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관검색어 삭제 요청 심의결정 리뷰

1. 기업 연관검색어 삭제 요청의 건 사실관계

. 이 사건의 사실관계

신청인 기업이 제조‧판매하는 샴푸, 바디클렌저 등의 제품에 “옥시 가습기 사건”에서 드러난 유해 살균제 성분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2016. 5. 3. 이후 언론에서 보도된 이후로 최근까지도 언론에서 계속 공론화되었다. 또한 위 신청인 기업이 제조‧판매하는 제품들을 검색하면, 가습기 또는 가습기 살균제가 연관검색어로 함께 노출되거나, 가습기살균제 성분 샴푸 리스트를 검색하면 신청인 기업이 제조‧판매하는 제품들이 연관검색어로 함께 노출되었다. 그러나 사실은 신청인 기업은 2016. 8. 말경부터 유해살균제 성분을 각 제품에서 제외시켜 제조하여 오고 있었다. 이에 신청인 기업은 현재 제조되는 샴푸 바디클렌저들에는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성분이 없음에도 위와 같이 가습기 또는 가습기살균제와 연계된 연관검색어가 함께 노출되는 것에 대하여 삭제를 요청하였다.

. 심의결정의 주요 내용

위와 같은 심의요청에 대하여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정책위원회는 2016. 11. 1. 정책규정 제13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이 사건 연관검색어를 삭제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로 표결 절차를 거쳐 삭제할 필요 없다는 취지의 “해당 없음” 결정을 하였다.

정책규정 제13조 (예외적 삭제)

① 회원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닌 한 연관검색어 등을 제외하거나 삭제하지 아니한다.

3. 제5조 제2항의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에 해당하지 않는 자가 권리침해 등을 이유로 연관검색어 등의 삭제를 요청한 경우로서, 그 내용이 공공의 이익 또는 공적 관심사와 관련이 없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이거나, 일정기간 언론보도 등을 통해 공론화되지 않은 사유 등으로 그와 관련된 일반 이용자의 알권리보다 연관검색어 등 또는 해당 검색결과가 특정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가 더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1) 이 사건 연관검색어가 명백히 허위인지 여부

신청인 기업은 올해 8월부터 해당 성분을 제외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해당 유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기존에 생산되어 유통된 사실은 인정되며, 기존 제품이 모두 수거되었다거나 현재 유통 중이지 않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연관검색어들을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 공공의 이익 또는 공적관심사와 관련되어 있는지 여부

해당 유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의 경우 이용자의 생명, 건강 및 안전 등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공공의 이익 또는 공적 관심사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해당 성분이 사용된 제품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최근까지 언론에 기사가 게재되는 등 현재도 공론화되고 있는 사안으로 볼 수 있다.

3) 알권리가 신청인 기업의 명예훼손보다 더 보호되어야 할 가치인가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해당 검색어 및 검색결과에 대한 일반 이용자의 알권리가 신청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보다 보호되어야 할 가치라고 판단하였다.

2. 심의결정에 대한 검토

이 사건 심의결정의 쟁점이 되었던 1) 명백히 허위인지 여부, 2) 공공의 이익 또는 공적관심사와 관련되어 있는지 여부, 3) 알권리와의 이익형량에 대한 판단 등은 크게 이론이 있을 수 없는 해석들이다. 다만, 이 사건 연관검색어와 관련하여서는 심의결정의 근거와는 별개로 이 사건 심의 요청에는 향후 (1) 자동화된 결정과정, 알고리즘 투명성에 대한 이슈, (2) 잊힐 권리와 관련된 이슈가 향후 계속적인 논쟁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어 이에 대하여만 간단히 언급하기로 한다.

. 자동화된 결정과정과 최근의 이슈들

며칠 전 “네이버가 정부 당국이 요청할 경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 특정 검색어를 삭제‧제외 할 수 있는 회사 차원의 지침을 갖고 있다”라는 보도가 있었다.1 이 보도는, 단순히 회사 차원의 지침의 문제로 한정 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오늘날 “자동화되어 결정되는 의사결정”이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왔음에도, 그 기준이 되는 알고리즘의 로직에 대하여는 기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검색서비스 사업자들에 대한 신뢰가 여러 차례 문제 제기되어 온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즉 이는 “투명하지 못한 절차, 과정”에 대한 이용자 신뢰의 문제로 충분히 정리되지 않는다면 향후 계속해서 문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에서는 그간 개인정보보호 디렉티브(EU Data Protection Directive)에서 자동화된 처리절차에 대한 규제가 있었으며, 최근 제정된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에서도 디렉티브보다 좀 더 강화된 프로파일링 등 자동화된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 및 이용자에 대한 설명에 대한 규제를 도입한 바 있다.2

한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정책규정 제2조 제3호에 따르면 “회원사가 이용자의 검색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의 일환으로 이용자들이 입력한 검색어 데이터베이스를 기술적으로 분석하여 특정 검색어를 입력한 이용에 바로 이어 입력될 확률이 높은 검색어를 화면에 자동으로 제시하는 기능에 의하여 제시되는 검색어”를 연관검색어로 정의하고 있다. 즉, 연관검색어 이슈 역시 바로 “(알고리즘에 의하여) 기술적으로 분석”하여 자동적으로 입력된 검색어와 연관되는 연계검색어를 제시한다는 것으로, 일반적인 자동화된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 문제와 연계되는 이슈로 해석된다.

