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광고 특집 ②> 투명성 제고를 위한 네이티브 광고 규제정책: 미국 FTC 사례

1. 네이티브 광고란?

최근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자회사 T브랜드 스튜디오를 설립 70명의 인력을 고용하여 네이티브 광고를 자체 제작하고 있고, 뉴욕에 이어 런던에도 스튜디오를 열었다. 뉴욕타임스 이외에도 가디언, 쿼츠, 버즈피드 등이 네이티브 광고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2016년 세계뉴스미디어협회(International News Media Association, 이하 INMA)가 네이티브 광고 연구소(Native Advertising Institute)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주요 매체 광고수익 중 네이티브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11%였고, 2018년 전망치는 25%였다(Lausen & Stone 2016). 향후 2년 이내에 네이티브 광고 비중이 1/4이 된다는 것이다.

네이티브 광고 성장 전망

<그림 1> 네이티브 광고 성장 전망

네이티브 광고는 콘텐츠 이용 경험과 광고 노출 경험이 분명한 구분 없이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것을 지향한다. 인터랙티브 광고협회(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이하 IAB)의 정의에 따르면, 네이티브 광고란 “이용자들이 느끼기에 페이지 내용과 잘 화합하고, 디자인에 잘 동화되며, 플랫폼의 성격과 조화를 이루는 지불 광고”다(IAB, 2013). 이 정의에 따르면, 네이티브 광고는 플랫폼 기능(구글 및 네이버 등 검색엔진에 노출되는 검색광고), 레이아웃과 디자인(페이스북 같은 SNS에서 포스트들 중간에 포스트와동일한 형식으로 제시되는 광고), 콘텐츠(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언론사가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기사처럼 작성하여 노출시키는 광고)의 속성에 부합하는 광고를 모두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INMA도 네이티브 광고란 “광고가 미디어 콘텐츠의 형식, 느낌, 기능, 내용과 어울리는 지불 광고다.”라고 정의하지만, INMA 정의가 IAB 정의보다 좀 더 구체적이다. INMA는 “네이티브 광고 내용이 다루는 소재는 광고주 브랜드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후광 효과(halo effect)를 가질 수 있는 소재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Lausen & Stone 2016). 즉, 네이티브 광고는 플랫폼의 기능이나 레이아웃과 디자인 측면에서만 콘텐츠와 유사한 것이 아니라 내용적 측면에서도 브랜드나 제품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고 넌지시 암시(suggest)한다는 것이다. INMA의 정의는 플랫폼의 기능, 레이아웃과 디자인, 내용 등 세 가지 모든 측면에서 콘텐츠와 연속성 및 유사성을 가지는 광고가 네이티브 광고라는 정의(김선호·김위근, 2015)와 상통한다.

소비자들이 네이티브 광고에 노출될 때, 가장 우려되는 사항은 광고나 협찬 인지의 여부다. 포맷이나 레이아웃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 광고가 콘텐츠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네이티브 광고를 접하면서 광고로 인지하지 않고 콘텐츠, 예를 들어 객관적 뉴스, 드라마, 영화 또는 제품 사용기로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행위는 단순히 소비자를 심리적으로 속이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 선택행위 측면에서 오도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네이티브 광고가 광고임을 인지하도록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윤리적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특성2

2. FTC의 네이티브 광고 규제 정책

네이티브 광고의 투명성과 관련하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이하 FTC)는 2015년 12월의 법적용 정책설명서를 발표했다(FTC, 2015a;2015b). 미국에서 네이티브 광고에 대해 적용될 수 있는 법률은 연방거래위원회법 제5조다. 이 조항은 “상거래 행위나 상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중 불공정하거나 기만적인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FTC는 광고에 대해 제5조를 적용함에 있어 두 가지 원칙을 명시한다. 첫 번째는 기만성(deceptiveness)의 원칙으로 “해당 환경에서 소비자가 합당하게 행동하지 못하도록 오도하는 표현, 표현의 누락, 행위”가 있는지 여부이다. 두 번째는 중대성(materiality)의 원칙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소비자의 행동이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가 여부다.

