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의 20대 총선 특집 서비스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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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민주화와 정보화가 교차하기 직전의 선거캠페인의 무게중심은 대면 접촉에서 TV 토론과 광고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 서구와 비교하면 상당히 때늦었지만 민주화의 분수령을 넘으며 우리사회에도 매스미디어 선거정치 시대가 개막되었다. 그리고 곧이어 온라인공간과 포털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온·오프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디어 캠페인이 정착되었다. 오늘날 포털사이트는 가장 유력한 선거캠페인 채널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국민 대다수가 포털사이트에 정주하는 현실이 전개되면서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중심으로 유권자와 후보·정당이 교호하는 융합형 선거가 정착된 것이다.

20대 총선에서도 주요 포털사이트는 총선 특집 페이지를 개설하여 뉴스 서비스를 매개한 선거공론장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포털사이트의 서비스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첫째, 공간적으로 분할된 개별 선거구 현황을 집약하여 유권자가 후보·정당의 정책과 선거 동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였다. 둘째, 유권자의 관심이 쏠린 여론조사를 체계적으로 제공하여 표심의 변화를 공유하고, 투개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선거의 전 과정을 대중적으로 중개하였다. 셋째, 뉴스 서비스와 공론 활동을 매개하여 유권자가 선거이슈의 형성과 파급에 직접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선거과정의 청중이 아닌 주체로 역할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였다. 넷째, 이를 통하여 릴레이 투표독려운동과 같은 독창적인 참여형 선거문화가 더욱 크게 촉진되어 투표율 향상에 기여하였다. 다섯째, 방송이나 소셜미디어와 연계하여 정보를 유기적이고 폭넓게 전달하였는데, 특히 이는 모바일을 통하여 효과가 크게 증폭되었다.

<그림 1> 카카오 20대 총선 서비스 페이지

<그림 1> 카카오 20대 총선 서비스 페이지

 

<그림 2> 네이버 20대 총선 서비스 페이지

<그림 2> 네이버 20대 총선 서비스 페이지

<표 1>은 양대 포털의 20대 총선 특집 페이지(이하 ‘특집 페이지’)의 주요 메뉴를 정리한 것이다. 개괄하면 특집 페이지는 메인 툴바, 중하단 섹션, 링크로 이루어진 프레임과 그에 관련된 하위 메뉴로 구성되었다. 메뉴 구성이 상이하긴 하나 양 포털은 후보자 정보와 총선 뉴스, 이슈 흐름과 격전지 동향,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목소리와 투표 인증샷, 방송사와 제휴한 투개표방송 서비스를 공통적으로 제공하였다. 아래에서는 카카오와 네이버를 중심으로 이러한 서비스의 특징을 비교해보기로 한다. 이어서 양 포털의 서비스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양 포털의 20대 총선 특집 페이지 개요

<표 1> 양 포털의 20대 총선 특집 페이지 개요

우선 카카오 서비스의 특징은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를 활성화한 것이었다. 카카오는 다음앱과 카카오톡을 연계해서 내 투표소 찾기, 투표 인증샷, 선거방송 생중계, 전원책·정봉주의 정치토크 등의 메뉴를 제공하였다. 가령 내 투표소 찾기의 경우 다음앱이나 카카오톡 샵(#) 검색을 통해 투표소를 입력한 뒤 성명과 생년월일을 추가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지도와 ‘길 찾기’를 통한 경로 정보를 함께 제공하여 유권자 편의성을 제고하였다. 국내 소셜미디어 중에서 카카오톡 이용자가 가장 많고 전 세대와 연령대를 고루 포괄하는 현실에서 특히 카카오톡 샵 검색을 이용한 서비스는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즉 투표소 찾기 외에도 선거 일정, 투개표 절차 정보, 후보 정보, 관심 선거구 동향, 선거구별 여론조사 정보, 투개표 실황 등을 검색한 후 그 결과를 채팅방의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그리고 카카오톡에서 응답하라 4·13과 친구를 맺으면 선거 정보를 꾸준히 받아볼 수도 있었다.

