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관련 정책규정 개정의 건

Notebook with law books, beam balance, gavel and paragraph. 3d illustration.

1. 정책 규정 신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는 2018년 3월22일 제121차 정책위원회를 열어 이른바 ‘가짜 뉴스’ 관련 정책규정을 신설했다. KISO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정책규정에 가짜 뉴스 관련한 조항을 신설해 공개했다. ‘제5장 그밖의 특별정책’ 영역에 ‘제5절 언론보도 형식의 허위 게시물 관련 정책’을 신설하고 제33조와 제34조를 추가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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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책 규정 신설의 취지와 의미

 

1) 배경과 취지

신설 조항은 기존 명예훼손성 게시물 임시조치 관련 조항의 ‘허위 게시물’과 별개로, ‘언론보도 형식의 허위 게시물’을 다루기 위한 조항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상의 가짜 뉴스 현상으로 인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기존 허위 게시물 관련 조항과 구별되는 새로운 근거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에서 신설됐다. KISO는 2017년 3월 가짜 뉴스 문제를 주제로 한 KISO포럼을 개최하고 정책규정 초안 마련 등을 통해 인터넷상의 가짜 뉴스 문제를 다뤄왔으며 그동안의 논의를 통해 이번에 관련 정책규정을 신설했다. 언론 보도 형식의 게시물이지만 언론사를 사칭하거나 도용했으며 허위인 게시물임을 포털이 파악하게 되는 경우 이를 삭제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다. 가짜 뉴스를 ‘언론 보도 형식의 허위 게시물’로 규정하고 삭제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포털이 가짜 뉴스로 인한 피해 확산을 조기에 막을 수 있도록 한 조처다.

2) 구체적 내용

무엇을 ‘가짜 뉴스’로 규정할지는 까다로운 문제이다. 언론 보도에서 진실의 문제가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완벽한 진실 보도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언론은 가능한 한 최선의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이지만, 진실에 도달하지 못한 보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언론의 보도가 오보로 드러났거나 부정확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일부는 이를 ‘가짜 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정책 규정에서는 기존 언론의 오보를 가짜 뉴스로 보지 않는다. 진실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결과적으로 거짓으로 드러나는 언론 보도가 많지만 이는 가짜 뉴스가 아니다. 불충실한 보도 또는 오보일 따름이다. 잘못된 보도로 인한 언론 피해 구제는 기존의 법률과 언론중재위원회의 반론보도와 정정보도 청구 등 구제 절차를 통해서 처리 가능하다. 허위 사실에 근거한 명예훼손성 정보도 가짜 뉴스로 불리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기존 정보통신망법의 임시조치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정책 규정의 가짜 뉴스는 언론사의 명칭을 도용하거나 사칭하는 기사 형식의 허위 게시물로 한정한다. 기사 형식의 허위 게시물이라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삭제 근거를 제시하지만, 예외 규정이 있다. 창작성과 예술성이 인정되는 패러디와 풍자물인 경우이다.

3) 가짜 뉴스가 문제인 이유

‘가짜 뉴스’가 부상한 주된 무대는 그동안 가짜 뉴스 홍수 속에서 대선을 치른 미국이었으나, 최근 국내에서도 허위 사실과 주장을 담은 내용이 뉴스 형태로 만들어져 유통되고 있다. 일부 정치 집회에서 종이신문의 형태로 제작돼 유포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더욱 광범하게 유통되고 있다.
과거에도 사기꾼이 이득을 노리고 만들어내는 거짓 정보가 유통되어 왔고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지금과는 달랐다. 공동체의 주요 문제나 시사 현안을 다루거나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한 사기성 정보가 뉴스의 형태로 만들어져 광범하게 유통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최근 문제되는 점은 가짜 뉴스가 국내외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을 관찰하면서 이를 조직적으로 만들어내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나 경제적 이해를 꾀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판단과 사회적 여론은 뉴스와 정보에 근거해 이뤄지는데 그릇된 정보는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낳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높다. 최근 가짜 뉴스가 문제되는 이유는 현실적 영향력이 큰 선거와 재판 등 가장 공적이고 중요한 사안을 겨냥해 가짜 뉴스가 만들어지고 유통되는데, 정치인이나 법률가 등 해당 업무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가짜 뉴스에 빠져들거나 활용한다는 점이다. 공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과 조직이 가짜 뉴스를 확인하지 않고 활용하는 사례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준다. 가짜 뉴스로 인한 문제를 방치할 경우, 이를 활용하는 집단의 의도적 악용에 사회가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3. 의의와 과제

이번에 신설된 정책 규정 제33조와 제34조는 늘어나는 가짜 뉴스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포털과 소셜미디어 서비스 등에서 이를 삭제할 근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율규제를 강화하고 충실하게 할 수 있다는 의의를 가진다. 또 규정을 통해서 그동안 상황과 언급하는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로 쓰이고 있어 정확하게 정의되지 못한 상태의 용어인 ‘가짜 뉴스’의 의미를 특정하게 됐다. 일반적인 허위 정보나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말하는 사람이 ‘가짜 뉴스’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규정에서는 ‘언론 기사의 형태를 갖춘 허위의 사실’로 가짜 뉴스를 정의했다. 이는 기존 언론 활동이 오보로 인해 가짜 뉴스로 여겨지는 피해를 막아 언론 자유를 보호하면서, 의도적인 기만을 노리고 생성되는 가짜 뉴스를 구별할 수 있게 한다.
가짜 뉴스 관련 정책 규정이 신설되게 된 주요한 이유는 현실적으로 가짜 뉴스가 창궐하고 이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현상 때문이다. 기존의 허위 게시물 처리와 오보에 관한 법규와 규정이 있음에도 선거와 재판 등 정치·사회적 이슈를 겨냥한 가짜 뉴스 형태의 허위 정보가 늘어나는 현실은 가짜 뉴스를 자율 규제 차원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근거를 요청해왔다.
정책 규정을 통해 가짜 뉴스를 명료하게 규정하고 삭제 근거를 제시했지만, 실제 적용에서는 모호한 사례들을 만날 수 있다. 창작자는 패러디와 풍자로 만든 것인데 다수 대중에게는 의도적인 가짜 뉴스로 읽히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허위의 사실임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의 게시물인 경우에도 판단이 쉽지 않다. 언론사의 명의를 도용한 경우보다 사칭의 경우는 좀 더 복잡해진다. 실제로 국외에 언론사 형태의 조직을 만든 이후에 의도적으로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경우도 불가능하지 않다. 이는 정책 규정을 신설했다고 해서 가짜 뉴스의 발생과 피해가 줄어든다는 것은 보장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정책 규정 신설 이후에 실제 심의과정을 통해서 균형 있는 판단으로 운용하는 일이 자율규제의 우선적 과제이다. 가짜 뉴스는 또한 사회와 수용자 차원에서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 리터러시 의식을 높이려는 노력이 요구됨을 알려준다.


※ 해당 저널의 정식 표기명은 KISO 저널로 위 게시물을 참고문헌으로 표기하실 때에는 간행물명을 「 KISO 저널」로 명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문헌 정식 표기명 : KISO 저널


 

저자 : 구본권

한겨레신문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