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판사가 정책결정 제2호 상의 ‘기타 공인’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심의결정 리뷰

1. 대상 심의결정의 내용

KISO 정책위원회는 2014. 4. 23. 현직판사가 정책결정 제2호 상의 ‘기타 공인’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심의결정을 내렸다(2014심6). 심의결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 건 심의대상은 현직 판사인 신청인 OOO관련 게시물 4건이다. 위 게시물은 신청인과 관련된 두 가지 사건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청인은 위 게시물이 본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취지로 삭제를 요청하였다.(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는 정책결정 제2조(제14호로 개정된 것) 중 ‘처리의 제한’에서, 임시조치를 요청하는 자가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인 경우’와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공직자, 언론사 등일 경우’를 구분하고, 임시조치 제한 요건을 달리 정하고 있다.본 사안에서 신청인은 현직 판사이므로, ‘처리의 제한’ 중 어느 기준을 적용해야 할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판사는 헌법상 지위가 보장된 공직자이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근거로 정책결정 제2호 ‘처리의 제한’ 제2항의 ‘정무직공무원 등 공인’으로 분류하여 규율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으나, 다수 의견은 신청인이 ‘일반’ 검사인 경우 ‘처리의 제한’ 제3항의 ‘공직자, 언론사 등’을 적용한 선례에 따라 ‘일반’ 판사도 같은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따라서, 본 사안은 ‘처리의 제한’ 제3항에 따라 심의대상 게시물이 신청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인지 여부가 쟁점이다.심의대상 게시물 1, 2는 신청인이 공보판사로 특정사안의 처리 결과를 설명한 것을 근거로, 신청인을 비판한 게시물이며, 게시물 3, 4는 신청인이 담당한 사안의 진행 관련한 비판의 게시물이다. 이 중 게시물 1, 2의 사안은 신청인이 처리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해당 법원의 처분 결과를 설명하는 공보판사의 역할을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에 대해 단정적으로 신청인이 해당사안의 결정을 하였다는 취지로 게시된 게시물 2는 명백한 허위의 사실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게시물 2는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적 표현을 사용하여 신청인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지역과 신청인의 판사직 수행 간에는 아무런 개연성이 없으며 게시물에서도 그와 관련한 어떠한 설명도 없다는 점에서 이 표현은 특정 지역에 대한 게시자의 편견을 공직자 개인을 비방하는 데 사용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단 이에 대해서는 지역 차별의 대상이 반드시 신청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청인에 대한 상당성을 잃은 공격으로 볼 수 없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음을 부기해둔다.)게시물 1의 경우, 언론 기사를 단순히 복사한 게시물이며, 또한 내용 역시 신청인이 해당 결정을 하였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신청인에 대한 비판이 아닌, 해당 처분을 한 판사에 대한 비판임이 명백하므로, 위 사실은 신청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또한, 게시물 3, 4 의 경우 신청인이 해당사안을 명백한 허위 사실임을 소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게시물의 표현과 내용을 고려할 경우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표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따라서 본 위원회는 표결 절차를 거쳐 심의 대상 게시물 중 게시물 1, 3, 4에 대해서는 ‘해당없음’으로, 게시물 2에 대해서는 ‘삭제 또는 그에 준하는 조치’로 각각 결정한다.

 

