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통과와 은산분리 시사점

 

  1. 서론

 

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된 이후 핀테크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상품과 지급결제서비스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기대와 활용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사실상 독과점적인 시장이었던 은행산업에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신규 진입함으로써 금융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산업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함께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은산분리규제의 완화가 늦어지면서 정보통신업(ICT) 주력 기업(이하 “ICT기업”이라 한다)이 대주주로서 주도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지분보유가 제한되면서 복잡한 주주 구성으로 인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증자에 어려움을 겪고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이 경영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하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이라 한다)이 2018년 9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은 지난 10월 16일 공포되어 공포후 3개월 후인 2019년 1월 17일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은행법」에서 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보유를 4%로 제한하고 있는 은산분리규제를 완화하는 것으로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배경과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은산분리규제 완화의 의미와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경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우리 정부도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오고 있다. 이러한 방향에서 국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추진되었는데, 정부는 2015년 6월 인터넷전문은행의 조기 출현을 위해 현행법 내에서 적격성을 갖춘 자에게 우선적으로 시범인가를 진행하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하였다.1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2015년 11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대해 「은행법」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를 결정하면서 전자금융거래의 방법으로 은행업을 영위하도록 하는 부대조건을 부과하였다.2 이후 케이뱅크는 2016년 12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아3 2017년 4월 출범하였으며, 카카오뱅크는 2017년 4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아4 2017년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하였다. 2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시작한 이후 빠른 속도로 고객을 유치하는 등 금융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출범 1년 만에 고객수 700만명, 총 대출액 8조원에 이르고 있는 등 외형적인 규모면에서는 크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과 평가나 은행산업에 미친 효과 등을 분석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시점이지만, 전반적으로 금융소비자의 편의성 제고와 은행산업에 경쟁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의 중ㆍ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취급함으로써 대출 접근성을 개선하고, 24시간 영업을 통한 이용 편의성과 수수료 면제 등 가격부담을 완화하여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기존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을 위해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핀테크 기반의 디지털금융 경쟁이 보다 가속화되고 있는 등 은행산업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과의 차별성이나 혁신성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의 핵심 인프라는 빅데이타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의 구축인데, 현재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모두 기존 개인신용평가회사(CB)의 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등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이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개인정보와 관련된 규제의 문제 때문이기도 한데, 이와 같은 사례는 국내 은행산업에서 핀테크 등 금융서비스의 혁신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이유가 국내의 규제체계와 규제환경의 문제라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2018년 5월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신설 이후 외형적 성장, 산업내 경쟁촉진 등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가 확산되고 있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져온 변화를 심화ㆍ확산시킬 수 있도록 경쟁도 평가 등을 거쳐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추가인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5

 

  1.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의 주요 내용

 

ICT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이 2018년 9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2019년 1월 1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제정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은 「은행법」에서 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 보유를 4%로 제한하고 있는 은산분리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금융주력자인 ICT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은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은산분리규제를 완화하여 적용하고 있다(법 제5조제1항). 한편, 인터넷전문은행 주식 보유한도(10%)를 초과하여 34%까지 보유할 수 있는 ICT기업의 자격 및 주석보유와 관련한 승인요건을 출자능력,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 경제력 집중에 대한 영향, 주주구성계획의 적정성,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촉진 및 서민금융 지원 등을 위한 기여 계획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5조제2항). 현재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대통령령 제정안6 에 따르면 보유한도를 초과하여 34%까지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주주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상호출자제한대상 기업집단은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되지 못하도록 하되, 정보통신업 주력그룹에 한하여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안 제2조).

둘째, ICT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를 확대하면서 대주주의 사금고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인터넷전문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의 금지행위들을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대주주에게 신용공여를 할 수 없고(법 제8조), 대주주가 발행한 주식을 취득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법 제9조). 이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할 수 없도록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하여 외부에 공개되지 아니한 자료 또는 정보의 제공을 요구하는 행위, 경제적 이익 등 반대급부의 제공을 조건으로 다른 주주와 담합하여 인터넷전문은행의 인사 또는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과 관련하여 신용공여를 조기 회수하도록 요구하는 행위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사후적인 규제장치를 강화하고 있다(법 제10조).

