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상의 감정전달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와 전망
1. 서론
산업과 사회의 전 분야가 점점 더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다. 디지털로 전환되는 사회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공간에서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기술적으로 점점 더 극복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가? 앞으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보강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특별히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면대면 커뮤니케이션 아닌 상황이라 감정전달을 위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도입되고 있는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디지털 기능과 기술이 감정표현을 더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들이 보강되어야 할 것인가? 본 칼럼에서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감정전달 방식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첫 번째가 정보전달의 기능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한 세대가 다음 세대로,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봉화, 파발마, 전보, 전화, 메신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는 정보를 전달한다. 두 번째 기능은 정보전달과 함께 감정전달도 한다는 것이다. 기쁜 마음, 슬픈 마음, 화를 내거나 서운한 마음 등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감정표현 방법들을 활용한다. 특히 얼굴 표정을 볼 수 없는 비대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더욱 다양한 기능과 방법을 통해 감정표현 방법을 보완해왔다.
2. 시각적 요소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발전
시각적 요소를 활용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픽토그램’ 이다. 남여화장실 표시, 비상구 표시, 장애인 구역 표시, 올림픽 운동경기 종목 표시 등 픽토그램은 다양한 분야에서 간결한 그림으로 분명한 정보를 전달한다. 시각적 요소를 활용한 감정표현 중 대중적인 것은 ‘이모티콘’1이다. 구두점, 숫자와 문자를 활용하여 웃는 모습, 실망한 모습, 우는 모습 등의 감정을 얼굴모양으로 표현하여 감정을 전달한다. 이모티콘과 비슷하면서 더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모지(emoji)’2가 있다. 이모지의 원래 의미는 픽토그래프(pictograph)이며 일본어로부터 파생된 이름이다. 메신저에서 특히 이모티콘을 많이 활용하는데 용어에 약간 차이가 있다. 카카오톡에서는 이모티콘이라고 부르고 라인 메신저와 페이스북에서는 ‘스티커’라고 부른다. 메신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이모티콘과 스티커를 제공하면서 이모티콘과 스티커의 매출액이 해마다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3 감정표현을 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일명 ‘움짤’이라고 하는 애니메이션GIF 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GIF 를 지원하지 않던 페이스북도 2015년 6월 이후 애니메이션GIF 링크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간접 제공을 시작했다.4 GIF는 동영상은 아니지만 이미지의 연속 컷으로 감정표현이나 상황묘사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미지유어(Imgur), 트위터, 텀블러, 레딧, 버즈피드 등 소셜미디어에 강점을 가진 서비스에서는 적극적으로 GIF 를 지원하고 활용한다.
2016년도 2월에는 드디어 페이스북이 좋아요 버튼 외에 추가로 5가지 리액션 버튼을 추가했다.5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싫어요는 제공하지 않지만 ‘최고예요(love)’ ‘웃겨요(haha)’ ‘멋져요(wow)’ ‘슬퍼요(sad)’ ‘화나요(angry)’ 라는 감정표현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 버튼은 2009년 2월에 적용된 기능이다.6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엄지척’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기능이다. 이 좋아요 버튼 하나 때문에 페이스북은 2009년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좋아요를 클릭하면서 쉽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상호작용을 통한 교감이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페이스북 서비스에 빠져들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화나요’ 외에는 부정적인 감정표현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은 온라인 공간에서 상호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페이스북 서비스 활성화에 부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3. 이모티콘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방식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여 정보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 감정표현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사례들을 몇 가지 살펴보려고 한다. 뉴스, 온라인서비스,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모티콘을 활용하여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가. 아웃스탠딩 (http://outstanding.kr/)7
뉴스토마토 출신의 두 명의 기자가 나와서 새롭게 출시한 뉴스 서비스다. 뉴스, 블로그, 메신저를 결합한 듯한 글쓰기 방식이다. 기사 중간 중간 글 읽는 사람과 기자의 감정표현에 적합한 이모티콘을 삽입하여 기사를 읽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기자의 감정을 따라가도록 만들었다. 기사도 좋지만 콘텐츠에 이모티콘을 도입한 시도가 아주 참신하고 모바일에서 기사를 읽기에 적합한 스타일이 눈에 띈다.
나. 버즈피드 GIF 서비스
지금 바로 구글에서 ‘buzzfeed gif’ 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면 버즈피드가 얼마나 GIF 관련 콘텐츠를 많이 생산했는지 알 수 있다. 검색결과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GIF 콘텐츠가 감정을 표현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버즈피드가 이렇게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GIF 콘텐츠를 잘 활용한 점은 버즈피드의 성공요소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된다. 버즈피드는 GIF 관련 기사를 기획할 때도 철저하게 사이트 방문자와 정보소비자들의 취향을 데이터로 분석한 후 진행을 한다고 말했다.8 버즈피드 GIF 콘텐츠는 시각적 요소로 독자들의 공감과 공유를 끌어낸 성공적인 사례다.
