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를 유도하는 유혹의 메시지, 온라인 맞춤형 광고

A는 지난여름 가지 못했던 휴가를 대신해 겨울 여행을 준비 중이다. 근래 지인들의 SNS에서 많이 보았던 곳이 포르투갈이었는데 피드에 업로드되는 사진을 보다 보니 흥미가 생겨, 검색 사이트와 여행 사이트를 방문하여 ‘리스본’ 항공편을 검색하였다. 여러 정보를 비교해 보았지만 당장 비행기 표를 구매하지는 않았다. 잠시 뒤, 마감이 다가온 원고를 작성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하던 중, 검색 사이트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항공편 배너 광고를 보게 된다.

A의 경험은 특별한 것일까? 대부분의 온라인 미디어 이용자들은 A와 같거나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광고 방식은 ‘온라인 맞춤형 광고’이다. 이는 이용자의 온라인 행태를 추적하고 분석하여 특정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춰진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며, 현재 우리의 일상생활과 아주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다.1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2는 “행태정보를 처리하여 이용자의 관심, 흥미, 기호 및 성향 등을 분석·추적한 후 이용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온라인 광고”로, 미국연방통상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2014)는 “소비자의 관심 분야에 맞춤화된 광고를 전달하기 위하여 소비자의 온라인 행태를 추적하는 것”이라 정의한 바 있다.3그렇다면, 앞선 정의에 공통으로 언급되는 행태 정보(Behavioral Information)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정수연(2018)은 행태 정보가 어떠한 것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정의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개인의 온라인 이용 행태에 대한 정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이용자 개인이 온라인상에서 어떠한 웹사이트를 방문하였고, 어떠한 단어를 검색하였으며, 어떠한 링크를 클릭하여, 무엇을 구매하였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지칭하는 것이다. 행태정보를 수집하는 대표적인 예는 ‘쿠키(cookie)’4이다. 쿠키의 활용이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5, 이용자가 인터넷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도와주며, 특정 개인과 관련된 데이터를 유지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에 처음 접속한 이후 다시 접속했을 때, 접속 속도를 향상시켜주거나 ID와 비밀번호 등의 로그인 정보를 기억해두어 자동으로 제공해준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하고 구매하지 않았던 상품을 그대로 장바구니에 보존해주는 기능도 한다6. 개인의 온라인 정보를 활용하여 맞춤형 광고에 활용되는 기술은 쿠키(cookie) 외에도 LSO(Local Shared Objects), HTML5 Web Storage, 핑거프린팅, DPI(Deep Packet Inspection), 웹 버그(Web Bug)와 같이 다양하며, 진화는 현재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미디어 이용자들은 이러한 맞춤형 광고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최근 메조미디어7는 1000명을 대상으로 소비자의 광고 태도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였는데, 응답자의 약 73%가 개인의 관심사와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가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8이러한 맞춤형 광고에 대해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느낌이라 불쾌하다’는 응답과 ‘관계없는 광고보다 낫다’는 응답이 각각 38.0%, 35.7%로 유사하게 확인되었다.

마켓팅 광고에 대한 인식(그림 출처=메조미디어(2019))

 