2. 대상 심의결정의 의의

KISO 정책위원회는 2012. 7. 25. 정책결정 제14호(「정책결정 2호 추가 결정」)를 내리면서 다음과 같이 정책결정 제2호의 내용을 추가한 적이 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라 한다) 정책위원회는 정책결정 제2호(2009.6.29, 2010.5.18. 추가결정)의 [처리의 제한]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① – ② 생략③ 임시조치를 요청하는 자가 제2항의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그가 공직자, 언론사 등일 경우 임시조치를 요청하는 게시물의 내용이 그 업무에 관한 것으로서(그가 공적 지위를 벗어난 때에도 해당 지위에 있을 때 발생한 공적 업무에 관한 것이면 여기에 포함된다)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것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시조치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본다.1. 게시물의 내용이 명백한 허위사실임이 소명된 경우2. 게시물의 내용 자체 또는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주변 정황에 의해 그 게시물의 내용이 해당 공직자 등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인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정책결정 제14호에서 주목할 것은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이외의 공직자나 언론사가 임시조치를 요청하는 경우의 처리기준이다. 구체적으로 그 요건 및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이외의 공직자나 언론사가 임시조치를 요청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정책결정 제14호를 통해서 임시조치 제한대상이 되는 공인의 범위를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에서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공직자와 언론사 등’으로 대폭 확대한 것이다. 정책결정 제14호에서 기존의 정책결정 제2호상의 공인의 개념보다 공인의 범위를 확대한 취지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고 있다.정무직 공무원은 선거에 의하여 취임하거나, 임명에 국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대통령, 국무총리, 지방자치단체장, 감사원장, 국회 사무총장, 국무위원, 각 부처의 차관 등을 의미하는데, 전체 공인 중 정무직 공무원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정책결정 제2호에서 임시조치가 제한되는 ‘공인’의 범위를 ‘정무직 공무원 등’으로 제한하다보니 정무직 공무원은 아니지만 판사, 검사, 고위 공직자 및 군과 경찰의 고위직 공무원 등은 제외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게시물의 내용이 임시조치 요청자의 업무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여기서 공적 업무의 범위와 관련하여, 임시조치 요청자가 공적 지위를 벗어난 때에도 해당 지위에 있을 때 발생한 공적 업무에 관한 것이면 공적 업무에 포함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기준은 KISO가 2010. 5. 18. 내린 정책결정 제5호(「정책결정 제2호의 ‘공적업무’에 대한 추가결정의 건」)의 내용인 “공인이 공적 지위를 벗어난 때에도 해당 지위에 있을 때 발생한 공적 업무는 정책결정 제2호의 ‘처리의 제한’ 중 공적 업무에 포함된다.”에서부터 제시되었는데, KISO가 2012. 7. 25. 내린 정책결정 제14호에서도 그대로 수용되고 있다.

셋째, 당해 게시물의 내용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것이어야 한다.

