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관련 해외 판례 소개
1. 페이스북에 상사 험담한 직원 부당해고 분쟁
미국에서는 최근 페이스북에 상사의 험담을 포스팅한 이유로 해고된 직원에 대해 이를 둘러싼 부당해고 이슈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고용주인 American Medical Response of Connecticut 은 내부 “직원 인터넷 포스팅 규정”에 근거하여 직장 상사에 대한 험담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는 사유로 한 직원을 해고했다. 이에 대해 미국 중앙 노동부 행정심판원에서 지난 1월 24일 부당해고인지 여부에 대한 1차 변론이 진행되었다. 해당 직원은 자신의 업무처리에 대한 고객 불만이 접수된 후 상사로부터 경위서 제출을 요구 받았고 귀가 후 집 컴퓨터로 페이스북에 “저런 17도 감독관을 시켜주다니 참 좋은 회사”라고 게시했었다. ‘17’은 사내에서 정신질환자를 지칭하는 코드명이었으며 동료들이 like it, 댓글 등을 통해 맞장구를 쳤다.
내부 “직원 인터넷 포스팅 규정”에서 회사 및 직장 상사에 대한 험담을 포스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 자체가 연방노동법상 인정되는 노동자의 단결권(protected concerted activity)을 침해하는 지 여부가 이슈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법상 인정되는 단결권에 의거 일반적으로 회사 직원들이 근로조건 및 업무에 대해 동료나 제3자와 이야기 하는 것은 제약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간주된다. 단, 이러한 연방노동법은 구시대적 환경에서 제정된 것으로 인터넷 매체의 특수성을 고려, 직원 인터넷 포스팅 기준을 두는 경우 역시 기존 법령을 보수적으로 해석하여 직원의 자유를 인정해야 할 것인지가 관건인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낡은 노동법이 변화된 디지털 환경에 따라 처음 도전을 받게 되는 케이스로 주목이 되고 있다.
2. 호주 통신사에 대한 영화 저작권 침해 방조사건
호주의 주요 통신회사인 iiNet에 대해 영화 제작사 등 저작권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2월 25일 iiNet에 대한 항소심이 기각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2008년 처음 제기된 소송에서 워너브라더스, 소니 픽처스, 21세기 폭스 등 주요 영화사들은 iiNet이 이용자에 의한 불법다운로드에 대해 합리적인 조치를 다하지 않아 침해를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 사건은 호주의 주요 OSP 방조책임에 대한 사건이었던 Kazza건에서 음반제작사를 대리하여 승소를 이끌어 냈던 변호사 사무소에서 영화사를 다시 대리하여 소송을 제기하여 이슈가 되고 있으며 ISP에 대한 방조책임 및 호주 저작권법 상의 ISP 책임면책 조항을 처음으로 적용하게 될 사건으로 주목을 받았다.
작년 2월, 1심 법원은 iiNet은 ISP로서 단순히 네트워크를 제공할 뿐 이용자들의 침해행위에 책임이 없으며 이를 필터링 할 의무가 없음을 확인하며 소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저작권자들은 항소하였으나 2월 25일 결국 항소법원은 다시 사건을 기각 결정했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ISP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이용자들의 침해 행위를 감시하거나 침해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지는 않으나 명시적으로 침해에 대한 적시가 있은 경우 이에 대한 조치를 할 적극적인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여 ISP의 책임 요인이 강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 “검색광고 상표침해 아니다.”최근 미국 판결
타사의 상표를 키워드로 구매하여 검색광고에서 사용한 행위가 상표침해를 구성할 수 없다는 판결이 미국 주요 관할 법원에서 내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8일, 캘리포니아 주 등이 포함된 주요 관할인 제9순회항소법원에서 1심의 가처분 결정을 파기하며, 타사 상표의 검색광고 사용이 소비자에게 상품의 출처에 대한 혼동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상표침해로 볼 수 없다 결정했다. 미국에서 상표침해 성립을 위해서는 (1) 상표적 사용(use in commerce), (2) 소비자 혼동소지(likelihood of confusion), 두 가지 요인이 모두 존재해야 한다. 단, 본 사건에서 법원은 상표의 검색광고 사용이 “상표적 사용”에는 해당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소비자 혼동소지에 대해 구체적 입증 책임이 상표권자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기업 일정관리 소프트웨어 판매자인 Advanced System Concept(상표권자)사와 Network Automation 간의 분쟁으로 Network Automation측이 상표권자에 대해 비침해 확인의 소송을 제기한 건이었다. Network Automation은 상표권자의 등록상표인 “Active Batch”를 구글 AdWords 및 MS의 빙에서 검색광고 키워드로 사용했으며 해당 등록상표는 광고 설명 영역(ad text)에서는 노출되지 않았었다.
미국 뉴욕주가 포함된 제2항소법원에서도 이미 2010년 판결에서 기존 입장을 뒤집고 검색광고에서 타사 상표를 키워드로 사용하는 것이 “상표적 사용”에 해당된다고 판시한 바 있어 해당 이슈에 대한 미국 법원의 입장은 어느 정도 정리되는 추세다. 관건은 결국 구체적 사안에 있어 “소비자 혼동”이 발생했는지, 상표권자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를 입증할 수 있는지 여부로 관망된다.
4. 트위터에 위키리크스 관련자 접속정보 제공명령
지난 3월 11일, 논란이 되었던 미국 법무부의 트위터에 대한 위키리크스 운영자 등 사용정보 제공 요청이 1심 법원인,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지방법원에 의해 승인되었다. 위키리크스 폭로 사건을 조사해 온 법무부는 작년 12월 위키리크스와 그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접촉한 인사들의 사용자 이름과 주소, 접속 기록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를 트위터 측으로부터 넘겨받기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낸 바 있다. 해당 관련자들은 법무부의 요청 자료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며 원심 명령파기 요청을 신청했다. 3월 11일 1심 법원은 원심 명령을 확정하며 법무부가 트위터에 요청한 자료는 이메일 내용과 같은 사적인(Private) 정보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보고, IP정보, 단순 접속 기록 등에 대해서는 정보가 남에게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합리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기대감이 인정되기 어렵다며 프라이버시권이 침해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관련자들의 영장발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배척하고 영장 없이 관련 법령에 따른 단순 절차, 요건만으로 정보통신사업자인 트위터는 법무부 요청에 따라 해당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트위터는 법무부 요청에 따라 접속 기록 등 대상 정보의 기간 제한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트위터 외에도 구글, Facebook, 이베이 등도 유사 정보 제공을 요청 받았으나 트위터만이 제출 여부를 다툰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