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규제 좌담회> 커뮤니티의 자율규제 이슈와 과제
<좌담 주제>
커뮤니티 사이트와 대형 포털의 자율규제 이슈는 유사한 부분이 있는 반면, 규모의 차이와 사이트 특성에 따른 차이 등으로 인해 이슈 영역이 다른 측면도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진 입장에서 자사의 게시판이나 회원 관리에 있어 최근 어떠한 자율규제 이슈가 있는가, 그리고 그 이슈의 해결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김경수 뽐뿌커뮤니케이션 팀장
뽐뿌는 스마트폰 정보 등 전자 상거래 관련 쇼핑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회원수는 약 150만 명입니다. 다른 커뮤니티들이 그러하듯이 우리도 사이트 특성에 맞는 게시판 운영원칙 등의 규정을 두고 있고,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뽐뿌의 인지도가 향상되며 이전보다 게시판 관리 및 회원관리 이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에 특정 기업과 그 기업으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이용자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용자가 작성한 기업 피해사례 게시물이 발단이 되어 현재 법률쟁점화 된 이슈 인데, 권리침해(임시조치) 관련 내용입니다. 망법에 따라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자의 요청이 있어, 지체없이 임시조치를 하였으나, 최초 게시자가 다시 재게시를 요청하여 이에 응해주었는데요, 재게시를 해주었다는 부분과 관련하여 해당 기업에서는 법률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습니다. 뽐뿌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었는데요. 이러한 경우 사업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경험 이외에도 맛집 리뷰, 상품 등에 대한 이용후기를 게시하는 사례가 있는데, 식당이나 기업 측에서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나수진 SLR클럽 팀장
SLR클럽은 카메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저희도 약 150만명 정도의 회원수를 확보하고 있는데요, 최근 한 국가기관으로부터 게시물 삭제 요청을 받아 처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삭제 요청을 받은 내용은 병역을 기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시물이었는데요, 내부적으로 고심하다 병역 면탈 대상이 아닌 사람들에게까지 이러한 정보가 제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게시물 삭제에 응해주었습니다.
이번 건 처리를 진행하며 생각해본 것인데요, 다수의 정부기관으로부터 게시물 삭제 요청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 사업자가 무조건적으로 지워주다 보면 한편으로는 이용자 불만이 커질 수도 있고, 이용자 표현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정부기관의 요청에 불응했을 경우 사업을 영위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 김대기 다음커뮤니케이션 팀장
SLR 클럽의 사례와 같은 일이 빈번하여 과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정부부처에 공문을 발송하여 정부기관에서 삭제 대상으로 판단한 게시물을 처리하는 절차를 안내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해당 공문에 따르면, 정부기관이 관련 분야의 특정 게시물을 삭제대상으로 판단하여 취급의 제한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7호 내지 제9호에 해당하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하여 처리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만약 요청받은 사항이 국가적 법익에 관한 부분인 경우, 망법 제44조 제3항에 따라, 병무청장이 방송통신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어 해당 정보의 취급 제한 등을 요청하시도록 안내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추후 다른 정부 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도 동일한 절차를 준용하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만약 사업자와 국가기관 간에 업무협약(MOU)이 체결되어 있다면, 해당 협약에 기반하여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직접 처리가 가능합니다. 다만, 이 경우 국가기관에서 불법성에 대한 기준과 처리 절차 등을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 이호철 오늘의 유머 대표
오늘의 유머는 사이트 이름 그대로 유머 정보 등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회원수는 약 40만명 가량 됩니다.
뽐뿌 김경수 팀장님이 말씀하신 부분이 악성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이슈라 생각되는데요, 저도 이 부분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질서를 정리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악성 바이럴 마케팅은 인터넷 공간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예컨대, 소위 알바를 고용하여 특정 제품이나, 기업 등을 홍보하는 악성 바이럴의 경우, 정작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을 이용하고 나서 인터넷에서 살펴본 바와는 달리 제품 만족도가 매우 낮아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러한 악성 바이럴 마케팅은 인터넷 공간의 신뢰도를 저해하는 사례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바이럴 마케팅이 기업이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여론조작’ 등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부분도 있어 이에 대한 규율정립은 미루어 둘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박상철 파코즈 하드웨어 대표
파코즈 하드에워는 컴퓨터 하드웨어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회원수는 35만명 가량 되구요, 저희도 바이럴 마케팅이나 공격적인 게시글을 작성하시는 분들이 있어 이에 대해 나름의 사이트 내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바이럴과 관련하여 말씀하신 부분들 때문에, 파코즈는 일반 게시판에서의 상품추천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품거래시 회원 간의 의심 또는 불신 형성을 예방하고 이용자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인데요, 상품 관련 리뷰를 작성하고자 한다면, 지정된 게시판에서만 게시 가능하도록 하여 특정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최소화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상품관련 리뷰가 다른 사이트에도 등록된 것이 확인된 경우에는 이를 상업적 목적에서 작성된 것으로 간주하고, 순수한 의미로 보지 않고 삭제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격적인, 악성, 명예훼손 성 게시물 관리를 위해 뽐뿌나, 오늘의 유머, 클리앙 등의 사이트들도 시행하고 있는 배심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관리자의 권한을 최소화하고 회원들로 하여금 자율적인 게시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우수 회원에 한해 ‘배심원’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인데요, 회원 가운데 약 2,000여명이 배심원단으로 활동하며 1인 1일 3회 찬반투표가 가능합니다. 배심원 제도의 장점이라면, 관리자보다 신속하게 음란, 불법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차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게시물 관리와 더불어 파코즈는 회원등급 관리를 하고 있는데요, 일명 ‘유아독존’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습적으로 공격성 게시글 또는 댓글을 작성하는 회원에게 해당 등급을 부여하여 본인이 작성한 글은 본인만 확인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