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시장 지형 분석 : 신세계-알리 동맹을 중심으로
Ⅰ. 서론
최근 한국 이커머스1 시장은 대형 인수합병(M&A)과 경쟁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소형 플랫폼들은 생존 경쟁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대표되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면서 중국(China)과 이커머스를 합친 ‘C-커머스’라는 개념이 등장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플랫폼의 한국 시장 확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치열해진 경쟁 환경에서 신세계그룹은 최근 CJ그룹과의 물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알리바바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간 협력을 공식화했다. 본 글은 이러한 변화가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해외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시장 확장
1. 최근 시장 환경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2이 가속화되면서 모바일 쇼핑이 보편화되었고, 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세계 5위이며, 전체 소매유통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28.2%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3
한국 온라인쇼핑거래액은 지난해 242조 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쇼핑 거래 비중도 연간 27%에 육박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7.9% 증가한 182조3654억원으로 나타났다.4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발전 과정에 따라 세 가지 세대로 구분하고 있다.5 먼저 제1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인터파크, 옥션, G마켓 등 초기 오픈마켓을 포함한 형태로 정의했다. 제2세대(2000년대 후반부터 코로나19 이전까지)는 11번가, G마켓, 티몬, 위메프, 쿠팡 등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가 주도한 시기다.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는 제3세대로 분류되며,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물류 및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며 더욱 복합적인 사업 모델을 형성하고 있다.6 제3세대 이커머스는 온라인 쇼핑 서비스가 물류, 데이터, 포털, 커뮤니티 등과 융합하여 더욱 활성화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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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시장에서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인수합병과 사업 매각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또한,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가격과 품질 경쟁을 넘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물류 역량 강화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도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2004년 미국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이라는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으며, 2019년 미국의 전체 가구 수중 59%가 가입하게 되었고, 2022년 기준 2억 명을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쿠팡 와우 멤버십,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구독형 멤버십을 운영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충성도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쿠팡은 매년 큰 폭의 매출 증가를 실현했으며 당기순이익 또한 2023 회계연도에 이익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2024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531억 원을 달성하였고 당분기순이익은 318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쿠팡의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후 처음이다. 쿠팡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이 342억원으로 1~2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 3분기에 흑자 전환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0% 성장한 10조7377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커머스는 지난해 10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와 멤버십 제휴 등 효과에 힘입어 4분기 7751억 원의 매출을 보였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 상품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벌이고 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종합몰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에서 알리익스프레스가 2위(912만 명), 테무가 3위(823만 명)를 기록하며 국내 중위권 이커머스 플랫폼을 위협하고 있다.7 우리나라 인구 5100만 명 중 소비 인구를 15~70세로 가정시 최소 75%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약 3800만 명에 달한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사용자를 중복 가정시 중국 이커머스 기업이 한국 유통시장을 20% 가량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8
2.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진출과 과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검색 포털로서 가격 비교가 가능한 네이버쇼핑과 자체 물류망을 보유한 쿠팡이 양대 축을 이루며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기업들이 직구 시장을 넘어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3년부터 강력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알리익스프레스와 한국에서 공식 법인을 설립한 테무가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2018년 2조9000억 달러에서 2023년 5조8000억 달러로 5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14.6%)은 전체 소매업 성장률(4.4%)의 3.3배에 달했다.
2023년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매출 순위에서는 1위 아마존(미국), 2위 징동닷컴(중국), 3위 알리바바(중국), 4위 핀둬둬(중국), 5위 쿠팡(한국) 순으로, 상위 5대 기업 중 3개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9
중국 알리바바그룹 계열의 직구 기업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알리 이용자 수는 2021년 2월 168만 명에 불과했으나, 4년 만에 1000만 명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테무는 2023년 7월 한국에 진출한 이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3위로 올라서 급성장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의 관세 조치로 대미 수출에 제동이 걸린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한국 시장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접 구매(해외 직구) 규모는 7조95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특히 전체 해외 직구액의 60%가 중국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C-커머스의 공세 강화로 인해 중국 직구 거래액이 48% 급증해 4조7772억 원에 이른 영향이 크다.
특히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협력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는 2021년 3조4400억 원을 들여 G마켓(구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인수했으나, G마켓은 쿠팡의 ‘로켓배송’과 네이버의 ‘네이버멤버십’ 전략에 밀려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알리바바와 5대 5 출자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시장 내 입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10 이번 빅딜은 투자비 회수를 고려하는 신세계와 한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연착륙을 꾀하는 알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알리바바는 중국 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탄탄한 물류 네트워크와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러한 알리바바의 강점을 활용해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알리바바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ross-border E-commerce)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제품의 해외 직접 판매(역직구)를 지원하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11
테무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며 판매자가 중국 내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만 하면 플랫폼이 이후 가격책정, 판매, 배송, AS를 전부 관리하는 완전 위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12
한국에 진출한 중국 이커머스 기업은 저가 상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 한국 소비자 관점에서 비용 절감과 제품 선택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택배 물동량의 증가로 국내 택배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반면, 해외 직구로 인한 품질 보증 문제, 한국 소상공인의 매출 하락,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도 제기된다.13
중소 규모 중국 제조업체에서 이용자 개인정보 관리를 위해 전문 인력과 비용을 투자할지 의문이며 알리 플랫폼에 입점한 중국 제조업체는 18만8432개로 상호와 이메일만 공개해 제조업체에서 제3자에 넘겨진 개인정보가 보이스피싱 등에 범죄에 악용될 우려도 제기된다.14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유관기관에서 조사를 실시, 법 개정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약관을 심사해 총 47개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 조치했다. 업체별로 알리와 테무는 각각 16개, 31개의 불공정 조항을 약관에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15
플랫폼은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소비자 권리를 종합적으로 보호하며,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조정함으로써 거래 행동을 개선하고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타오바오는 위조 상품을 판매한 판매자에게 벌점을 부과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며, 특정 상품에 대해 ‘위조 1건당 3배 배상’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소비자 권익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판매자의 불만을 초래하고 플랫폼의 감독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균형 있게 조정하는 것이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에 있어 중요한 과제이다.16
Ⅲ. 결론
국내 B2C 이커머스 시장은 기존 국내 기업 간 경쟁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 기업들이 초저가 전략과 저비용‧고효율의 국제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들은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협력은 국내 시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의 쿠팡, 네이버, 11번가 등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물류, 소비자 보호, 공정 경쟁 등의 다양한 정책적 과제를 동반한다.
국내 기업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서비스 개선에 투자해야 하며, 이는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자율규제의 역할도 중요하다. 업계 내에서 공정한 시장 운영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율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플랫폼 기업들은 판매자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준을 스스로 정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 및 제품 안전성 검증을 위한 자율적 감시 시스템을 마련하여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지속 가능한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자율규제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율규제와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 이커머스 분야는 거래되는 재화나 용역의 종류에 따라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본 글은 이커머스 상품군별 거래액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쇼핑’ 분야에 한정해 살펴보았다. [본문으로]
-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아날로그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변환하는 디지털화(digitisation)와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이들의 상호 연결을 활용하여 새로운 행위 또는 기존 행위에 변화를 유도하는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효과를 의미한다. OECD, 201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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