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관점에서 본 구독경제 현황에 대하여
1. 구독경제의 빠른 확산
첨단 기술변화와 함께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물건을 소비하는 방식이 소유에서 구독으로 진화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소유와 공유를 넘어서,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경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구독은 개인화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받게 되면서 결정에 따른 에너지와 고통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구독경제는 멤버십을 기반으로 작동하는데, ’멤버십 이코노미‘의 저자 로비 켈먼 백스터(Robbie Kellman Baxter)는 멤버십이 주는 소속감으로 비록 구매자 집단이라고 하더라도,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근원적 욕구를 해소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구독경제의 급격한 확산과 같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막강한 소비계층으로 전환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4년생까지를 뜻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이다. 통계청의 2019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 중에 MZ세대에 해당하는 인구수는 약 1797만4000명으로 전체인구의 약 34.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는 스마트폰, 태블릿, 소셜 미디어 같은 IT 기술과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막강한 구매력을 가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버라 칸(Barbara A. Khan)은 ‘쇼핑혁명’(The Shopping Revolution)’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후속세대인 Z세대는 앞으로 가정 내의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나 소비 잠재력에 있어서 밀레니얼 세대보다 훨씬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 세대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로 소통하는 경험을 중요시 여기면서,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구매 과정, 사용 후 느낀 점 등 제품과 관련한 경험 전반을 공유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MZ세대는 소유보다 직접적 경험을 중시하며, 현실적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이면서 소비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의 발생으로 비대면 채널이 급격하게 확산하면서 구독모델의 중요성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2. 구독경제 현황
Zuora(기업용 구독경제 결제 시스템·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가 개발한 구독경제지수(Subscription Economy Index)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2019년 6월 30일까지 구독 비즈니스(Subscription business)의 매출은 S&P 500(S&P Sales Index)과 미국 소매판매(U.S. retail sales)보다 5배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구독경제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월 구독료 납부 후 집으로 수차례 배송하는 정기모델과 무제한 이용하는 무제한 구독모델 및 품목을 바꿔가며 이용 가능한 대여모델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구독기반 비즈니스는 전통적인 제조업을 대표하는 자동차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Technavio는 2019년 차량 구독서비스 시장 규모는 334.5백만 달러이며,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4.4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8년 11월 BMW 미니를 시작으로 현대차, 차량공유업체 ‘쏘카’ 등에서 차량 구독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들은 제조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으로 전환하기 위해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 구독서비스는 계약 기간 중에 자유롭게 자동차를 교체할 수 있고, 차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 보험료, 수리비 등이 추가로 소요되지 않아서 관리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카셰어링, 라이드셰어링, 자율주행 차량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의 보급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감소 리스크를 줄이며, 긍정적인 재무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코로나 19의 발생은 구독경제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Zuora(2020)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구독자 증가세가 가속화된 기업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특히 2020년 3월 OTT(Over The Top) 서비스 구독자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배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로 야외활동 대신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의 수요증가로 인해 나타난 결과로 여겨진다. 또한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행함에 따라 화상 회의, 문서 공유 등 온라인 협업 환경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구독자 상승률이 1.4배 증가했고, 학교 온라인 개학에 따른 E-learning 구독자 상승률도 2.9배 증가했다.
3. 시사점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미국 등 해외에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이며,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스타트업이나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셔츠, 유아용품, 식자재 등 생필품에서 꽃, 술, 미술품, 자동차 등으로 구독기반 서비스의 영역이 확장하고 있다. 구독은 소매, 미디어, 제조업 및 운송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며, 모든 업계를 관통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구독경제를 통해 기존의 한정적인 제품 위주의 시장이 재정의되고,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소비 패턴의 변화, 모바일 중심의 온라인 거래환경 확산 외에도 코로나 19 확산을 기반으로 국내 구독경제 플랫폼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요소비 계층이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 및 Z세대를 비롯해 시공간적 제약을 가지는 맞벌이 가구, 편의성을 선호하는 1인 가구 등으로 교체되면서 구독 플랫폼에 대한 선호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맞서 기업들은 소유 및 판매의 개념에 대한 변화가 여러 산업을 기반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특히 소비행태의 변화 및 해당 산업의 기술변화를 파악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에 앞서 경영자, 직원 모두의 인식전환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효과적으로 구독경제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신중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기업들은 기존 고객에게 구독경제를 도입하기 전에 시장과 서비스 적합도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구독경제 기반 비즈니스의 특징은 제품 중심이 아닌 소비자의 니즈와 체험 및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정확한 계량분석을 기반으로 적절한 구독료를 설정해, 소비자의 만족과 기업의 재무성과를 이끌어야 한다. 서비스 공급자 측면에서는 판매보다 더 많은 관리 비용과 적절한 사용료 책정의 어려움으로 서비스 중단의 사례들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해외와 다른 국내의 유통 환경 및 소비 문화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구독경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국내 소비자의 구독경제에 대한 낮은 인식과 특정 분야에 대한 거부감 등을 파악해 자사의 경영전략에 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조혜정(2019), 「구독경제의 현황 및 시사점」
- 황지영(2019), 「리테일의 미래」. 서울: ㈜인플루엔셜
- 통계청(2020), 통계로 보는 MZ세대 트렌드. Available : http://kostat.go.kr/community/nletter/total/index.board?bmode=read&aSeq=385498
- Technavio(2020), Automotive Subscription Services Market. Available : https://www.technavio.com/report/automotive-subscription-services-market-size-industry-analysis
- Zuora(2019), Subscription Economy Index. Available : https://www.zuora.com/resource/subscription-economy-index/
- Zuora(2020), Subscription Impact Report: COVID-19 EDITION. Available : https://www.zuora.com/guides/subscription-impact-report-covid-19-e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