이 두 가지 원칙을 적용했을 때, FTC는 네이티브 광고가 규제의 조건을 충족시킨다고 본 것이다. 소비자들이 볼 때, 광고로서 인식되지 않는 메시지나 콘텐츠는 “독립적이고 불편부당하며 협찬 광고주와 무관한 것으로 믿도록 오도”할 우려가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이 해당 메시지 내용에 신뢰(credence)를 부여하게 만들고 제품 및 서비스 구매 행위를 비롯한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FTC가 네이티브 광고의 기만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종합적 인상(net impression)”이다. 종합적 인상 기준이란 광고의 일부 요소들을 고립시켜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 메시지 내용과 더불어 그것이 게시된 포맷과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상이라는 어휘가 암시하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종합적 인상을 판단함에 있어 그 준거집단은 소비자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받게 될 인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네이티브 광고는 뉴스, 전문가 의견, 일반 소비자의 제품 리뷰 등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 중에서 특정 집단을 겨냥한 타겟 광고의 경우는 타겟 소비자의 입장에서 판단한다. 가령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네이티브 광고의 경우는 다른 연령대가 아닌 10대 소비자가 볼 때 광고로서 인지되어야 한다고 FTC는 설명한다.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인상은 해석(interpretation)과 기대(expectation)의 측면을 포함한다. 해석적 측면에서 네이티브 광고를 보면서 소비자는 “광고주가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의도한다”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기대의 측면에서, 네이티브 광고 포맷과 해당 매체와 관련 소비자의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소비자가 광고에 노출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소비자가 뉴스인 줄 알고 제목을 클릭했더니 그 내용이 광고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네이티브 광고가 뉴스나 다른 콘텐츠가 아니라 광고로서 인식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광고임을 명시(disclose)하는 것인데, FTC는 광고표시 자체를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광고임을 명시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이 명백하게 광고로 인식할 수 있는 경우는 기만성이 있다고 보지 않았다. 예를 들어, 머큐리(가명)라는 조깅화 제조업체가 “빨리 달리자, 스마트하게 달리자, 머큐리를 신고”라는 제목으로 네이티브 광고를 게재했을 때는 이미 브랜드명을 노출했기 때문에 뉴스 포맷을 빌어 전달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이를 광고가 아닌 뉴스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조깅화를 살 때 체크해 봐야 할 10가지”라는 제목으로 조깅화를 구매할 때 고려할 점을 설명하면서 머큐리 조깅화를 추천하는 것은 기만성이 있다. 후자의 경우, FTC는 소비자를 기만하지 않도록 광고 표시를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네이티브 광고에 있어 광고 표시에 적용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 이다. 첫째는 명확성(clarity)으로서 광고 명시가 얼만큼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가이다. 광고 명시는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쉬워야하며 전문용어나 모호한 표현(예: ‘brought by’)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선명성(prominence)으로서 광고 표시가 얼만큼 눈에 잘 띄는가에 대한 것이다. 광고표시는 소비자가 해당 광고를 클릭하기 이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메인 페이지 상단에 배치되어야 하며, 광고임을 표시하는 글자의 폰트나 색상이 소비자의 눈에 분명히 들어와야 한다.

FTC는 이러한 기준들을 충족시키지 못한 기만적인 광고에 대한 책임을 일차적으로 광고주에게 묻고, 필요에 따라서는 기만적 광고 제작에 관여한 당사자(광고제작사, 광고대행사, 애드네트워크 등)에게도 묻겠다고 암시했다. FTC 가이드라인이 공표된 이후, 적발된 대표적 사례가 백화점 체인 로드앤테일러(Lord & Taylor)다. 이 업체는 봄 신상품으로 개발한 의류를 광고하기 위해 패션잡지 나일론(Nylon)과 계약을 맺고 네이티브 광고를 제작한 후, 인스타그램에서 패션 전문가 50명에게 이 네이티브 광고를 공유하도록 했다. 패션 전문가들은 1,000~4,000달러를 지불받고 인스타그램에 네이티브 광고를 공유했으며, 로드앤테일러가 개발한 봄 신상품은 1,140만 이용자에게 도달하면서 완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하여 FTC는 로드앤테일러가 광고주임을 밝히지 않고 패션 전문가들의 공정한 평가처럼 소비자들에게 비춰지게 만들었다는 점, 패션 전문가들이 대가를 받은 것을 명시하지 않은 점, 인스타그램에 공유된 게시물이 광고임에도 나일론 잡지의 독립된 기사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점을 들어 로드앤테일러를 고발했다.

3. 한국도 본격적 논의 필요한 시점

네이티브 광고라는 용어 자체는 아직 한국에서 생소한 용어이지만, 한국의 뉴스 매체에게는 ‘광고성 기사’내지 ‘기사형 광고’라고 불리는 네이티브 광고과 유사한 광고 목적의 기사가 있어왔다. 이런 광고 목적의 기사들은 주로 전통 플랫폼(특히, 신문)에 기반하고 있었고, 윤리적 규정의 위반으로 취급되었다. 그리고 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과 더불어 이런 유형의 기사는 별도의 섹션으로 발행되고 섹션에도 광고 표시(예: ‘애드버토리얼’)가 붙는 추세다. 그런데 이는 ‘공직자등’에 포함된 언론사로 한정된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기업이 공직자등에 포함되지 않는 인력을 고용하여 포털이나 SNS로 비슷한 광고를 제작 유통시킬 경우, 혹은 제3의 플랫폼이 네이티브 광고를 게재하는 대가로 금전을 수수하는 경우에는 국내에서 마땅히 적용할 규제 방안이 없다. 이는 공직자등으로 분류된 언론사와 그 제외대상 사이의 형평성 문제를 발생시킬뿐더러, 네이티브 광고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투명성을 확보한 네이티브 광고가 정당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디지털 플랫폼의 성격에 맞는 규제 방안을 시급하게 논의해야한다.

※ 이 글 내용 중 FTC 정책 소개 부분은 김선호(2016)을 일부 전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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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선호 (2016) 미 FTC 가이드라인으로 본 네이티브 광고 윤리 기준, 『신문과 방송』9월호, 6~10.

김선호·김위근 (2015) 소비자는 네이티브 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미디어 이슈』1권 8호.

Federal Trade Commission (2015a) Enforcement Policy Statement on Deceptively Formatted Advertisement, Available: https://www.ftc.gov/system/files/documents/public_statements/896923/151222deceptiveenforcement.pdf

Federal Trade Commission (2015b) Native Advertising: A Guide for Business, Available: https://www.ftc.gov/tips-advice/business-center/guidance/native-advertising-guide-businesses

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2013) The Native Advertising Playbook, Available: https://www.iab.com/wp-content/uploads/2015/06/IAB-Native-Advertising-Playbook2.pdf

Lausen, J. & Stone, M. (2016) Native Advertising Trends 2016: The News Media Industry, International News Media Association.

저자 :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