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관련 게시물 임시조치 심의결정 리뷰

 

 

 

  1. 사실관계

요청인은 네이버 카페 등에 특정 종교와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폄훼하는 내용의 게시물(이하 “해당 게시물”이라고 한다)이 유통되자, 해당 게시물이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라고 한다) 정책규정 제21조에 위반되어 삭제 등 필요한 조치(이하 “임시조치”라고 한다)를 취할 수 있는지 판단을 요청하였다.

 

  1. 판단

KISO 정책규정 제21조는 특정정보가 “지역·장애·인종·출신국가·성별·나이·직업 등”으로 구별되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방식을 사용”하여, “해당 집단이나 그 구성원들에게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하는” 경우, 해당 집단이나 그 구성원들에 대한 차별적 표현으로 보아 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KISO 정책위원회는 정책규정 제21조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적용할 수 없으며, 해당 집단이나 구성원들에게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하는 경우로 제한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종교에 대한 표현으로 정책규정 제21조의 대상이 아니며, 정책규정 제3조(명예훼손)1 의 적용대상이지만, 그 내용이 특정 종교인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 자체에 대한 비판하는 것이므로, 종교적 목적을 위한 언론·출판의 자유 영역에 해당되어, 일반적인 언론·출판의 자유 영역에 비하여 보다 강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명예훼손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KISO 정책위원회가 해당 게시물에 대해 정책규정 제21조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 및 정책규정 제3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정책규정 제21조 대상 여부

KISO 정책위원회는 정책규정 제21조를 적용하는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와 충돌 내지는 침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헌법, 현행 법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함을 전제하였다. KISO 정책위원회는 비록 종교에 대한 표현인 해당 게시물은 정책규정 제21조의 대상이 되지 않음을 명백히 밝혔으나, 해당 게시물이 정책규정 제21조의 3가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도 함께 판단하였다. 첫째, “특정집단을 지칭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혐오표현은 명예훼손, 모욕과 달리 피해자가 특정될 것을 반드시 요하지 않으며, 해당 게시물이 특정 종교를 믿는 특정집단에 대해 차별·비하하는 발언이라면 정책규정 제21조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2 하였다. 둘째,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해당 게시물은 특정 종교나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로서는 모욕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으나, 혐오표현물로 제한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욕적이거나 혐오를 표현하는데 그쳐서는 아니되고 혐오의 감정을 ‘공격적으로 표현하거나 그와 같은 혐오를 선동·확산·조장하는 표현’에 이르러야 한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의 경우에는 특정 종교나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모욕적인 표현일 수도 있으나 공격적인 혐오표현이나 선동하는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셋째,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하였는지”에 대해서도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을 부정한 이유가 동일하게 적용됨을 밝히면서 그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정책규정 제3조 위반 여부

해당 게시물은 특정 종교인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 자체에 대한 비판이므로, 종교적 목적을 위한 언론·출판의 자유 영역으로, 일반적인 언론·출판의 자유 영역에 비하여 보다 강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명예훼손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1. 심의결정 리뷰

심의결정 리뷰에 앞서, 해당 게시물 판단의 근거가 된 정책규정 제3조와 요청인이 적용을 주장한 제21조의 구성요건 및 그 효과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고 한다)상 임시조치 제도와 혐오표현 규제와 유사하므로 관련 제도에 대해 살펴보고, 본 심의 결정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로 한다.

 

1) 임시조치 제도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된 정보로 말미암아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가 삭제요청을 하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30일 이내에서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뜻한다. 정책규정 제3조는 인터넷상의 게시물로 인한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자가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자가 당사자임을 밝히고, 명예훼손 사유를 소명함과 동시에 해당 게시물의 URL을 적시”하는 경우 삭제, 반박내용의 게재 또는 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와 정책규정 제3조는 인터넷상 정보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주장하는 자가 소명 절차를 거쳐 인터넷상 정보의 유통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헌법재판소는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3 을 하였지만, 사적(私的)기관에 의해 인터넷상 정보의 유통여부가 판단되고 그 판단기준이 상이한 점(사적 검열의 문제점)4) , 임시조치 후 법원이 해당 정보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종국적으로 결정하는 경우 게시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제한함으로써 발생되는 피해를 회복할 수 없고,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하는 점, 인터넷서비스제공자(이하 “ISP”라고 한다)는 법률상 책임(민사책임 등)의 부담감을 감소시키거나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임시조치를 남용할 우려가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이 있으므로,5 임시조치 제도는 피해자 보호 등 공익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엄격하고 통일성이 확보된 심사기준에 따라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하고,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그 적용을 자제해야 한다.

 

2) 혐오표현 규제

우리나라에는 혐오표현의 법적 정의가 부재하며, 우리가 혐오표현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대부분의 정보는 혐오표현이기 때문에 규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명예훼손, 모욕죄, 인터넷상 불법정보 등에 해당되어 형법, 정보통신망법 등 개별 법률에 의해 규제되는 것이다.6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KISO 정책규정 제21조는 인터넷상 자율정화 활동을 하기 위해 스스로 엄격한 규정을 마련한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현행 법률에 따르면 인터넷상 유통이 금지되지 않는 혐오표현의 유통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 인터넷서비스이용자(이하 “ISU”라고 한다)의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 또는 제한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3) 심의 결정의 검토

