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친구찾기 기능과 개인정보보호

1. 들어가며

SNS는 온라인상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티형 웹사이트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SNS의 본질을 설명해주는 단어를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아마 ‘네트워크(network)’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SNS를 이용하여 네트워크의 중심에 서고 싶어 하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이를 반대로 설명하면, 좋은 SNS는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네트워크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일 것이다.

이처럼 SNS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사람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내 지인들이 나를 찾아내서 친구로 추가할 수 있도록 일정 부분 자신의 개인정보를 드러내야 한다. 그리고 이용자도 자신의 지인, 혹은 지금은 모르더라도 앞으로 네트워크를 맺고 싶은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본인 외에 다른 사람을 검색하거나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 이런 SNS의 본질로 인하여 SNS는 태생부터 개인정보나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새로운 기능이 개발될 때마다 어김없이 유사한 논쟁이 되풀이 되곤 한다.

이하에서는 페이스북의 ‘친구찾기’ 기능이 위법하다는 독일의 판결을 살펴보고,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피할 수 있는 SNS에서의 친구찾기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

2. 페이스북 ‘친구찾기’ 기능에 대한 독일 판결 1

페이스북의 ‘친구찾기’ 기능은 이용자가 본인의 이메일 계정에 등록되어 있는 이메일 주소를 페이스북으로 불러와서 친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이다. 페이스북에 신규로 회원 가입을 하면 친구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해 주고 있는데, 이메일 주소를 이용한 친구초대 기능도 그 중 하나이다.

2010년 11월 29일, 페이스북의 ‘친구찾기’ 기능에 대해 독일 연방소비자협회는 이메일주소를 통해 페이스북에 회원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을 초대하는 것이 부정경쟁방지법, 연방 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베를린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2

이에 대해 베를린 지방법원에서는 2012년 3월 6일, 페이스북의 ‘친구찾기’와 약관이 부정경쟁방지법, 민법, 연방 정보보호법 등의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초대 메일의 전송 책임이 개별 이용자에게 있다고 항변하였다. 즉, 이용자가 자신의 친구 범위를 확대하기 위하여 직접 전송한 메일이기 때문에 이는 사적인 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용자가 메일을 작성하고 전송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이 플랫폼을 제공하였으므로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3 또한 초대 메일 수신자의 이메일 주소 이용에 대해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연방 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4

페이스북은 항소하였으나, 지난 1월 24일 베를린 고등법원에서도 1심과 동일한 판결이 내려졌다.5

이번 판결로 인하여 페이스북은 회원들에게 주소록의 이메일 주소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사전에 명백하게 고지해 주어야 하며, 초대 메일을 받는 비회원들에게는 이메일 주소가 활용된 이유와 앞으로 이메일 주소의 활용을 원치 않을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알려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버시 관련

3. SNS, 지인정보 활용 vs 개인정보보호

앞서도 언급하였으나 친구를 맺지 않은 상태의 SNS 가입은 의미가 없거나 최소한 별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SNS 사업자들은 다양한 친구찾기 방법과 단계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름이나 생년월일 검색을 통하여 회원 중에 친구가 있는지 찾는 방법도 있으며, 아직 회원가입을 하지 않은 친구라면 초대 메일을 발송하는 기능도 있을 것이다. 독일에서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은 페이스북의 ‘친구찾기’ 기능의 경우, 특정 서비스나 기능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며 모든 SNS 사업자에게 공통으로 해당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하여 PC에서 포털이 차지했던 플랫폼의 역할을 모바일에서는 라인, 카카오톡, 위챗 등의 모바일 메신저가 담당하며 급속도로 성장 중에 있는데 모바일 메신저도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주소록, 즉 지인의 휴대폰 번호를 통해서 친구 추가를 하는 구조이다. 페이스북에서 메일 서비스 계정에 저장되어 있는 메일주소를 불러와서 친구찾기를 도와주는 것과 모바일 메신저가 스마트폰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휴대폰 번호를 활용하여 친구찾기를 도와주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친구추가나 친구찾기를 전면 금지할 수도 없는 일이며, 이는 해당 SNS를 이용하는 정보주체들이 원하는 바도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독일 판결에 비추어 SNS에서 기존 주소록의 지인 목록을 활용할 때의 주요 논점과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이용자에게 메일 계정의 주소록이나 스마트폰 주소록 내의 지인 연락처 활용에 대해 명확하게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주소록에 있는 연락처가 누구의 개인정보인지 살펴봤을 때, 일차적으로는 각 연락처의 당사자들이 정보주체가 될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인정보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주소록에 있는 지인의 개인정보도 이용자 본인의 개인정보에 포함된다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용자의 주소록에 있는 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자의 개인정보로 볼 수는 없다는 주장도 충분히 가능하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용자가 소유하고 있는 지인의 주소록을 활용함에 있어서 그 목적과 방식에 대해 충분히 고지하고 동의를 받는 것은 SNS에서의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이용자 오해와 불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둘째,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각 개별 당사자들에게 반드시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주소록의 지인들에게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해석을 하면 결과적으로는 주소록의 지인 정보는 활용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한다.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의 지인들에게 연락처 활용에 동의하냐고 묻기 위해서는 이미 정보의 활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연락처 내의 정보주체에게 사전 동의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며, 동의를 받기 위해 지인들에게 연락을 할 경우 이미 동의 없이 정보를 활용한 모순에 빠지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해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0조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즉, 정보주체 이외로부터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되, 정보주체의 요청이 있을 때에는 ‘개인정보의 수집출처, 개인정보의 처리목적, 개인정보 처리의 정지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고지해 주는 것이다.