실제 필자가 학부 강의에서 토론을 진행하며 ‘쿠키의 개념과 삭제 방법, 그리고 개인의 온라인 활동이 수집·분석된 후 추천받는 광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다. 많은 학생들이 쿠키에 대해 들어 보았으나 정확한 개념을 알지 못하고 있었고, 소수의 학생들만이 적극적으로 온라인으로부터의 자신의 정보를 지키기 위한 방화벽을 설치하고 있었다.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대한 태도를 물어보았을 때는, 일부 학생들의 경우 ‘소름이 끼칠 때가 있다’라고도 이야기했지만, 본인에게 필요한 상품들에 수시로 노출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 온라인 맞춤 광고에 대한 태도는 부정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거의 매 순간 온라인과 연결된 삶을 살고 있는 요즘, 우리는 수많은 맞춤형 광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신나게 물건을 구매하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2019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Google)이 맞춤 광고를 위해 개인 이용자의 이메일 내용까지 분석할 수 있다고 규정한 약관에 대해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이유로 시정을 요구했다9. 우리가 모르는 사이, 기업은 ‘맞춤 광고’를 위해 개인들의 정보를 수집·분석·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가 무심코, 스치듯 읽어 내려간 뒤 동의한 ‘약관’에 의거하여 합법적으로 개인정보가 무수히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나에게 필요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고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막연히 느끼는 불안감의 평행 관계를 언제까지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 2017년 2월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무작위적인 맞춤형 광고 실태를 규제하고자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행태정보 수집·이용의 투명성, 이용자의 통제권 보장, 행태정보의 안전성 확보, 인식확산 및 피해구제 강화’ 4가지의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원칙을 제시했다.

광고 사업자들의 역할과 책임이 부과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용자 스스로 이행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정보 제공과 이용자 교육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막연한 불안감 끝, 둔감함으로 ‘개인정보’를 놓아버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끊임없이 손짓하는 유혹의 메시지를 뿌리치지 못하고 ‘탕진잼’의 덫에 빠지게 될지도.

 

  1. 정수연(2018). 온라인 맞춤형 광고의 행태정보 규제 현황 및 시사점. 『정보통신방송정책』, 제30권 3호, 1-23. [본문으로]
  2. 방송통신위원회(2017).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본문으로]
  3. online “behavioral advertising” means the tracking of a consumer’s activities online – including the searches the consumer has conducted, the web pages visited, and the content viewed – in order to deliver advertising targeted to the individual consumer’s interests((FTC, 2014. p.2). [본문으로]
  4. “쿠키는 웹 서버와 브라우저 간을 이동하는 요청 및 페이지에 포함된 작은 텍스트 비트이다. 쿠키에는 사용자가 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웹 응용 프로그램에서 읽을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사이트에 페이지를 요청하면 응용 프로그램에서는 페이지뿐만 아니라 날짜, 시간을 포함하는 쿠키도 보내고, 사용자의 브라우저에서 페이지를 가져오면 사용자 하드 디스크의 폴더에 저장된 쿠키도 가져온다. 나중에 사용자가 다시 사이트에 페이지를 요청하는 경우 URL을 입력하면 브라우저는 로컬 하드 디스크에서 이 URL과 관련된 쿠키를 확인한다. 쿠키가 존재 할 경우 브라우저에서는 페이지 요청과 함께 이 쿠키를 사이트에 보낸다. 그러면 응용 프로그램에서 사용자가 마지막으로 사이트를 방문한 날짜 및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보를 사용하여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표시하거나 만료 날짜를 확인 할 수 있다. 쿠키는 특정 페이지가 아니라 웹 사이트와 관련되므로 브라우저와 서버는 사용자가 사이트에 요청하는 페이지에 관계없이 쿠키 정보를 교환하게 된다. 사용자가 여러 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각 사이트에서는 사용자의 브라우저에 쿠키를 보내고 브라우저에서는 모든 쿠키를 개별적으로 저장한다(김윤현·이태승(2014). 인터넷사이트 쿠키(Cookie)의 주요 이슈 및 취약점 분석. 『INTERNET & SECURITY FOCUS』, 8월호, 79-98.).” [본문으로]
  5. 방송통신위원회(2015).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서의 개인 정보 보호에 관한 연구』 [본문으로]
  6. 강태욱(2016). 『개인정보보호의 법과 정책』. 서울: 박영사. [본문으로]
  7. 메조미디어(2019). 2019 메조미디어 리서치 : 미디어 이용 행태 및 광고 소비자 태도. [본문으로]
  8. 조사에서는 ‘타겟팅 광고’ 용어를 사용하였다. [본문으로]
  9. SBS(2019.03.14.), “맞춤 광고 약관, 과도한 정보 수집”…구글에 시정 조치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177326 [본문으로]
저자 : 반옥숙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