넷째, 임시조치를 할 수 있는 요건과 관련하여서는, ‘게시물의 내용이 명백한 허위사실임이 소명된 경우’ 이외에 ‘게시물의 내용 자체 또는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주변 정황에 의해 그 게시물의 내용이 해당 공직자 등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인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도 추가하고 있다.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의 경우보다는 임시조치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글에서 리뷰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서 KISO 정책위원회가 2014. 4. 23. 내린 심의결정(2014심6)은 바로 위의 네 가지 요건 중 첫 번째 요건 및 네 번째 요건이 문제된 경우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심의결정의 대상이 된 게시물의 임시조치 신청인은 현직 판사로서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공직자와 언론사 등’에 해당되느냐가 첫 번째 쟁점이 되고 있다. 판사는 헌법상 지위가 보장된 공직자이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근거로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에 해당한다는 소수의견이 있었으나, 다수의견은 신청인이 ‘일반’ 검사인 경우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공직자와 언론사 등’에 해당한다고 결정한선례에 따라 ‘일반’ 판사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선례란 바로 2011. 9. 16.의 「“오해는 곤란하다, OOO검사를 욕하지마라!” 게시물의 명예훼손 여부 심의의 건」에 관한 심의결정(심의-제2011-09-01호)으로 이해된다. 당시에는 아직 정책결정 제14호가 내리기 전의 경우로서, 검사가 정책결정 제2호 상의 ‘정무직 공무원 등의 공인’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례였다. 이 사례에서 KISO 정책위원회는 정책결정 상의 ‘공인’의 범위가 이후의 논의를 통해 보다 명확하게 정해지기 전에는 엄격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음을 감안하여, 검사는 정책결정 제2호 상의 ‘정무직 공무원 등의 공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정무직 공무원 등의 공인’ 이외에 방송사가 관련된 2012. 3. 28.의 「(주)문화방송의 명예훼손 및 저작권침해 신고 심의의 건」에 관한 심의결정(2012심3)이 존재한다. 이 사건의 경우에 KISO 정책위원회는 임시조치 신청인인 (주)문화방송은 공적인 성격의 기관으로서 명예훼손의 피해 주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고, (주)문화방송의 대표인 사장은 정책결정 제2호에서 말하는 공인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이들 사례 이후 KISO 정책위원회는 2012. 7. 25. 임시조치 제한대상이 되는 공인의 범위를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에서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공직자와 언론사 등’으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정책결정 제14호를 공포함으로써, 그동안 해석에 의해 제시하였던 기준을 정책결정의 형태로 명문화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글에서 리뷰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서 KISO 정책위원회가 2014. 4. 23. 내린 심의결정(2014심6)은, 일반 판사는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공직자와 언론사 등’에 해당한다고 본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가질 뿐만 아니라,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공직자와 언론사 등’의 범위를 보다 확대하였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선례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둘째, 두 번째 쟁점인 심의대상 게시물이 신청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인지 여부와 관련하여서이다. 특히 ‘삭제 또는 그에 준하는 조치’의 결정이 내려진 게시물 2의 경우에는, ① 관련 사안이 신청인이 처리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해당 법원의 처분 결과를 설명하는 공보판사의 역할을 수행한 것에 불과한바, 이에 대해 단정적으로 신청인이 해당사안의 결정을 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은 명백한 허위의 사실로 볼 수 있다는 점, ②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적 표현을 사용하여 신청인을 비판하고 있는 내용은 특정 지역과 신청인의 판사직 수행 간에는 아무런 개연성이 없으며 게시물에서도 그와 관련한 어떠한 설명도 없다는 점에서 특정 지역에 대한 게시자의 편견을 공직자 개인을 비방하는 데 사용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으로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논거로 제시하였다.

특히 후자의 논거의 경우에는 KISO 정책위원회가 2014. 1. 27. 정책결정 제22호(「온라인 공간에서의 차별적 표현 완화를 위한 정책결정」)을 통하여 제시한 온라인 공간에서의 차별적 표현 완화를 위한 처리기준과도 관련되어 있다. 왜냐하면 정책결정 제22호는 회원사로 하여금 지역‧장애‧인종‧출신국가‧성별‧나이‧직업 등으로 구별되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방식을 사용하여 해당 집단이나 그 구성원들에게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하는 게시물이 유통되고 있음을 신고 등을 통해 알게 된 경우 이를 해당 집단이나 그 구성원들에 대한 차별적 표현으로 보아 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결정 제22호가 제시하고 있는 차별적 표현의 판단기준은 임시조치 요청의 대상이 된 당해 게시물이 신청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심의결정이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3. 결론

이상에서는 KISO 정책위원회가 2014. 4. 23. 내린 심의결정(2014심6)에 대해서 그 내용과 의의를 간단하게 분석하였다. KISO 정책위원회는 그동안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집적된 판단기준들을 정책결정의 형태로 반영해 왔으며, 또한 후속 사례들을 통해서 정책결정들이 제시하는 판단기준들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이 글에서 리뷰대상이 되고 있는 심의결정도 바로 이러한 과정의 연속선상에 있는 사례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특히 공인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 그리고 공인의 범주를 유형화하려는 시도 등은 명예훼손법제에 있어서 현재의 국내 이론이나 판례도 시도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좀 더 구체화되고 집적됨으로써 향후 한국 사회에서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라고 하는 가치들간의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려는 작업은 보다 풍부해 질 것으로 판단된다.

 

저자 : 황성기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교육위원회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심사 전문위원/게임물등급위원회 등급재분류자문위원/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편집위원/헌법재판소 헌법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