셋째, 친구 초대를 위한 메일이나 문자 발송이 불법 스팸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 페이스북 판결에서 살펴보면 사전에 수신자의 명백한 동의를 받지 않고 자동호출기기, 팩스 또는 전자우편을 이용하여 광고를 하는 경우 부당방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독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보았다.6 국내의 경우 정보통신망법에 의하면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고자 할 때에 전화, 팩스는 반드시 사전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이메일은 사전 동의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수신거부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안내토록 하여 더 이상 이메일을 받아보고 싶지 않은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가 보내는 친구초대 메일이나 문자를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 대립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SNS에서의 친구초대 기능을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 즉 불법스팸으로 전면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SNS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그 안에서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가고 싶어 한다. 그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발적인 친구 초대를 불법 스팸으로 규율한다면 과도한 규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SNS 이용자들이 자발적․선택적으로 친구 초대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안내와 함께 적절한 절차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4. 마치며

인터넷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의문을 가지게 되는 생각 중 한 가지는 오프라인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 온라인으로 넘어오면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하는 골칫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모임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친구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온라인 모임을 위하여 친구에게 초대 메일을 보내거나 문자를 보내는 것은 이번 독일 판결과 같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아마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신의 정보 통제권이 정보주체인 본인에게 있지 않고, 인터넷 기업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용자들의 우려와 오해에는 인터넷 기업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SNS의 ‘친구찾기’ 기능이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주소록이 어떻게 활용 되는지에 대해 이용자에게 쉽고 명확하게 안내해 주어야 하며, 이용자가 스스로 해당 기능의 이용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회원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메일이나 문자를 발송할 경우에도 해당 정보주체에게 원치 않는 중복 메일이나 문자를 거부할 권리를 보장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인터넷 기업에서는 개인정보와 관련 있는 기능이 이용자의 자발적 선택에 따라 사용될 수 있도록 적절한 통제권을 보장해 주어야 하며, 해당 내용을 간결하고 쉬운 내용으로 이용자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용자와 약속한 내용 안에서만 정보가 활용되고 있음을 보증하여 이용자로부터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이러한 인터넷 기업의 노력을 바탕으로 SNS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이용자 불안을 해소하고, 기업과 이용자 모두가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건강한 SNS 이용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1. 본 판결에서 다루어진 여러 논점 중 이하에서는 ‘친구찾기’ 기능의 개인정보보호 침해 관련 논점만 다루기로 한다. [본문으로]
  2. 한국인터넷진흥원(2010.12.), ‘독일 연방소비자보호협회, 소비자 권리 침해를 이유로 페이스북에 소송제기’, 『인터넷 법제 동향 제39호』, 52~53쪽. [본문으로]
  3. 한국인터넷진흥원(2014.01.), ‘독일 베를린 고등법원, 페이스북 친구찾기 및 데이터보호규정은 연방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된다고 판결’, 『인터넷 법제 동향 제76호』, 26~29쪽. [본문으로]
  4. 한국인터넷진흥원(2012.03.), ‘獨 베를린 지방법원, 페이스북 친구찾기 및 약관은 연방 정보보호법 등 위반 판결’, 『인터넷 법제 동향 제54호』, 10~11쪽. [본문으로]
  5. Socially Aware(2014.03.03.), German Court Rules Against Facebook’s “Friend Finder”, 기사링크: http://www.sociallyawareblog.com/2014/03/03/german-court-rules-against-facebooks-friend-finder/ [본문으로]
  6. 한국인터넷진흥원(2014.01.), ‘독일 베를린 고등법원, 페이스북 친구찾기 및 데이터보호규정은 연방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된다고 판결’, 『인터넷 법제 동향 제76호』, 26~29쪽. [본문으로]
저자 : 이재림

네이버 개인정보보호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