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국내 미디어 시장 진출과 국내 OTT 시장 변화

1. 디즈니 플러스 국내 미디어 시장 진출

그동안 OTT 업계에서 소문이 무성하던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Disney Plus)가 2021년 11월 12일 국내 OTT(Over-the-Top) 시장에 출시됐다. 2016년 1월 넷플릭스(Netflix)가 국내 가입형(Subscription VOD; SVOD) OTT 시장에 진출한 이후 약 5년 10개월 후 애플 TV 플러스(Apple TV Plus)와 디즈니 플러스 두 글로벌 동영상 OTT가 유사한 시기에 함께 출시된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글로벌 가입형 OTT 서비스의 국내 미디어 시장 진출 의미와 그 영향을 분석하려면 먼저 글로벌 가입형 OTT 시장에서의 디즈니 플러스의 성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가입형 OTT 시장에서 디즈니 플러스는 넷플릭스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가입형 OTT 경쟁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기본형 서비스의 요금인 8.99달러의 52.5% 수준으로 미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2021년 4월 초 가입자 수 1억 명을 돌파했고, 2021년 11월에는 1억 18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글로벌 가입형 OTT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2021년 3분기 현재 2억 14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서 상대적인 격차가 있지만 표면적인 가입자 수 외 다른 논의와 분석이 필요하다.

먼저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 1억 명을 돌파하는데 약 10년의 기간이 걸렸지만, 디즈니 플러스는 약 1년 5개월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에 1억 명을 돌파했다. 물론 디즈니 플러스의 빠른 성장은 넷플릭스의 전 세계 성장으로 인해 가입형 OTT 시장의 수요가 이미 상당히 커져 있는 상태에서 시장에 진입함으로 인해 초기에 OTT 시장을 개척해야 했던 넷플릭스와는 시장환경과 구조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즈니 플러스의 빠른 글로벌 시장성장과 그 영향은 미디어 시장에서 충분히 분석될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는 2019년 11월 디즈니 플러스(Disney +)가 SVOD 시장에 진입하면서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으며, 2026년에는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를 앞설 수도 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Digital TV Research, 2020).

글로벌 가입형 OTT 플랫폼 시장 추정(2020-2026),(단위 : 천명). 출처 : Digital TV Research(2020).

물론 이와 같은 추정은 현재 시장 성장 패턴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는 가정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장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지화 전략, 콘텐츠 투자, 전략적 제휴, 플랫폼 서비스, 가격전략 등 다양한 요인들의 변화에 따라 미래 시장에서 추정과 실제 시장 상황은 달라질 수 있는 여지는 많다고 볼 수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2020년까지 50억 달러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했다. 2019년 4월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2개국에 진출했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넷플릭스와 글로벌 SVOD 시장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이후 7500여 편 이상의 TV 시리즈와 500편 이상의 영화 및 디즈니 플러스에서만 제공된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OTT 시장에서 디즈니 플러스는 LG 유플러스(LGU+)와 PIP 방식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KT와는 모바일 제휴를 맺었다.

그러나 2021년 11월 국내 OTT 시장에서 서비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디즈니 플러스에 대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예를 들어 원래 디즈니 플러스 가지고 있는 콘텐츠 외에 국내 제작 프리미엄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한 점, 플랫폼 서비스 측면에서 이용자 편의성의 문제점 및 비교적 높은 가격 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2.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시장 진출로 인한 변화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글로벌 OTT의 국내시장 진출과 성장은 어떤 변화를 초래할 것인가? 먼저 OTT 이용자 측면에서는 복수의 유료 OTT 플랫폼을 이용한 이용자 수를 증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KBS 공영미디어 연구소의 2020년 조사에서 국내 모바일 OTT 이용자는 평균 약 1.7개의 유료 동영상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희대학교 이상원 교수 연구팀의 2021년 10월 조사에서는 평균 1.89로 나타났다.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시장 진출은 전체 OTT 시장에서 경쟁의 강도를 크게 하면서 시장 규모 확대를 가져오는 동시에 복수 유료 OTT 서비스 이용자의 증가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유료 OTT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2021년 1월 전체 초고속 인터넷 이용 가구의 약 54%가 4개의 유료 OTT 플랫폼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시장 진출은 이용자 측면에서 IPTV와 같은 유료방송 플랫폼을 통한 PIP(Platform-in-Platform) 방식의 OTT 시청자 수 증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최근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스마트 TV로 OTT 서비스를 시청하는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디즈니 플러스와 LG 유플러스의 PIP 방식을 통한 전략적 제휴는 단기간에는 스마트 TV를 통해 큰 화면으로 OTT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용자 수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글로벌 OTT 서비스의 국내시장 진출은 OTT와 관련된 다양한 결합상품 확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일부 IPTV 플랫폼에서는 복수의 OTT 결합상품이 제공되고 있으며, 향후 더 다양한 OTT 플랫폼이 PIP 방식으로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국내 OTT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미 쇼핑 멤버십 서비스와 OTT 서비스 결합을 추구하고 있다. 2020년 12월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구독형 쇼핑 멤버십 서비스인 쿠팡로켓와우 멤버십에 쿠팡플레이 동영상 OTT 서비스를 추가한 사례와 2021년에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OTT 서비스 티빙을 추가하고, SK텔레콤은 이커머스 사업자 11번가와 함께 동영상 OTT 서비스 웨이브를 추가해 결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례들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쇼핑 멤버쉽과 OTT 서비스의 결합은 콘텐츠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글로벌 OTT 사업자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국내 OTT 플랫폼 사업자들이 쇼핑과 OTT 서비스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와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를 추구하면서 플랫폼 이용자의 플랫폼 체류 시간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고객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는 록인효과(lock-in effect)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즈니 플러스의 시장진출과 이에 따른 변화는 어떤 요소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디즈니 플러스의 현지화 전략 구사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를 위한 콘텐츠 투자 증가 및 다양한 국내 미디어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가 미래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요소들과 결합상품 및 가격전략 등도 경쟁력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참고문헌

이상원 (2020).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동영상 OTT 산업: 전략과 정책 방향 모색>. 서울: 한울아카데미.

KBS 공영미디어연구소(2020). 2020 미디어(OTT) 이용행태 조사.

저자 :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