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다가온 5G 시대, 사회에 가져올 변화는 무엇인가

–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길 5G, XR(확장현실) 시대


 1.  들어가며 –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인 5G 기술

 

최근 막을 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각국 선수들의 실력 경쟁만큼이나 세계 기업들의 기술 경쟁도 뜨거운 무대였다. 올림픽은 본래 당대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긴 하지만,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바로 차세대 이동통신 5G 기술이었다.

최근 더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영상을 전송하는 것을 넘어 드론, 가상현실 등의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콘텐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노력이 한창인데다, 지난한 기술 개발과 표준화 작업을 거쳐 이제 5G 기술이 어느 정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KT 등 국내 통신사들은 평창에 체험 센터를 만들고, 5G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선보였다. 피겨 스케이트 선수의 점프를 100여 대의 카메라로 동시 촬영한 뒤 찰나의 순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연속동작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타임 슬라이스’, 시속 150km로 달리는 봅슬레이에 달린 카메라로 비취는 선수의 시점을 실시간으로 전달해 주는 ‘싱크뷰’ 등이 5G 통신 기술로 인해 가능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5G의 잠재력을 미리 맛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다.

2. 5G란 무엇인가

 

5G는 4세대 LTE를 이어 세계 통신 업계가 준비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이다. 세계 이동통신 관련 기업들의 연합 모임인 3GPP (3rd Genetration Partnership Project)가 2017년 12월 5G-NSA (Non Stand Alone)이라는 이름의 첫 표준 초안을 발표했다.

5G는 최대 속도가 20Gbps로, 현재 LTE 속도 400∼500Mbps보다 40∼50배 빠르고, 처리 용량도 100배 많다. 휴대폰으로 1~2초만에 영화 한편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속도다. 3.5GHz와 4.5GHz 대역의 주파수, 28GHz 및 39GHz 대의 밀리미터웨이브 극초단파 주파수 등이 쓰인다.

5G 통신은 단순히 기존 3G나 LTE보다 속도가 빨라지거나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데만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 통신 방식보다 응답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통신 지연을 최소화하는 ‘초저지연 통신’ (Ultra Low Latency)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응답속도는 서로 통신하는 기기들 사이에서 신호가 도달하는 속도를 말한다. 응답속도가 빠를수록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 보통 응답속도가 10밀리초, 즉 100분의 1초 수준이면 실시간 통신으로 간주한다. 무선랜은 4~5밀리초 정도의 빠른 응답속도를 낼 수 있지만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가 늘어나면 안정성이 떨어진다. LTE는 동시에 많은 숫자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지만 응답속도는 30밀리초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5G는 0.25밀리초까지 응답속도를 낮출 수 있다. LTE와 무선랜의 장점을 함께 가진 초고속 무선 통신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통신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생생한 가상현실, 다수의 기기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자동차나 드론의 군집 운행 등도 가능해진다.

 

3. 5G 기술이 만들어갈 세상

 

아주 많은 기기들이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초저지연 통신 기술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가. 도시와 환경의 변화 촉진하는 만물의 인터넷

자율주행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미래의 이상적인 자율주행차량은 자체 카메라나 센서, 라이다 장비를 통해 얻는 데이터는 물론 인근의 다른 자동차, 거리의 신호등이나 센서 등과 주고받는 데이터를 통해 안전 운전을 위한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위험 신호를 차량들이 실시간 공유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다면 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어떤 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근처로 오는 차들은 물론 소방서와 경찰서에도 바로 정보를 전송해 다른 차들은 다른 길로 우회하게 하고 구급차 출동을 요청할 수도 있다. 5G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과 다른 모든 것을 연결하는 V2X (Vehicle-to-Everything)을 구현할 수 있다.

이와 연결되는 것이 사물인터넷이다. 세상 모든 사물이 센서와 데이터 송수신기를 갖추고 다른 모든 기기와 서로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수십억 개의 크고 작은 디바이스들을 매끄럽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5G 통신 기술이 맡게 된다. 여기서 나오는 빅데이터는 우리 삶을 더 편리하게 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안정성을 높이는 자율주행 자동차, 미세먼지나 환경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개선책을 제안하는 기술, 도시의 위험 요소를 미리 발견해 고치는 서비스, 에너지의 낭비 요소를 줄이는 기술 등이 등장할 수 있다.

 

나. 실감미디어로 인식의 확장 가능케 하는 5G

5G 기술로 가능해진 실감 미디어의 효과도 기대를 모은다. 지금의 동영상보다 훨씬 생생하고 몰입감 높은 가상현실 (VR) 및 증강현실 (AR) 콘텐츠가 가능해진다. 현재의 통신 속도로는 일반 멀티미디어 콘텐츠보다 용량이 4배 가까이 큰 VR이나 AR 콘텐츠를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 하지만 대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고속 전송을 특징으로 하는 5G 통신이 상용화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직접 참여해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나 영화, 현장에 가 있는 듯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훈련 콘텐츠 등을 구현할 수 있다. 의대생들의 수술 실습용 VR 콘텐츠, 제조 라인에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원격 AR 지원 프로그램 등이 가능해진다.

보다 정확한 원격진료도 현실이 된다. 일본 NTT도코모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8에서 5G 기반 원격진료 기술을 선보였다. 멀리 떨어진 병원들이 의료 관련 영상을 실시간으로 주고받고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시골이나 중소도시에는 의사나 의료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큰 병원으로 가야 하지만 이동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유용할 것이다. 멀리 떨어진 도시의 종합병원에서 시골에 있는 환자를 실제 눈앞에서 진료하는 것처럼 상태를 확인하고 진단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포크레인을 원격 조종으로 제어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위험한 공사 현장에 사람이 갈 필요 없이 5G 기술로 전송되는 생생한 영상을 보고 외부에서 명령을 내려 제어하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 화재나 건물 붕괴, 지진이나 원전 사고 등의 극단적 상황에서 외부에서 로봇을 실시간 제어해 구조 작업을 할 수도 있다.

 

4. 나가며

 

5G 통신은 단순히 더 빠른 모바일 통신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더 빨리, 더 많은 대상과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인간이 경험하고 제어하는 현실은 훨씬 더 확장된다. 5G 기반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운전자는 자신이 운전대를 잡은 자동차를 넘어 인근의 모든 자동차와 도시 시설물과 연결된다. 의술을 배우는 학생은 교실에서 수술실을 체험할 수 있다.

지금은 컴퓨팅 기기에만 연결된 인터넷이 조만간 세상 모든 사물에 연결되어 디지털 기술과 실제 생활이 만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린다. 5G는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할 핵심 요소 기술이다.

5G는 아직 현실보다는 청사진을 더 많이 보여주는 상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과 비즈니스와 일상을 결합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을 뒷받침할 기반이 된다. 3G와 LTE로 이어지는 통신 기술의 발달이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오늘의 모바일 세상을 만들어냈듯, 5G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낼 것이다.

 

5G(2)

 

 


※ 해당 저널의 정식 표기명은 KISO 저널로 위 게시물을 참고문헌으로 표기하실 때에는 간행물명을 KISO 저널로 명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정식 표기명 :  KISO 저널

 

저자 : 한세희

동아사이언스 데일리뉴스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