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규제 관련 해외 기구 소개 및 최근 동향

인터넷은 이제 하나의 미디어, 도구의 역할을 넘어 생활의 큰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 인종, 세대가 공존하면서 오프라인 세상에서 발생하는 긍정적, 부정적 이슈들이 온라인상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신상털기, 온라인 명예훼손 등 인터넷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져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에는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2009년 3월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설립되었고, 인터넷 자율규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다채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민사회와 사업자의 자율규제에 대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인터넷과 관련 사회 이슈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에 해외에서 추진되고 있는 자율규제 활동에도 꾸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해외의 자율규제 최근 동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1. IWF(Internet Watch Foundation)

IWF는 영국의 독립적인 자율규제 기구로서 아동음란물이나 범죄 유발, 인종차별 표현이 포함된 콘텐츠에 대한 범국가적 핫라인을 구축하기 위하여 1996년 설립되었다. IWF에 참여하고 있는 주체들은 인터넷 산업, 법조계, 정부, 교육분야, 자선단체, 국제기구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설립 이래 현재까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매년 활동을 기록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그림 1> IWF 웹사이트

IWF 웹페이지

최근, 구글이 아동음란물 콘텐츠의 식별 및 처리 등을 위해 IWF에 100만 유로(약 15억원)를 기부한 소식이 전해졌다(’13.6.12). 이는 IWF의 연간 예산에 버금가는 금액으로 4년에 걸쳐 활용될 계획이다. 특히 수지 하그리브스(Susie Hargreaves) IWF CEO는 더욱 숙련된 분석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아동음란물 근절을 위한 분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며, 이번 기회를 통해 구글과의 협력으로 향후 자율규제를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역시 아동음란물에 대해 무관용(zero-tolerance) 정책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IWF를 통해 불법 콘텐츠를 제공하는 웹페이지 리스트를 제공받는 등의 협력으로 더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알렸다.

IWF는 비단 아동음란물 콘텐츠를 근절할 뿐만 아니라 영국, 국제 경찰과 협력하여 실제로 성적 학대를 받고 있는 12명의 아동을 구출하는 등의 오프라인 활동도 전개하고 있어, 온라인 이용자와 실제 피해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IWF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 이용자가 직접 신고를 접수할 수 있으며 영국 내 콘텐츠인 경우 해당 사이트 관계자에게 게시 중단 통지도 보내고 있다1). IWF에 대한 구글의 이와 같은 대규모의 기부가 아동음란물 자율규제에 있어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참고>

IWF(2013.6.12.). 1million donation for child sexual abuse charity.

IWF(2013.6.7.). Clarification of Internet Watch Foundation role removing criminally obscene adult content.

IWF(2012). 2012 Annual Report.

2. INHOPE

INHOPE는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불법 콘텐츠와 관련한 신고를 접수 및 처리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구로서 유럽 연합의 후원과 IWF의 노력을 통해 1999년에 설립되었다. INHOPE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로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러시아 등 약 37개의 주요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핫라인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림 2> INHOPE 웹사이트

INHOPE 웹페이지

최근 INHOPE는 자율규제 활동의 일환으로 매년 신고 접수 건수와 처리 결과, 국제 협력을 통한 성과 등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2013년 5월 말, ’12년도의 연간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보고서에 의하면 INHOPE(2013)는 2012년 한 해 동안 약 106만 건의 신고를 접수하였으며, 그 중에서 약 42%가 북미지역, 40%가 유럽지역의 신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는 신고가 접수되면 유럽이나 미국지역 등 대체로 80%에 육박하는 접수 건수가 1~3일 안에 처리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핫라인을 통하여 각 국가의 기관별로 주고받은 신고 건수는 약 3만 7천여 건이며 해가 갈수록 공조 건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렸다. 성인물 콘텐츠 관련 피해자의 연령층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이 76%로 가장 많으며, 아동의 경우에도 그 수가 전년도 6%에 비해 2012년도 9%로 증가하였다는 사실도 함께 전하고 있다.

INHOPE는 이와 같은 보고서 발간을 통해 시각적인 자료를 활용하여 그간의 활동을 알기 쉽게 정리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하는 등 더 나은 인터넷을 위한 국제적인 자율규제 노력을 알리는 활동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참고>

INHOPE(2013.5.22.). INHOPE Annual Report 2012: ‘Making a real difference’.