(1) 적용조항의 타당성

KISO 정책위원회는 해당 게시물은 정책규정 제21조의 적용대상이 아니고, 정책규정 제3조(명예훼손)의 적용대상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밝혔다. 이는 종교에 관한 해당 게시물의 경우 헌법상 보다 강한 표현의 자유 대상인 점,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 법률이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정책규정 제21조 적용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하고, 해당 게시물이 형법․정보통신망법 등 개별 법률에 반하는 내용의 정보일 경우에만 인터넷상 유통을 금지 또는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명백하게 밝힌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KISO 정책위원회가 해당 게시물에 대해 정책규정 제21조를 적용하지 않고 정책규정 제3조를 적용하여 판단한 것은 타당하다. 다만, 정책규정 제21조는 현행 법률에서 허용되는 정보의 유통까지 금지 또는 제한할 우려가 있는 점,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방식,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 등 구성요건에 추상적 개념이 있어 그 판단기준이 모호한 점 등의 문제점이 있으므로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책규정 제3조는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와 유사한 구조이므로,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엄격하고 통일성이 확보된 심사기준에 따라 임시조치 인정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심의내용의 타당성

해당 게시물은 “△△와 ○○의 대화” 카페(3건), “△△□□□” 카페(6건) 등에 유통되고 있는 총 10건의 정보로, 특정 종교 등을 비판하고자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 등에서 특정 종교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특정 종교 집단이나 그 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해당 게시물의 내용이 모욕적으로 느껴질 소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되나, 종교의 자유(헌법 제20조제1항)에는 다른 종교를 비판하는 자유가 포함되고, 다른 종교나 종교집단에 대한 신앙교리 논쟁으로 반대종파에 대한 비판의 내용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최대한 보장받아야 하는 점,7 종교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최고의 가치로 상정하고 있는 도덕적·정신적·지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조건이고 민주주의 체제가 존립하기 위한 불가결의 전제로서 다른 기본권에 비하여 보다 고도로 보장되어야 하는 점8 등을 고려하여, 해당 게시물에 대해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은 “특정 종교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 등 인격권을 침해하는 경우에 종교의 자유 보장과 개인의 명예 보호라는 두 법익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그 비판행위로 얻어지는 이익, 가치와 공표가 이루어진 범위의 광협, 그 표현방법 등 그 비판행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비판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타인의 명예 침해의 정도를 비교 형량하여 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9 해당 게시물을 정책규정 제3조에 따라 임시조치하기 위해서는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자가 당사자임을 밝히고, 명예훼손 사유를 소명해야 하며, 해당 게시물의 URL을 적시”해야 한다. 요청인은 특정 종교의 단체로서 해당 게시물로 인한 명예훼손의 당사자로 인정하기 어렵고, 명예훼손 사유를 소명하지 않고 혐오표현이라는 이유로 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요청한 점에서 정책규정 제3조제1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사실의 적시’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해당 게시물의 내용은 특정 종교에 대한 가치판단이나 평가로서 사실의 적시가 아닌 점에서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없다. 혐오표현이 현행 법률상 불법정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책규정 21조 적용을 주장한 요청인의 입장에서 그 적용여부를 판단하더라도, 특정 종교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상대로 한 욕설, 비하하는 내용 등의 해당 게시물은 특정 종교나 특정 종교의 신도들을 모욕하는 표현으로 볼 수도 있으나, 그로 인하여 특정 종교집단이나 그 구성원들에게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KISO 정책위원회가 “특정집단을 지칭할 것”,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을 사용할 것”, “해당 집단이나 그 구성원들에게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할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결정한 것은 설득력이 있다. 다만, 정책규정 제21조는 현행 법률상 허용되는 정보의 유통까지 제한 또는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자율규제 목적이라도 그 적용을 가급적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요컨대, 해당 게시물은 특정 종교를 비판하기 위해 개인의 가치판단이나 평가로 사실의 적시가 아니므로 명예훼손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종교에 대한 표현은 일반적인 언론·출판의 자유 영역에 비하여 보다 강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 등의 이유로 정책규정 제3조 위반으로 볼 수 없다. 또한 혐오표현은 현행 법률에 따라 인터넷상 유통이 금지된 불법정보가 아니므로, 해당 게시물은 정책규정 21조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KISO 정책위원회가 해당 게시물에 대해서 ‘해당없음’ 결정을 한 것은 타당하다.

 

 

  1.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정책규정 3조 (임시조치 등) ① 인터넷상의 게시물로 인한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자는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 회원사에게 삭제, 반박내용의 게재 또는 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1.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자는 당사자임을 밝혀야 한다.

    2. 명예훼손 사유를 소명해야 한다.

    3. 해당 게시물의 URL을 적시해야 한다. [본문으로]

  2. 이것은 해당 게시물이 특정 종교 등을 이유로 특정집단에 대해 차별·비하하는 발언이라면 정책규정 제21조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당 게시물이 정책규정 제21조의 적용대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본문으로]

  3. 헌법재판소 2012. 5. 31. 2010헌마88 [본문으로]

  4. 헌법 제21조 제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언론·출판에 대한 사전검열을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 때의 검열은 일반적으로 허가를 받기 위한 표현물의 제출의무, 행정권이 주체가 된 사전심사절차, 허가를 받지 아니한 의사표현의 금지 및 심사절차를 관철할 수 있는 강제 수단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를 말한다. ; 대법원 2004. 4. 13. 2001초472(2001도3495 [본문으로]

  5. 최종선(2013),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임시조치제도에 관한 연구, 『성균법학』, 제25권 제4호, 481~485. [본문으로]

  6. 최종선(2018), 국내외 혐오표현 규제 법제 및 그 시사점에 관한 연구, 한양논총 제35집 제3호, 52~53. [본문으로]

  7.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6다87903 [본문으로]

  8. 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다38288 [본문으로]

  9.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6다87903 [본문으로]

저자 : 최종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과장/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법무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