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인터넷 이슈 돌아보기, 2014 인터넷 내다보기 2 – 사회․문화 편
1. 일베 논란
2013년에는 하나의 커뮤니티가 각종 논란과 함께 자주 화두에 올랐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커뮤니티가 바로 그것이다. 일베는 지역차별, 역사왜곡, 노골적 여성 비하, 문서위조, 음란, 성매매 게시물 등 논란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정치, 사회적 이슈뿐만 아니라 개인에 대한 신상털기, 명예훼손 등 일종의 온라인 혐오문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일베에 대해 청소년 보호활동 강화를 권고(11월)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일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인식이나 이와 같은 권고로는 일베의 역기능 현상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할 것이며,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
2013년에 불거진 일베 논란은 우리 사회의 온라인 문화가 가진 역기능의 심각성과 표현의 자유, 인터넷에서의 관용과 불관용의 경계, 인터넷 공론장의 건전성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일베의 극단주의적 특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4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포함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우리 사회의 모든 현안에 대한 일베의 집단적 관여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일베에 대한 대항매체인 ‘일간워스트’가 등장하여 인터넷 공론장의 양극화도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의 경계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혐오표현의 경계에 대한 논의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2. 국가기관의 18대 대선 개입 의혹
국정원, 군 사이버 사령부 등 국가기관에 의해 조직적으로 SNS나 인터넷 게시판 댓글 등의 인터넷 콘텐츠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2013년 한 해 동안 정치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큰 쟁점이 되었다.
이번 댓글 등의 조작은 자유롭고 열려있는 인터넷 공간, 문화를 저해할 수 있는 요소로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인터넷을 도구로 삼아 국가기관에 의한 대선에의 정치적 개입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그 논란은 아직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전히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은 대선 개입 의혹들이 새로운 자료의 발견 등을 통해 밝혀지면서 2013년에 이어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가기관의 인터넷 여론조작에 대한 대응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국민적 비난여론이 커지면서 2014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 등에서도 계속 정치 쟁점화 될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3. 악플, 집단양극화 등 역기능 지속
악플, 무작정 퍼나르기, 페이스북 및 트위터 추천 수 조작 등 윤리의식이 결여된 인터넷 역기능 현상이 2013년에도 이어졌다. 또한 근거 없는 괴담, 악성 루머의 확산으로 사회 구성원간의 불신이 확산된 한 해였다.
한편, 악성댓글로 인한 권리침해의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악플러에 대한 강력한 대응, 그에 따른 처벌도 증가하였다. 이에 포털사들도 KISO를 통해 집단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의 자유와 반사회적 정보의 유통을 통제하는 문제도 역시 사회적 이슈화되면서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 권리 보호 간의 팽팽한 논쟁도 지속되고 있다.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악성 루머, 악플 등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은 스타들이 명예회복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하여 그에 따른 처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근거 없는 괴담이나 악성댓글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누구나 사실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실시간 자율 체크 시스템(예컨대 팩트체커 fact-checker)’ 등을 언론사, 포털, 대형 커뮤니티, SNS 등 주요 사이버 공간에 설치할 것에 대한 정책적 요구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괴담을 판단하고 바로잡는 시스템의 운영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그 신뢰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계속 존재할 것이기에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