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배달의민족 인수에 따른 영향은

개요

지난해 12월 독일계 배달 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40억 달러(4조8000억 원 규모)에 인수했다. 국내 인터넷 기업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2011년 5월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콜야 헤벤스트라이트, 마르쿠스 푸르만, 루카츠 가도프스키 등이 설립한 DH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DH의 매출은 2013년 4200만 유로에서 2017년 5억4400만 유로로 10배 이상 상승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길거리에서 주운 전단지의 식당 정보 5만 개를 모아 2010년 6월 배달 외식업 주문을 연계해주는 배달 앱을 처음 출시했다.

배민은 지난해까지 누적 다운로드 4500만 건을 넘어설 만큼 급성장했다. 특히, 신선한 개념과 파격적 마케팅으로 음식 배달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한국 스타트업계의 대표적인 성공 롤모델로 꼽힌다.

성장세와 미래 사업 등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아 2014년 1월 알토스벤처스·스톤브릿지캐피털·IMM인베스트먼트·사이버에이전트에서 120억 원을 투자받았다. 2014년 11월엔 골드만삭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서 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전체 배달 음식 시장은 12조 원 규모이며, 그 중 배달 앱 시장은 약 3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국에서 배달 문화가 발달하게 된 이유로 전문가들은 지형적 특수성과 ‘빨리빨리’ 문화에서 그 답을 찾는다. 인구 밀도가 높은 지형적 특수성 때문에 배달 문화가 성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한국인의 성향이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인수·합병 배경 및 영향

최근 M&A는 급속한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고,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해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플랫폼의 경쟁력은 기술과 서비스 품질보다도 많은 가입자 수에 있다. 대규모 가입자 확보를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경쟁사 인수다.

국내외 모두 음식배달 O2O(On-line to Off-line) 산업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평가받는다. 모건 스탠리는 2020년까지 레스토랑 업계 총 매출 2200억 달러 중 40%를 음식배달 O2O 업체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특히 배달 앱 서비스는 기존에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는 형태보다 간단하고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으므로 급속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배민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표한 누적 다운로드 수는 4000만 건, 등록업소 수 24만 개, 월 주문 수 2800만 건에 달한다. (2018년 12월 기준) 우리 국민 2명 중 1명은 배민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가 24만 개 가맹점에서 매달 2800만 건에 달하는 주문을 하는 것은, 연간으로 따지면 엄청난 데이터가 된다. 더군다나 해를 거듭하면서 쌓인 데이터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빅데이터의 운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푸드테크의 발전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음식배달 O2O의 높은 시장성을 입증하듯 우버, 디디츄싱, 그랩, 고젝 등 차량 공유업체들은 경로 탐색의 알고리즘과 이미 확보한 많은 고객을 경쟁력 삼아 음식배달 O2O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은 거대 내수 시장과 저렴한 인건비를 기반으로 2016년에 이미 시장 규모가 1662억 위안(약 27조 원)에 이르는 등 음식배달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표] 글로벌 주요 배달서비스 관련 기업 현황(자료=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배민 측은 인수합병을 발표하며 “국내외 거대 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 같은 위기감이 글로벌 연합군 결성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위 기업이 모든 고객과 데이터를 흡수하는 승자 독식의 플랫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위기의식의 결과로 읽힌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기업의 인수합병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온라인 유통시장은 파편화돼 있어 2~3개 업체가 합쳐진다고 하더라도 절대적 시장점유율과는 거리가 있었고, 온라인 유통 채널에 대한 기대와 역할 또한 업체별로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상위 업체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배민과 DH의 인수합병을 계기로 글로벌 수준의 배달서비스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가맹점주들은 이번 합병이 배달 앱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외국계 자본에 인수된 이후에는 ‘투자금 회수’가 정책 결정의 기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DH가 배민을 인수하면 배달 앱 시장점유율이 90%에 달해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합병 기업이 당분간 요기요와 배민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더라도 종국에는 두 곳을 통합해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두 곳이 소비자들이 뚜렷이 구분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달리 말해 소비자에게 밀접한 대체성이 있다면, 합병 기업이 밀접한 각각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따로 제공하지 않고 통합해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수수료 인상에 대한 우려는 앞으로 DH와 배민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배달 종사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배달업 노동시장의 변화는 고용 관계 변화를 수반할 수 있다.

배민은 운송업체를 인수해 ‘배민 라이더스’를 창설했다. 배민 라이더스는 배민 앱을 통해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주문자에게 배달해주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O2O 서비스에 종사하는 국내 플랫폼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52만10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특수고용직으로 근로기준법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기에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신산업 분야의 기업 인수합병은 경쟁 제한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와 효율성에 미치는 효과를 비교해 균형 있게 볼 것”이라며 “특히 인수합병으로 탄생한 새로운 기업의 기술혁신으로 인한 소비자가격 인하 같은 동태적 효율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맺음말

배달 식품, 모바일 주문 방식 등에 대한 니즈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음식배달 O2O 서비스는 앞으로도 성장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O2O 서비스 모델은 오프라인 음식 및 외식업 서비스 및 가격도 중시해야 하므로 양자가 함께 성장하는 구도를 이뤄가야 할 것이다.

O2O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제2의 배민을 꿈꾸는 창업자들이 도전 의식을 갖도록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규제 완화와 아울러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지 않는 규제 보완책도 함께 필요하다. 두 가지 대립하는 측면에서 균형점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6년 11월 출간된 ‘배민다움 : 배달의민족 브랜딩 이야기’ 첫 번째 장에는 ‘살아남는 기업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자기다움’을 만들고 지켜간다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10여 년 간 ‘자기다움’을 지켜온 배민이 다시 초심을 되새겨야 할 시기다.

 

 

  [참고 문헌]

 

저자 : 박엘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