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난 트위치, 한국에서의 향후 스트리밍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인 트위치가 2024년 2월 27일 한국 사업을 종료했다. 2017년 7월 3일 한국에 트위치 코리아를 설립해 진출한 이후, 약 6년 반만이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트위치는 기존의 스트리밍 플랫폼에 비해 별도 애드온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위주로 검색이 편리하게 되어있는 등 이미 글로벌에서 검증된 사용하기 편리한 플랫폼이라는 이점이 있었다. 또한, 트위치 코리아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인기 온라인 스트리머(Streamer,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방송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가 트위치로 이동하면서 이용자를 확보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적극적인 투자는 이용자를 다시 트위치로 끌어오고, 이는 다시 신규 스트리머를 끌어들이는 선순환을 만들어 트위치는 한국 게임 스트리밍에서 압도적인 흥행에 성공한다. 특히 젊은 이용자의 스트리밍 시청률이 높았는데 2019년에는 Z 세대(1997년 생~2012년 생)가 가장 많이 사용한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1

트위치가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과 차별화된 기능이라면 게임별 검색 및 추천이 용이하다는 점, 비교적 적은 지연시간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소통할 수 있다는 점, 전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청자가 유입되기 좋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대체제로 알려진 국내의 아프리카TV, 해외의 유튜브 라이브가 있는데, 아프리카TV는 국내 한정적인 플랫폼이라는 점이, 유튜브 라이브는 지연시간이 비교적 길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고, 두 서비스 모두 게임 전문 플랫폼이 아니다 보니 게임별 검색 및 추천이 용이하지 않다는 불편함도 있었다. 또한 아프리카TV에서 1080P의 고화질 시청을 위해서는 그리드라는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트위치는 한국에서 이용자와 및 뷰어십을 성공적으로 확보했음에도, 이와는 별개의 비용적인 이슈를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위치에서는 2022년 9월 30일부터 대한민국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최대화질을 기존의 1080P(Full-HD급 화질)에서 720P(HD급 화질)로 낮추는 정책을 시행하였는데, 당시 네트워크 요금 비용 부담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공지한 바 있었다.2

또한 2022년 12월 13일부터는 한국 법률준수를 이유로 VOD 서비스도 종료하는 등 한국에서의 서비스를 크게 축소하며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망 사용료, 글로벌과는 다른 국내법 준수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 2023년 12월 5일 한국 사업 철수를 발표한 트위치 댄 클랜시 CEO는 이번 트위치 코리아 사업을 종료하며 타 국가보다 10배가량 높은 망 사용료를 언급했다. 이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 망 사업자들은 이는 사실과 다르고, 트위치 코리아의 경영 실패의 원인을 망 사용료로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논평을 내기도 하였다.

원인이 무엇이건, 트위치는 2월 27일 한국서비스를 종료하였고, 이제 스트리밍 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사업자의 경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이 경쟁에는 기존 2위 사업자였던 아프리카TV뿐만 아니라, 새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가 참전하여 기존 트위치의 스트리머와 이용자를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트위치에 이어 2위 사업자였던 아프리카TV는 이번을 기회로 특히 젊은 세대의 선택을 받기 위한 정책을 다수 마련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보라(보이는 라디오) 콘텐츠 등 게임이 아닌 토크 등의 영역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게임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비주력 카테고리에 해당했으며 존재하는 게임 콘텐츠 역시 대부분 스타크래프트 등 고전 RTS 게임 위주였다. 이러한 현상은 아프리카TV의 주요 시청자층이 아프리카TV를 꾸준히 시청하던 높은 연령대에 몰려있기 때문이지만, 한편으로 새로운 시청자가 아프리카TV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원인이 되었다. 아프리카TV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브랜드명을 ‘숲(SOOP)’으로 변경하면서 아프리카TV에서만 활용하던 스트리머를 이르던 BJ(방장)란 명칭을 버리고 스트리머를 활용하기로 하는 등 다각도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버츄얼 스트리머(실제 방송하는 스트리머의 모습이 나오는 것이 아닌, AI 등을 통해 합성한 캐릭터의 모습이 나타나는 방송을 의미한다)의 영입3 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등 젊은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치지직’이라는 게임 중심 스트리밍 서비스를 새롭게 런칭했다. 2023년 12월 19일, 즉 트위치가 한국서비스 철수를 공표한 2주 뒤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은 트위치와 유사한 인터페이스 채택, 적극적 마케팅,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 대거 영입을 통해 한국에서의 포스트 트위치를 자처하고 있다. 치지직의 경우 신생 플랫폼이기에 기존에 이용하던 이용자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었다. 아프리카TV와 달리, 트위치의 이용자가 치지직으로 건너오더라도 유사한 채팅, 방송 등 문화가 이어져서 트위치 시청자를 온전히 흡수하기 좋다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또한 네이버의 기술력이 플랫폼에 바로 반영되면서, 초기부터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교적 빠른 시기인 2024년 2월 19일에 누구나 방송할 수 있는 ‘스트리밍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별문제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구사한다는 점과 방송과 채팅의 딜레이 문제 등 기술적인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트위치가 철수하기 전부터 이미 2위 사업자였던 아프리카TV의 상황과는 다르지만, 네이버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입성했다는 것이 확실해짐으로써 트위치 코리아 철수의 최대 수혜자는 네이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트위치 코리아의 철수 이후 국내 사업자들은 국내에서의 스트리밍 서비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여기서 트위치와 아프리카TV, 유튜브 라이브의 선례에서 보듯이 플랫폼 전쟁은 네트워크 효과를 불러일으켜 승자독식의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자가 많은 플랫폼에 유명한 스트리머가 몰리고, 그 유명한 스트리머가 다시 시청자를 불러오는 순환이 그것이다.

다만 이러한 경쟁이 너무 국내 시장 위주로 펼쳐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트위치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다수의 국내 스트리머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스트리밍을 제공하긴 하였지만, 일부 스트리머는 영어 등을 사용하며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였고, 유명 프로게이머의 방송 경우 국내 이용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였다. 하지만 현재 치지직과 아프리카TV는 국내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할 뿐, 한국어 이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특히 아프리카TV는 ‘숲’으로 리브랜딩하면서 해외 진출에 도전한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이는 트위치와 같이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별 ‘숲’을 런칭하겠다는 의미여서 국내 스트리머의 해외 진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스트리밍 시장을 넓히지 못하고, 국내 스트리밍 문화를 ‘갈라파고스화’할 우려가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중요한 시장이 된지 오래다. 특히 게임 스트리밍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모든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한국서비스를 종료한 트위치를 대신해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의 승자가 되는 일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해 한국 스트리머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스트리밍 플랫폼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일 수 있을 것이다. ‘치지직’과 ‘아프리카TV’ 모두 적극적으로 해외 시청자를 모객할 방법을 고심하여 스트리머와 전 세계를 이어주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https://www.ilovep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305 [본문으로]
  2. https://blog.twitch.tv/ko-kr/2022/09/28/%ED%95%9C%EA%B5%AD-twitch-%EC%97%85%EB%8D%B0%EC%9D%B4%ED%8A%B8/ [본문으로]
  3. 치지직 어쩌나…트위치 1위 스트리머 ‘우왁굳’, 아프리카TV로 이적, https://www.mk.co.kr/news/it/10916201 [본문으로]
저자 : 나현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