셋째, 인터넷전문은행 이용자의 보호 및 편의증진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대면영업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일반은행과 사실상 동일한 업무를 영위하면서 비대면거래를 통해서만 금융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 오히려 금융소비자 보호가 취약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대통령령 제정안에 따르면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 65세 이상의 노인의 편의증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전자금융거래의 방법으로 거래를 시도하였으나, 법령, 기술상 제약으로 거래를 최종 종료하기 어려운 경우7 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대면영업을 허용하고 있다(안 제7조).

 

  1. 은산분리규제 완화의 의미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분리(金産分離)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 ICT기업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주식한도를 제한하는 규제이다.8 현재 은행 이외에 다른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금산분리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소위 은산분리(銀産分離)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은산분리규제는 거대한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하여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거나 사금고화 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금융시스템 안정에 기여해왔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규제와 관련된 주요 쟁점은 ICT기업의 주식 소유를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 것인가와 사전적 소유규제인 은산분리규제를 완화하는 경우 어떠한 사후적 규제수단(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대주주 발행증권 취득 금지, 인가요건 정기적인 재심사 등)을 부여할 지에 대한 논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은행의 소유규제는 동일인 주식보유한도가 원칙적인 규제이고, 산업자본의 주식보유한도를 별도로 정하고 있는 규제체계라는 점에서 보면 은산분리규제 완화는 전반적인 은행의 소유규제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산업자본의 주식보유한도가 현행 4%에서 동일인 주식보유한도인 10%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동일인 주식보유한도도 완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ICT기업에 주식 보유를 34%까지 허용하는 은산분리규제 완화는 산업자본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소유규제가 완화되는 동시에, 지배주주 소위 은행의 주인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규제 문제는 은산분리규제 완화에 따른 문제, 즉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대주주 발행증권 취득 금지 등 사금고화 문제를 방지하면서, 동시에 지배주주가 나타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추가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9 아울러 은행은 주주뿐만 아니라 예금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주주 관점보다도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지배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1. 향후 발전방향

 

지금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의 전제 조건으로 은산분리규제 완화가 주로 언급되고 있는데, 보다 중요한 사항은 금융의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스마트한 규제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은행산업의 변화와 혁신의 문제는 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국내 금융산업에서 핀테크 등 금융서비스의 혁신이 어려운 이유는 국내 금융규제 체계와 규제환경의 문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핀테크 기반의 금융서비스의 혁신을 위해서는 은행산업이나 금융시장 내의 불필요한 금융규제 완화 등 규제체계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금융서비스 혁신을 위한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건전성 감독 및 금융소비자 보호 규제는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자금조달 및 자산규모 확대과정에서 고금리 예금수신 비중이 높아지면, 고위험 투자가 증가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가 취약해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와 관련해서는 은산분리규제와 관련된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한 이후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성과 및 평가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의 필요성 등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금융위원회,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보도자료, 2015.6.18. [본문으로]
  2. 금융위원회,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 보도자료, 2015.11.29. [본문으로]
  3. 금융위원회, 「케이뱅크은행 은행업(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보도자료, 2016.12.15. [본문으로]
  4. 금융위원회, 「카카오은행에 대한 은행업 인가」, 보도자료, 2017.4.5. [본문으로]
  5. 금융위원회,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 보도자료, 2018.5.2. [본문으로]
  6. 금융위원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제정령안」, 금융위원회 공고 제2018-288호, 2018.10.17. [본문으로]
  7. 예를 들면, ① 휴대폰분실, 고장 등의 사유로 금융거래가 일시적으로 어려운 경우, ② 보이스피싱 사기 우려가 의심되어 보이스피싱법에 따라 전자금융거래가 제한된 계좌에서 출금, 자동이체 등을 하려는 경우 등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경우에는 대면영업이 가능함. [본문으로]
  8.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인 ICT기업은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지방은행 15%)를 초과하여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은행법」 제16조의2제1항). 다만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은행 주식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은행법」 제16조의2제2항). [본문으로]

  9. 현행 「은행법」상의 규제들은 ‘주인이 없는 산업’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배주주가 있는 은행’에 대한 소유-경영의 분리 문제, 내부통제 강화와 이해상충 차단 등을 위한 규제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음. [본문으로]

저자 : 조대형

(현)순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전)입법조사처 인터넷전문은행 이슈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