다. 자막과 CG를 적극 도입한 방송예능 프로그램들
최근 방송 프로그램 중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심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자막이나 CG를 많이 활용한다.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기다리지 않고 프로그램 PD 가 시청자들의 감정을 유도하거나 심하게는 강요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시청자들 역시 TV 자막에 나오는 감정 상태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며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방송 출연자들의 감정 상태를 연출자가 자기의 의도대로 끌고 가기위해 자막이나 CG 효과를 적극 활용한다.
4. 감정전달 커뮤니케이션의 전쟁터, 메신저
이모티콘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발달된 영역이 바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들이다. 카카오톡,라인, 밴드, 페이스북 메신저 등 대부분의 메신저에서 이모티콘이나 스티커라는 이름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모티콘이나 스티커는 정지된 이미지도 있지만 애니메이션 GIF처럼 다양한 표정과 몸동작이 가능하도록 제작되고 있다. 최근에는 오디오 전송 기능으로 목소리를 직접 녹음해서 전달할 수도 있다.
메신저는 SNS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정보공유, 게임, 커뮤니티, 커머스 영역까지 기능을 확장하며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택시 서비스에서 알 수 있듯이 메신저를 기반으로 다양한 O2O 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온라인 사업자들이 메신저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고객과 직접 소통이 가능하고 고객과 고객들 사이에 정보교환이 쉽게 된다는 점이 메신저 기반 사업의 가장 큰 강점이다. 전 세계 사업자들이 메신저 서비스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10대들이 즐겨 쓰는 ‘스냅챗’을 인수하려다가 실패한 후 메신저 사업 확대를 위해 바로 메신저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왓츠앱’ 을 인수했다.9 이후 페이스북 메신저앱을 단독으로 성장시키는데 주력하며 메신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스냅챗은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16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으며 다양한 광고상품을 결합하며 제 2의 페이스북의 위치를 노리고 있다.10 네이버와 카카오가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전면에 내세우는 서비스가 바로 라인과 카카오톡이다. 카카오는 특별히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패스(Path)’ 메신저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11 카카오톡으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보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패스를 인수하여 단기간에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는 선택을 했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연계한 사업 중 주목할 만한 사업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 감성까지 코칭하는 소셜데이팅앱, 커넥티디(Connectidy)
IBM 왓슨의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적용한 소셜데이팅앱 커넥티디는 자신에게 맞는 이성을 추천하는 기능과 상대방과 대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주는 앱이다.12 개인성격을 분석하는 빅5 모델을 도입하여 서로 잘 어울리는 성격의 이성을 추천해준다. 대화를 나눌 때 왓슨의 ‘톤 분석기(Tone Analyzer)’를 활용하여 대화의 톤이 어떤지 설명을 하고 더 나은 표현을 추천해준다. 상대방에게 적합한 표현을 인공지능을 통해서 추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세돌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떠오르며 인공지능의 활용분야가 이성간의 대화에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다.
나. 메신저 스타일 뉴스 서비스앱, 쿼츠
깔끔하고 간결한 디자인의 경제 뉴스 사이트인 쿼츠는 자체 뉴스앱을 아예 메신저 스타일로 만들었다. 쿼츠앱을 실행하면 메신저 대화처럼 뉴스를 추천한다. 해당 뉴스에 관심이 있으면 뉴스 정보를 요청하고 관심 있는 뉴스가 아니면 다음 뉴스를 보겠다고 선택하는 방식이다.13 메신저를 통해 뉴스와 정보를 교환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이런 대화형 뉴스가 더 익숙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뉴스 유통의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대화형으로 하나씩 기사가 나오는 방식이라 각 뉴스에 대한 주목도는 훨씬 높다. 마지막에는 뉴스 대신 광고를 보여주면서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까지 고려한 서비스 구성은 좀 더 분석해 볼만한 재미를 주고 있다.
5. 결론
간단한 이모티콘에서부터 애니메이션 GIF 까지 다양한 시각적 요소가 SNS 상에서 감정표현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와 함께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메신저는 SNS 의 핵심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SNS 서비스는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는 기능을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좌우될 것이다. 포털 시대에는 정보검색을 위한 정보량, 검색의 정확성, 검색속도, 검색엔진 최적화 등이 중요했지만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나의 정보를 전달받는 타인과의 친밀도, 상호간 다양한 감정표현이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친한 사람이 보내는 메시지는 정보로 수용하지만 낯선 사람이나 처음 연결된 사람이 보내는 메시지는 광고나 스팸으로 취급될 것이다. 페이스북의 리액션 버튼과 같은 감정표현 방식이 머지않아 다른 메신저 서비스에서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해본다. 더불어 상대방이 보이지 않는 낯선 디지털 공간에서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미소 이모티콘들이 범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솔직한 감정을 감추고 속여서 표현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이 비대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더 발전한다면 거짓된 감정까지 밝혀낼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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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pedia. Emoticon. available: https://en.wikipedia.org/wiki/Emotico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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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DNet 코리아(2016.03.08). 스냅챗 약진…제2의 페이스북되나? available: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60308093406 [본문으로]
- 테크인사이드(2016.02.22). A new dating app is using AI to help you write the perfect message every time. available: http://www.techinsider.io/ibms-watson-to-give-dating-tips-on-connectidy-app-2016-2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