 등 12개 항목의 46개 유전자에 한해 허용 [본문으로]
- 2018년 3월, 미국 FDA는 23andMe의 유방암 유전자 (BRCA1,2)의 DTC 검사를 최초로 승인. 여성에서는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남성에서는 유방암과 전립선암 위험을 검사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