3. Insafe

Insafe는 어린이부터 청소년 등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 사용을 촉진하고자 설립된 유럽의 기구이다. 특히 Insafe는 인터넷부터 모바일에 이르는 인터넷 전반의 활동에 대하여 환경, 문화, 기술 등의 인식 제고를 통해 보다 긍정적이고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생활을 영유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그림 3> Insafe 웹페이지

Insafe 웹페이지

Insafe 활동의 일환으로 매년 Safer Internet Day(이하 SID)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SID는 2004년을 시작으로 9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는 글로벌 인터넷 캠페인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SID에서는 주로 사이버불링부터 소셜 네트워킹까지 인터넷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주요 주제로 삼는데, 2013년 2월 5일에는 온라인에서 개인이 가지는 권리와 책임(online rights and responsibilities)에 초점을 맞추어 10번째 SID가 개최되었다.

SID에서는 실시간으로 인터넷라디오방송을 통해 인터넷 예절, 상대방에 대한 존중, 관계 맺기, 전문가 질의응답 등 다양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였으며, 각국에서 해당 주제에 대한 토론대회도 개최되었다. 올해 4월 공개된 SID 2013의 결과보고서(Insafe, 2013)에는 100개국의 1천만 명 이상, 16,150개 학교의 참여가 기록되어 있으며, SID 해시태그 #SID2013을 사용한 트윗의 수, 팔로워 수, 도달률 등을 분석하여 SID의 실증적 효과 분석 등을 시도한 결과, 약 1천만명 이상에게 SID 콘텐츠의 효과가 도달하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림 4> SAFER INTERNET DAY 2014 로고

SID 2014 로고

최근 Insafe는 SID 홈페이지를 통해 SID 2014의 개최를 알렸다. 2014년의 주제는 “더 나은 인터넷을 함께 만들어가자(Let’s create a better internet together)”이며, 어린이부터 청소년, 부모와 교육자들도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개최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행사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행사 관련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등 각국 주체의 참여를 독려하는 중이다.

<참고>

Insafe(2013). Safer Internet Day 2013 Public report.

4. NAI(Network Advertising Initiative)

NAI는 미국의 자율규제 협회로서 건강한 온라인 광고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2000년도에 설립되었다. NAI는 주로 개인화 광고의 운영 표준을 마련하고, 정확한 광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규약을 마련하여 회원사들이 이를 함께 이행해나가고 있다. 주요 회원사로는 마케팅 업체, 광고 솔루션 업체, 데이터 수집 관련 기술 솔루션 업체 등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의 서비스 업체를 포함한 약 50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그림 5> NAI 웹페이지

NAI 웹페이지

NAI 자율규약의 주요 내용은 개인의 쇼핑 정보 수집을 통해 제공되는 맞춤형 광고를 집행하기 위하여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수집상의 문제에 대해 데이터 수집의 절차, 전달, 사용에 대한 과정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할 것과 민감한 개인정보의 활용은 이용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NAI는 회원사 대상의 교육을 실시하면서 자율규약을 잘 이행해갈 수 있도록 협력하는 동시에 자율규제 활동에 대하여 연간 보고서를 작성하여 해마다의 성과를 측정한다(NAI, 2013).

2013년 5월 말 NAI는 변화하는 광고 시장에 대응하고자 자율규약의 내용을 일부 수정하였다(’13.5.23). 모바일 앱에서 모바일 기기에 저장된 개인영역의 정보, 즉, 일정, 주소록, 사진 등의 정보에 접근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개인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내용이 구성되었고, 모바일 앱에 대한 첫 자율규약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국내의 온라인 광고 환경과는 다르게 주로 맞춤형 광고에 대한 규약이 마련되어 있지만, NAI의 자율규약 수정 등의 과정은 사업자 자율의 건강한 광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라는 차원에서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참고>

Judith Aquino(2013.5.23.). NAI Unveils Revised Mobile Privacy Code. 『Ad Exchanger』.

NAI(2013). 2012 Annual Compliance Report.

 


1) IWF의 2012 연간 보고서에 의하면 작년 한 해 IWF에 접수된 일반 이용자의 신고 건수는 39,211건이며, 그 중 9,550건의 아동음란물이 삭제처리 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문으로]

저자 : 김지은

(전)KISO 기획협력실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