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전면개정안」의 쟁점에 대한 검토
1. 들어가며
우리나라에는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관계를 일반적으로 규율하는 일반 소비자 법률은 없지만 특별한 규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거래의 방식 또는 분야에서의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관계를 규율하는 몇 개의 개별 소비자 법률이 있다. 이런 법률로는 약관에 의한 거래를 규율하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할부거래와 선불식 할부거래를 규율하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방문판매, 전화권유판매, 다단계판매 등을 규율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와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를 규율하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소법)이 있다. 이 중 전소법은 규율 대상을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로 정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격지자간의 비대면 상거래를 포괄하는 통신판매를 업으로 하는 통신판매업자를 중심으로 규율하면서, 전자문서에 의한 상행위를 포괄하는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업자와 통신판매중개자 또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별도의 의무를 부과하는 보완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전소법의 용어와 규율 구조는 2002년 제정 당시의 전자상거래 환경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라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고 거래 구조도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되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 맞지 않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1 전소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는 20대 국회부터 이뤄져 왔다. 20대 국회 때는 의원 입법안(전재수 의원안)으로 2018년 11월 전소법 전부 개정, 2019년 8월 전소법 일부 개정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개념적인 문제와 함께 전반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 시도로 인식됨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반대에 부딪쳐 입법에 실패했다.
2021. 3. 5. 이번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의원입법이 아니라 정부입법으로 전소법 전면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이번 전소법 개정안이 전재수 의원안과 다른 점은 정부 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 외에 온라인 플랫폼을 규율하기 위한 또 다른 법안인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법안)과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2020. 6. 22. 제6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근절 및 디지털 공정경제 정책2 의 추진 과제로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법의 제정과 전소법의 개정 추진을 제시하였다. 두 법은 각각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사업자 대 사업자 관계(B2B 관계)와 사업자 대 소비자 관계(B2C 관계)에 대한 새로운 규제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이는 온라인 플랫폼이 채택하고 있는 양면시장형 사업 모델의 양 측면을 별도로 규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하에서는 전소법 전면개정안의 주요 쟁점을 ⑴ 온라인 플랫폼의 정의 및 범위, ⑵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의무와 책임, ⑶ 사전 투명성 의무 강화, ⑷ 개인간 전자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로 구분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2. 전소법 전면개정안의 주요 쟁점
가. 온라인 플랫폼의 정의 및 범위
전소법 전면개정안에서 개념적, 체계적으로 가장 큰 특징은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한 규율체계로 완전히 전환하여 현재의 통신판매와 통신판매중개의 개념을 버리고, 현재의 통신판매 또는 통신판매중개의 구성요소인 사이버몰의 개념을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개념으로 대체하여 이를 중심으로 규율체계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통신판매라는 개념을 둘로 분리하여 인터넷 접속을 통한 통신판매는 전자상거래의 하위개념인 비대면 전자상거래로 지칭하고, 전기통신 외의 방법에 의한 통신판매는 우편ㆍ카탈로그 등 거래로 지칭하고 있다(개정안 제2조 제2호, 제12호).
특히 주목할 부분은 현재의 사이버몰을 온라인몰로 바꾸면서 그 하위개념으로 상정한3 온라인 플랫폼 개념을 중심으로 법에서 사용될 주요 용어를 구조화하고 있는 점이다. 사이버몰 또는 온라인몰은 ‘컴퓨터 등과 정보통신설비를 이용하여 재화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설정된 가상의 영업장’으로 정의되어 있어(전소법 제2조 제4호, 개정안 제2조 제11호) 그 자체로 비대면 전자상거래에 직접 제공되는 것으로 한정되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에 비해 온라인 플랫폼은 ‘둘 이상의 집단의 이용자들 간에 재화등의 거래, 정보교환 등 상호작용을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및 이에 준하는 전자적 시스템’으로 정의되어 있어(개정안 제2조 제4호) 재화 등의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거래 플랫폼(transaction platform)에 한정되지 않고 거래와 관계없이 정보교환4 등 상호작용을 목적으로 검색, SNS, 비디오 공유, 결제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비거래 플랫폼(non-transaction platform)도 대부분 포괄할 수 있다.
또한 전소법 전면개정안은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서비스로 정의하면서, 여기에 ①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소비자 간 재화 등에 관한 정보교환 매개 서비스, ② 소비자와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간 재화 등의 거래를 위한 연결수단 제공 서비스, ③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에 대한 재화 등 거래 중개 서비스, ④ 그에 부수한 결제 및 배송지원, 고객 관리 등 서비스를 포함한다(개정안 제2조 제5호). 현행 전소법에는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업무의 범위를 정보제공형(정보 또는 정보 열람 방법 제공)과 거래관여형(청약의 접수, 대금 수령)으로 구분하고, 그에 따라 보증책임의 범위가 달라지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정안에서는 거래 방식 및 관여도 등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를 정의하면서 이를 정보교환 매개형, 연결수단 제공형, 중개형으로 세분하고 부수 서비스와 함께 이들 서비스를 단순히 나열하여 규율 대상의 확장성을 갖도록 한 것이다.