연관검색어 서비스는 한 공동체에서 다수의 시민들이 관심 있게 검색하는 이슈들을 공개하여 공론화를 촉진시킨다는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를 촉진하는 민주주의에 보탬이 되는 서비스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관련 알고리즘의 정책이 공개되지 아니한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비의도적인 차별성, 편향성, 편협성 등의 윤리적 정치사회적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간 여러 가지 문제점도 지적된 바 있다.3

따라서 이 사건 심의요청과정에서는 쟁점은 되지 않았으나, 연관검색어 정책 역시 자동화된 의사결정 과정에서 그 근거가 된 알고리즘 자체의 투명성 및 설명에 대한 규제 논의가 향후 구체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연관검색어와 잊힐 권리

피신청인 기업은 2016. 8.부터는 더 이상 유해 살균제 성분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이 검출되지 아니하는 샴푸, 바디클렌저 등을 제조하였음에도, 이후에도 계속 가습기와 연계되는 연관검색어에 노출되고 있는 바, 이는 잊힐 권리 등과 연계될 소지가 있다. (물론 이 사안에서는 유해 살균제 성분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제품이 전부 수거되어 더 이상 판매되지 않음이 입증된 바 없어 연관검색어에 여전히 가습기 등이 노출됨은 전적으로 부적절해졌거나, 현재와 무관하거나 지나치다고는 볼 수 없어 잊힐 권리를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고 해석된다.)

자동화된 검색결과에 있어서 잊힐 권리 이슈가 존재함을 본격적으로 지적한 것은 유럽사법재판소의 “온라인상 잊힐 권리에 대한 판결”에서였다.4 이 판결에서 유럽사법재판소는 “처음에는 정확한 정보가 적법하게 처리되었다 하더라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정보의 수집 또는 처리 목적 및 경과된 시간에 비추어 부적절하고 무관하며 지나치게 될 경우 지침 제6조(1)(c)에서부터 (e)5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과거에 적법한 사실인 정보라 하더라도 현재에는 부적절하거나 무관하며 지나치게 될 경우에는 이러한 사정이 반영되어야 함을 판단한 바 있다.

한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정책규정 제13조의 예외적 삭제 규정을 검토하여 보면, 제13조 제1항 제1호에서 “연관검색어 등 해당 검색결과가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경우”, 같은 조 같은 항 제5호에서 “개인이 권리침해 등을 이유로 연관검색어 등의 삭제를 요청한 경우로서, 연관검색어 등 자체가 그의 명예 또는 사생활 보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미를 띠고 있는데 그 연관검색어 등을 선택했을 때의 검색결과는 전혀 존재하지 않거나 그러한 의미와 무관한 내용만 검색되는 경우”에는 연관검색어 등을 제외하거나 삭제하도록 되어 있어, 현재로서는 유럽연합 판결에서 규정한 잊힐 권리보다 더 광범위한 연관검색어 삭제권이 인정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3. 맺으며

이 심의 결정은 그 결론에 이르는 논리 과정 및 결론은 합리적이었다고 해석된다. 다만, 향후 이러한 자동화된 의사 형성 과정에서 알고리즘의 투명성 이슈, 잊힐 권리 등의 문제가 함께 문제시 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심의 결정이 이러한 해석에 중요한 고민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향후 여러 가지 측면을 검토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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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합뉴스(2016. 12. 25.). 네이버·다음 실시간 검색어 ‘정부요청시 삭제’ 조항확인. Available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2/23/0200000000AKR20161223176200017.HTML [본문으로]
  2.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16). 『EU의 알고리즘 규제 이슈와 정책적 시사점』 [본문으로]
  3.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16). 『EU의 알고리즘 규제 이슈와 정책적 시사점』 [본문으로]
  4. Case C-131/12 Google Spain SL, Google Inc. v. AEPD, Mario Costeja González (ECJ 13 May 2014) [본문으로]
  5. (c) 개인정보의 수집 및 재처리가 목적에 비추어 적절하고 관련 있으며 지나치지 않을 것

    (d) 정확할 것 그리고 필요하다면 최신 정보로 갱신할 것. 정보 수집 또는 재처리의 목적에 비추어,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한 정보의 삭제, 정정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합리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e) 정보의 수집 또는 재처리 목적을 위해 필요한 기간 이상의 정보주체에 대한 신원확인은 허용하지 않는 형식으로 유지될 것. 회원국은 역사적, 통계적, 또는 과학적 이용을 위하여 더 장기간 저장되는 개인정보에 대한 적절한 보호 장치를 규정해야 한다 [본문으로]

저자 : 김보라미

법무법인 나눔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