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배당(Data dividend) 도입 추진 배경과 전망

들어가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대형 IT기업들의 수익을 소비자들과 함께 나누는 이른바 ‘데이터 배당(Data dividend)’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캘리포니아 주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성장한 구글, 페이스북 등 IT기업들이 소비자들의 개인 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한 만큼 소비자들에게 그 값을 지불해야 한다며 데이터 배당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도입 추진 배경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일부 학자들은 가장 강력하고 엄격한 소비자 프라이버시법(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 CCPA)이 발원되기도 한 캘리포니아 주의 특성상 데이터 배당제도 수월하게 입법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해 통과되어 2020년 시행 예정인 CCPA는 데이터 배당제의 근간이라 볼 수 있다. CCPA는 쉽게 말해 개인 정보수집, 이용 권한을 기업에서 소비자로 옮겨놓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어떤 기업에도, 그 기업이 수집해놓은 모든 자신의 정보에 대해 수정,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다. 또 기업은 소비자가 개인 정보 수집 및 사용을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비스 질을 낮춰선 안 된다. 나아가 기업의 보안 통제 실패로 데이터 유출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들이 데이터 유출 사고를 겪은 기업을 고소할 수 있게 된다.

CCPA는 개인 정보 수집, 이용에 대한 권한을 소비자에게 옮겨놓음으로써 개인 정보에 대한 가치를 상승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 더불어 이로 인해 개인 정보에 대한 가치를 일정 금액으로 환산해 기업에 요구하게 되는 단계의 논의까지 불러일으켰다.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 주지사(개빈 뉴섬 공식 홈페이지)

현황과 전망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개빈 뉴섬 주지사 대변인실은 개인 정보에 대해 값을 매기는 방법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IT기업의 분기별 수익을 월별 활동자 수로 나누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트위터의 올 1분기 매출은 9억9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억2300만 명의 월별 트위터 활동자들에게 2.83달러씩 벌어들인 셈이 된다. 데이터 배당금 산출에 대한 연구는 전문가로 구성된 입법연구회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모인 개인의 데이터 배당금은 지역사회 기금 형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제도의 입법화 과정에 참여 중인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 크리스 퓨즈는 데이터 배당의 벤치마킹 모델로 알래스카 영구기금을 꼽았다. 알래스카 영구기금제는 석유 등 알래스카 주의 천연자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주민들에게 1/n로 균등하게 배당하는 제도다. 일종의 기본소득(Basic Income)제로도 볼 수 있다. 알래스카 주 정부는 1956년 알래스카 주 헌법에 천연자원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주인인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였고, 1976년 제이 해먼드 주지사(공화당)의 주도하에 알래스카 영구기금법을 제정하였으며, 1982년부터 계속하여 주민들에게 매년 1회 배당하고 있다. 이 밖에 알래스카 주 의회가 영구 기금의 투자 관리를 위해 만든 APFC(Alaska Permanent Fund Corporation: 알래스카영구기금회사)를 통해 수익금은 인플레이션 대비금, 기금 운용비, 투자 등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5월 전문가들과 주 의원들은 데이터 배당제에 대한 입법 토론을 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사실 데이터 배당제는 수년간 실리콘 밸리에서 논의되어 왔다”면서 “(데이터 배당제는) IT, 정보, 기술 회사가 번창하고 자동화의 진보가 일자리를 없앤 시점에서 증가하는 소득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또한 본디 배당금은 기업이 개인 데이터를 판매할 경우 국가나 소비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었어야 할지 모른다”면서 반(反) 기술적인 제도가 아닌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해당 법안을 반대하는 주 의원들은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의 가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제품 원가를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라면서 “데이터에 일일이 값을 매기고 이를 세금으로 지불하게 하는 것은 이중과세 우려가 있으며 이는 기업 옥죄기로 비추어져 해당 산업에 대한 생산성 및 투자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관련 법안의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CCPA에서 데이터 배당 출현으로 이어진 개인 정보에 대한 논의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개인 정보에 대한 권리를 보다 강력하게 발휘하도록 고취했다. 더불어 소비자의 개인 정보를 활용하는 데에 있어 기업들은 이전보다 더 큰 책임을 지게 되었다. 나아가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내 다른 주 만이 아니라 유럽 및 아시아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문헌]

  1. Newsom wants companies collecting personal data to share the wealth with Californians. By JAZMINE ULLOA-L·ATimes https://www.latimes.com/politics/la-pol-ca-gavin-newsom-california-data-dividend-20190505-story.htm
  2. California Wants To Copy Alaska And Pay People A ‘Data Dividend.’ Is It Realistic?. By Angel Au-Yeung-Forbes https://www.forbes.com/sites/angelauyeung/2019/02/14/california-wants-to-copy-alaska-and-pay-people-a-data-dividend—is-it-realistic/#68003226222c
  1. How Much Is Your Data Worth? By Jill Cowan-The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2019/03/25/us/newsom-hertzberg-data-dividend.html
  2. 알래스카주 영구기금제도(Alaska Permanent Fund)-주앵커리지출장소 월간 보고서(2015.11.03.)
  3. 해외 개인정보보호 동향 보고서-한국인터넷진흥원(NIA, 2018.06.)
저자 : 남동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기획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