나아가 전소법 전면개정안에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안에서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라는 용어 대신에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이 개념을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뿐만 아니라 자체 인터넷사이트 등 이용사업자와도 구별하고 있다(개정안 제2조 제6 내지 8호).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자체 인터넷사이트 등 이용사업자는 온라인판매사업자로 통칭된다(개정안 제6조).
개정안이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정의되면서 법에서 사용될 주요 용어인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같은 용어를 구조화함에 따라 개정안은 그 명칭과 달리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보호법’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도 사이버몰을 그 이름만 바꾼 온라인몰이라는 용어를 계속 쓰고 있으므로,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 개념의 혼용으로 인한 체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굳이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정보교환 매개형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는 현행 전소법에 규정된 전자게시판서비스(법 제9조의2)를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의 유형으로 수용한 것인데, 이를 다른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와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행 전소법의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은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적극적으로 거래 당사자 간의 통신판매를 알선하는 것과 달리 게시판은 다른 목적으로 제공되었으나 통신판매에 소극적으로 이용된 것이라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부과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부수 서비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발생한다. 따라서 현재의 전소법에서 사이버몰 이용허락을 통한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부과되는 의무와 책임의 범위를 조정하고 구체화하려는 입법취지에 비추어 불필요한 정의 규정은 삭제하여 전자상거래와의 관련성이 없거나 적은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에 규제가 부당하게 확장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나.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의무와 책임
전소법 전면개정안은 사이버몰 이용허락을 통한 통신판매중개업자에 상응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현행법에 없는 추가적인 의무과 책임을 부과하면서 일부 의무는 삭제하고 있다.
첫째, 개정안 제30조에서 온라인판매사업자에게 부과된 각종 의무를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도 준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여기서 준용되는 의무는 신원사항에 대한 신고의무(개정안 제6조), 정보의 투명성 확보 조치 의무(개정안 제16조), 맞춤형 광고의 소비자 고지 및 수신 여부 선택권 부여 의무(개정안 제18조 제3 내지 5항), 국내대리인 지정의무(개정안 제19조), 위해방지를 위한 조치의무(개정안 제20조)이다. 이런 의무 위반은 시정조치(개정안 제59조) 및 과태료(개정안 제80조) 부과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신원사항에 대한 신고의무는 현행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상 신고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새로 부과되는 의무이다.
둘째, 전소법 전면개정안은 기존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부과되고 있는 거래당사자 고지의무를 삭제하는 한편,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의 유형에 따라 차등화된 정보제공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개정안 제24조). 구체적으로 중개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신원정보의 게시의무, 직접판매ㆍ중개거래 구분표시 의무, 청약 전 신원정보 제공의무, 청약 전 수행하는 일부 업무(청약 접수, 대금 수령, 결제, 대금환급, 배송 등)의 내용 제공의무를 부담하고, 연결수단 제공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신원정보의 게시의무 및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의 신원정보 확인 및 분쟁 발생시 소비자 제공의무를 부담한다.
셋째, 전소법 전면개정안은 현행법상 신원사항 정보제공의무 위반으로 통신판매중개업자가 부담하는 연대배상책임을 중개형 및 연결수단 제공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적용하는 한편,5 특히 중개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연대배상책임을 확대하고 있다. 중개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직접판매․중개거래 구분표시 의무 위반의 경우와 자기 명의 표시․광고․공급 또는 계약서 교부시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의 고의·과실로 소비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연대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청약의 접수, 대금 수령, 결제, 대금환급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때 해당 업무와 관련하여 소비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연대배상책임을 진다.
문제는 이런 의무가 단순히 소비자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연대배상책임 확대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직접판매ㆍ중개거래 구분표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계약의 주체를 혼동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혼동 야기에 따른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민법상 외관책임 법리에도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개거래 과정에서 시행령에 위임된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업무 관련성’이라는 모호한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민법상 자기책임 원칙에 반하고 민법상 외관책임 법리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책임 발생 근거인 중요한 업무 수행을 단순한 업무 수행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하여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중개거래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로 한정하고, 해당 업무 관련성을 ‘해당 업무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라는 문구로 수정하여 해당 업무와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이용사업자 측면에서의 지배 목적이 전혀 없이 서비스 개선과 편의 제공 목적으로 수행하는 다양한 플랫폼 기술 및 사업 모델 혁신이 배상책임에 대한 부담으로 위축될 우려가 있다.
다. 사전 투명성 의무 강화
전소법 전면개정안은 온라인판매사업자에게 검색결과ㆍ광고의 구분 표시의무, 검색결과 순위 주요 결정기준 표시의무, 이용후기의 수집, 처리 정보 공개의무를 부과하는 한편(개정안 제16조), 맞춤형 광고의 내용ㆍ방법 고지 및 수신 여부 선택권 부여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개정안 제18조 제3 내지 5항). 이런 의무 부과 규정은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준용된다(개정안 제30조). 온라인판매사업자 또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이런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정위의 시정조치 부과 대상이 된다(개정안 제59조 제1항 제1호).