다음으로 네이버 서비스의 특징은 업그레이드된 뉴스 서비스였다. 즉 네이버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서 선거 관련 뉴스를 특징적으로 배열하여 선택적 이용을 촉진하였다. 가령 시차 순으로 선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주요 뉴스를 제공하였는데, 특히 주요 선거이슈를 시계열적으로 구성한 이슈 타임라인이 큰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최신 뉴스를 집약한 실시간 뉴스와 언론사의 그래픽 뉴스만 선별한 그래픽 뉴스가 이용자의 가독성을 높였다. 아울러 여론조사 결과도 그래픽으로 재구성해 제공함으로써 유권자들이 관심 선거구의 지지율 변화 추이를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카카오의 경우 다음 뉴스에서 가장 많이 읽힌 정치기사를 자동으로 선별해 실시간 이슈 키워드와 함께 그래픽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양 포털은 총선 특집 서비스를 위해서 기존의 편집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옴부즈맨 제도를 운영하였다. 우선 네이버는 공정성·정확성·독립성 원칙에 입각한 네이버 4·13 총선 기사배열 지침을 공개했다. 총선 기사배열 원칙에는 ‘공정한 선거정보 제공, 충실하고 정확한 내용 전달, 유권자들의 의견을 보여주고 참여하는 공간 마련, 기사 배열자 윤리기준 준수’ 등이 포함되었다. 카카오도 총선 서비스 준칙과 함께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인 루빅스(RUBICS) 알고리즘이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면서 미디어의 공정하고 중립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대표적으로 다음 첫 화면에는 루빅스가 100% 적용되었다(서울파이낸스신문, 2016.03.24.).

양 포털 서비스의 백미는 총선 당일의 투개표 중계였다. 우선 네이버는 선거 당일 투개표 특별 페이지를 개성해서, 전국 선거구별 투개표 현황, 정당별 의석수, 화제의 선거구, 전국 현황, 격전지, 지역별 현황, 비례대표, 종합현황 코너에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였다. 그리고 네이버 지도를 활용해서 투개표 상황을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다. 보도기사(뉴스핌, 2016.04.13.)에 따르면, 종전의 네이버 서비스는 투개표 현황을 시간 단위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이었는데, 20대 총선에서는 자동연동방식으로 현장감 있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지도에 선거정보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KBS가 보도하는 실황 데이터를 전국 253개 지역구에 연동하는 기술을 과시하였다.

이어서 카카오도 마찬가지로 총선 당일 투개표 중계 페이지를 개설하였다. 주요 콘텐츠로는 투표율 추이, 출구조사 결과, 박빙 승부처, 정당별 예상 의석수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였다. 이 서비스 또한 다음앱과 카카오톡으로 동시에 제공되었다. 가령 카카오톡 샵 검색을 이용해서 투개표 현황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카카오TV로는 총선 개표방송을 시청할 수 있었다. 카카오는 SBS 개표방송을 생중계하였다. 이밖에 정치평론가(전원책, 정봉주)를 활용한 정치토크 여야본색 생중계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양 포털 서비스에서 나타난 특기할만한 점은 일반 통념에서 벗어난 이슈 분포였다. 필자가 조사기관과 협력해서 총선 기간의 양 포털 뉴스를 분석한 결과, 안보이슈 16.6% 대 비안보이슈 83.4%의 비율을 나타냈다. 20대 총선에서도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이나 해외식당 종업원 탈북 사태 등의 안보이슈가 발생했지만, 휴전선 총격이나 천안함 사건 등 과거의 북풍에 비해 선거에 미친 파급력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와 관련해서 특기할만한 것은 예단과 달리 총선 특집 페이지의 선거기사 중 안보 이슈가 차지하는 비중이 네이버보다 카카오가 더 크고 빈도수도 더 많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안보이슈에 대한 평균 댓글 수는 네이버가 다음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반면, 비안보이슈에 대한 평균 댓글 수는 카카오가 더 많았다. 카카오 내에서는 비안보이슈에 대한 평균 댓글 수가 안보이슈에 대한 평균 댓글 수보다 약 2.2배 많았다. 반대로 네이버 내에서는 안보이슈에 대한 평균 댓글 수는 비안보이슈에 대한 평균 댓글 수보다 1.7배 이상 많았다. 요컨대, 양 포털사이트 자체의 선거이슈 형성 편향성은 선입견에 불과한 반면, 각 포털사이트 이용자들의 이슈에 대한 선택적 반응성(selective reactivity)은 대단히 두드러지게 나타났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동향에 비추어보건대, 향후의 총선 특집에서는 포털과 유권자가 선거공론장을 함께 분석하고 서비스 개선을 도모하는 기획을 모색하는 방안을 권하고 싶다.

저자 : 장우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