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쇼핑 ‘카페인족’ 시대의 도래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어 이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라 함)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가 등장했다. 바로 ‘카페인족’이다. 카페인하면 커피나 각종 음료를 통해 섭취하여 각성효과를 일으킬뿐만 아니라 복용이 지나치면 중독을 야기하는 물질을 떠올리게 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카페인’이 흥미롭게도 카페인족의 광고소비 행태와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SNS와 광고를 결합한 소셜 광고

전 세계 SNS 이용자 수는 지난 해 이미 20억 명을 넘어섰고 국내 이용자 수는 약 3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SNS가 다른 미디어 서비스 이용률의 증가추세에 비해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살펴보면 그야말로 SNS의 영향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1 또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해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동향」 에서는 인터넷 이용자의 SNS 이용시간 증가와 스마트폰을 통해 이동 중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소셜 네트워크가 갖는 온라인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을 예상하기도 했다.2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세계 소셜네트워크 광고 수익은 2016년 약 271억 달러에서 2017년에는 194% 증가한 약 32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결국 자연스럽게 SNS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소셜미디어를 매개로 제품을 광고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용자가 더 이상 TV나 라디오 광고로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SNS를 통해 팔로워나 팔로우가 이용 또는 추천하는 제품을 공유하고 단순 정보공유를 넘어 소비까지 이어지는 행태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용자 접점인 소셜 네트워크 채널을 강화하며 더 많은 팔로우를 유치하여 제품을 홍보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소셜 네트워크 채널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과 ‘SNS 전문가’라는 직업이 새로운 유망 직업군으로 부상할 정도니 이만하면 SNS가 갖는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한 홍보와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는 사회 현상을 설명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 인플루언서 마케팅(influencer marketing) 시대

미국에서는 74%에 달하는 이용자가 SNS를 통해 구매를 결정하고 이 가운데 40%는 소셜 인플루언서의 추천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3 여기서 말하는 소셜 인플루언서란 영향력 있는 개인을 활용하여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사용해 개인이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내용을 공유하는 식의 일종의 마케팅 기법으로 볼 수 있다.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의 친구(팔로워)를 보유하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인플루언서는 TV드라마나 광고에서 보여지는 유명인이라기보다 일반인에 가깝기 때문에 여러 이용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매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다 친근한 일반 이용자 또는 체험단을 통해 대중들이 공감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제품을 광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홍보비용이 낮아 가성비가 높다는 장점도 있다. 기업들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주목하는 이유다.4 유명 셀러브리티가 출연하여 광고하는 것 보다 나와 비슷한 일반 이용자가 제품을 사용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을 때 공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궁극적으로 좋은 후기는 상품의 구매를 촉진시킨다고 볼 수 있다.

소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유형의 광고는 실제 이용후기인지 그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이용자 피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에서 제작한 광고는 광고임이 식별 가능한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지만 요즘에는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이용자에게 상품을 제공하고 사용하도록 한 뒤에 후기를 온라인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마케팅하는 경우가 많아 광고와 실제 이용후기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이용자를 오인 또는 혼동시키는 광고의 규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면 평범한 일상의 기록을 위해 사진을 게재하고 브랜드명을 해시태그로 추가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식의 이용자가 많다. 이때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댓글로 가격과 구매방법을 문의하도록 안내하는 경우 또는 구매를 위해 URL을 클릭했을 때 전혀 상품과 무관한 사이트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블로그나 온라인에서 판매가 금지된 상품에 대해 별도로 연락채널을 주고받아 매개하는 식의 거래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스텔스마케팅(stealth marketing)과 같이 은밀하고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광고도 많아 이용자는 광고인지 그 여부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인스타그램은 이용패턴을 분석하여 스폰서 광고를 추천하기도 하는데 가령 스폰서 광고로 추천되는 게시물이 내가 팔로잉한 친구가 올린 게시물인지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가 하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명품 등을 판매하면서 사기사이트로 연결돼 이용자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4월과 6월에 잇따라 SNS 광고를 통한 피해 및 사기 주의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5 또한, SNS 쇼핑몰에서 구입한 상품의 반품 및 환불을 거부 또는 지연하는 등의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SNS의 유명 인플루언서 가운데 일부는 상품을 홍보하는 대가로 수백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이용자들의 의구심과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 이용자 피해예방 노력과 과제

이용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 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 일부 파워블로거의 상업적 활동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함으로써 파워블로거 등의 기만적 추천 및 보증 행위에 대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파워블로거 등이 광고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고 추천하는 경우에는 소비자가 해당 내용이 상업적인 표시∙광고 사실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경제적 이해관계를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인터넷기업협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공동으로 「카페∙블로그의 상업적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시행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자율적인 제재방안을 통해 상업적 활동을 하는 블로거나 운영자가 법위반 행위를 하지 않도록 독려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는데 힘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11월에는 SNS 등에 경제적 대가를 받고 체험성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 그 사실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개정 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기존에는 블로그나 카페 게시물에 국한되었던 규제대상을 SNS로 확대하여 올바른 거래를 유도하고 광고성 후기게시물로 인한 피해를 막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국내 사업자가 서비스하는 블로그내지 카페의 광고성 게시글에 대한 여러 제재방안이 존재하는 반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해외 서비스는 별다른 규제가 없는 상황 탓에 보다 실효성 있는 법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물론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SNS 광고와 이용자 피해 문제에 대한 고민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유명 할리우드 스타가 지하철에서 마치 일상의 한 장면인 듯 화장품을 사용한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면서 광고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있기도 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처럼 유명인이 인스타그램 등에 광고를 하는 때에는 ‘광고’ 표시를 하도록 경고하기도 했는데 단순히 해시태그로 #스폰서라는 사실을 표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브랜드와의 관계를 눈에 띄게 명확히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6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SNS 광고의 피해 예방을 위해 사업자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광고주의 올바른 광고행위를 유도하는 한편 이용자는 다양한 플랫폼의 새로운 광고 환경에서 구매활동에 보다 면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용자의 구매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용자 후기 등의 광고는 그 사실을 은폐내지 비공개하는 행위 자체로도 이용자를 기만하는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 공통된 인식과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1.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16). 『KISDI STAT Report』. Vol.16-07. SNS 이용추이 및 이용행태 분석. 1-9쪽. [본문으로]
  2.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17). 『해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동향』. 제29권 19호. 52쪽. [본문으로]
  3. 코트라(2017). 『소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미국 시장 진출 전략』. 3쪽 이하 참고. [본문으로]
  4. 국민일보(2017.12.05.). 고객 사로잡기, 톱스타보다 ‘SNS스타’…인플루언서 시대. Available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60674&code=11161400&cp=nv [본문으로]
  5. 한국소비자원(2017.04.20.) 피해예방주의보. Available: http://www.kca.go.kr/brd/m_4/list.do [본문으로]
  6. 포춘(2017.04.20.). The FTC Says Celebrity Social Media Ads Are Still Too Sneaky Available: http://fortune.com/2017/04/20/ftc-instagram/

    로이터(2017.09.13.). FTC demands endorsement info from Instagram ‘influencers’. Available: https://www.reuters.com/article/us-usa-ftc-celebrities/ftc-demands-endorsement-info-from-instagram-influencers-idUSKCN1BO2TE [본문으로]

저자 : 고아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기획협력실 책임연구원. *E-mail. arako@kis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