공정위는 설명자료에서 이런 의무 부과와 관련된 해외 입법례를 다수 제시하고 있으나,6 개정안의 내용은 수범자, 의무의 적용 범위, 의무 이행 준수 방식 등 매우 많은 부분에서 해외 입법례와 상이하다. 첫째, 개정안에 따르면 온라인판매사업자에 포함되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도 수범자가 되는데,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성격상 이는 그 자체로 불합리하다. 둘째, 개정안은 검색결과 순위, 이용후기 정보, 맞춤형 광고와 같이 전자상거래의 핵심적인 경쟁요소가 되는 사항에 대하여 표시 또는 공개 대상을 추상적으로 정한 후 시행령 또는 고시에서 구체화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이런 입법 방식은 사업자의 법적 확실성과 예측가능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기술 및 사업 모델 혁신 유인을 감소시킬 수 있다. 셋째, 개정안의 의무 이행 준수 방식은 정부가 규칙 기반의(rule-based) 법률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인데, 이는 해외 입법례들이 원칙 기반의(principle-based) 법률을 두고 정부가 이에 기반을 둔 연성법적 수단을 제공하여 사업자의 자율적인 규제를 유도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7 과 대조된다.
라. 개인간 전자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
전소법 전면개정안에서는, 재화 등의 거래를 목적으로8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개인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C2C 거래)에서 개인판매자의 신원사항 확인 및 분쟁 발생시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 의무를 규정하고, 이 의무 불이행시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소비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연대배상책임을 진다고 규정한다(개정안 제29조). 이 규정은 C2C 거래에서 분쟁 발생시 개인판매자의 신원정보 확인의 필요성을 고려하더라도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할 소지가 높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및 제3자 제공 의무를 부과하고, 그로 인하여 불필요하게 개인판매자의 개인정보가 제3자에게 유출되어 위해 발생의 우려를 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근본적으로 C2C 거래는 B2C 거래를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고 거래 참여자인 개인 간의 자율성과 이익의 균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분야이다.9 이런 특성을 무시하고 이런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부과할 경우 이 분야에서의 기술과 사업 모델 혁신의 유인은 질식되고 말 것이다.
3. 나가며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B2C 전자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전소법을 전면개정할 입법적 필요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전소법 전면개정안은 그러한 입법적 필요성을 넘어 원래 전소법의 규율 대상인 재화 등의 거래 목적 온라인 플랫폼에 국한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넓게 정의함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의무를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개정안 규정을 단순하게 적용하면 거래와 관계없는 목적을 추구하면서 부수적으로 재화 등의 정보교환 기능을 수행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도 재화 등의 거래 목적 온라인 플랫폼과 구별 없이 검색결과 순위 주요 결정기준 표시의무 등 각종 사전 투명성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또한 C2C 거래를 중개하는 재화 등의 거래 목적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개인판매자의 신원정보 확인 및 정보 제공의무 이행으로 인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규제로 인한 이런 사업상의 위험은 온라인 플랫폼 영역에서의 기술과 사업 모델 혁신 유인의 감소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혜택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전소법 전면개정안은 그 규율 대상을 거래 플랫폼에 초점을 두고 정부가 제공하는 규범적 틀 내에서 사업자가 자율규제를 통하여 협력하는 규제 모델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 공정거래위원회(2021),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전면개정안」 설명자료, 1면. [본문으로]
- 공정위,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 추진-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근절 및 디지털 공정경제 정책 발표-”, 보도자료 2020. 6. 25.자. [본문으로]
- 개정안 제2조 제11호에서 호스팅서비스의 구성요소로 정의된 온라인몰은 현재의 사이버몰과 같은 개념인데,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이 포함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본문으로]
- 개정안의 전체적인 맥락에 의하면, 여기서의 정보교환은 ‘재화등에 관한’ 정보교환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나 규정만으로는 명확하지 않아 확장성을 갖고 있다. 또한 재화등에 관한 정보교환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더라도 다른 기능을 주로 수행하면서 부수적으로 재화 등에 관한 정보교환을 하는 비거래 플랫폼이 제외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본문으로]
- 다만 현행법에서는 연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소비자의 손해의 내용을 ‘재산상 손해’로 한정한 데 반하여, 개정안에서는 이를 단순히 ‘손해’라고 표시하고 있어 정신적 손해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본문으로]
- 공정거래위원회(2021),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전면개정안」 설명자료, 22-32면. [본문으로]
- 이런 규제 방식을 메타규제 또는 계층적 규제라고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ICT대연합.온라인 플랫폼 정책 포럼(2021), 2020년 온라인 플랫폼 정책 포럼 보고서, 75-78면[이병준 집필 부분]. [본문으로]
- 개정안의 온라인 플랫폼 정의는 재화등의 거래 목적 온라인 플랫폼(거래 플랫폼)과 (재화등의) 정보교환 등 상호작용 목적 온라인 플랫폼(비거래 플랫폼)으로 개념상 구분될 수 있는데, 이 조항에서는 그 중 재화등의 거래 목적 온라인 플랫폼에 한정한 규정을 두고 있다. [본문으로]
- 고학수․임용․박상철․조상현(2021), “전자상거래법 제29조에 대한 의견제출”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