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묻고, 포털에서 확인하다 : 질문형 AI 시대의 정보 탐색 변화

1. 프롤로그
“AI에게 묻고, 포털에서 확인하다: 질문형 AI 시대의 정보 탐색 변화”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ChatGPT에게 말을 건다. “KISO저널에 ‘AI에게 묻고, 포털에서 확인하다: 질문형 AI 시대의 정보 탐색 변화’라는 제목으로 글을 하나 써야 해. 뭐라고 쓰면 좋을까?” ChatGPT는 오늘도 그럴듯한 한 편의 글과 함께 나의 시간을 압축시켜준다. 잘못된 거짓 정보는 덤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네이버를 열고, 관련 기사와 보고서, 논문을 찾아보며 KISO저널에 제출할 원고를 마무리한다.
수필의 형태를 빌려보았지만, 이는 실제로 필자가 이 글을 쓰기 위해 거친 과정이다. 필자는 그동안 AI에 관한 여러 편의 학술 연구를 진행해왔고, 검색과 관련해서도 일정한 연구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AI 시대에 이용자의 정보 탐색 경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바뀔 것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주제는 현재 진행형의 변화에 가깝다. 따라서 필자는 관련 논문과 보고서, 신문 기사를 취합해 스스로의 지식을 정리해야 하고, 수많은 가능성 가운데 어떤 변화가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어떤 변화가 앞으로 중요해질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 논문과 보고서, 신문 기사를 빠르게 정리해주는 일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가장 잘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이 글을 쓰는 필자의 모습은 생성형 AI 시대 이용자의 정보 탐색 방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AI에게 묻고, 그 답변을 출발점 삼아 다시 포털에서 확인한다. 생성형 AI는 생각의 초안을 만들어주고, 포털은 그 초안이 기대고 있는 정보의 출처와 맥락을 확인하게 해준다. 이 과정에서 정보 탐색은 단순히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는 행위에서, 질문하고, 요약받고, 다시 검증하는 복합적인 과정으로 바뀌고 있다.
2. 생성형 AI 답변의 편리함과 불안정성
생성형 AI가 정보 탐색의 출발점으로 빠르게 자리 잡는 이유는 분명하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용자는 여러 검색 결과를 일일이 열어보지 않아도, 하나의 질문만으로 배경 설명과 핵심 쟁점, 관련 사례, 글의 구성 방향까지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특히 낯선 주제를 처음 접할 때 생성형 AI의 답변은 유용하다. 무엇부터 찾아봐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생성형 AI는 대략적인 지도를 그려주고, 복잡한 정보를 이해 가능한 문장으로 정리해준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동시에 불안정성을 동반한다. 생성형 AI의 답변은 매우 자연스럽고 그럴듯하게 제시되지만, 그 안의 정보가 항상 정확하다고 보장되지는 않는다. 존재하지 않는 논문을 언급하거나, 실제와 다른 통계를 제시하거나, 오래된 정보를 최신 정보처럼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오류가 어색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매끄러운 문장 속에 숨어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틀린 답변을 틀렸다고 느끼기보다, 잘 정리된 설명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따라서 생성형 AI는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요약과 설명은 이용자의 시간을 줄여주지만, 그것이 곧 검증된 지식이라는 뜻은 아니다. 생성형 AI 시대의 이용자는 생성형 AI에게 답을 받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답변이 기대고 있는 근거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이때 포털 검색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성형 AI가 생각의 초안을 제공한다면, 포털은 그 초안이 실제 정보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게 해주는 통로가 된다.
3. 교차 검색 : AI 시대 이용자의 새로운 검증 습관
생성형 AI의 답변이 편리하지만 불안정하다면, 이용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현실적인 답은 하나의 답변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AI가 제시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다시 포털에서 검색하고, 관련 기사와 보고서, 공식자료, 논문, 커뮤니티 반응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처럼 여러 정보 경로를 오가며 답변의 정확성과 맥락을 확인하는 방식을 ‘교차 검색’이라고 부를 수 있다.
교차 검색은 단순히 같은 검색어를 여러 서비스에 입력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정보 생산 방식과 정보 배열 방식을 비교하는 과정이다. 생성형 AI는 여러 정보를 종합해 하나의 설명으로 제시하고, 포털 검색은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목록과 영역별 서비스로 배열한다. 뉴스 검색은 최신 쟁점을 보여주고, 논문과 보고서는 체계적으로 검증된 지식을 제공하며, 커뮤니티와 댓글은 이용자들의 현실적인 반응을 드러낸다. 이용자는 이 경로들을 오가며 하나의 답변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확인한다.
이 과정은 다소 번거롭게 보일 수 있다. 생성형 AI가 이미 답을 주었는데 굳이 다시 검색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 쟁점, 정책 이슈, 건강, 금융, 법률, 기술 변화처럼 정확성과 최신성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답변의 속도보다 근거의 확인이 더 중요하다.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요약은 시간을 줄여주지만, 그 요약이 어떤 자료에 근거하고 있는지는 이용자가 다시 확인해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포털의 필요성을 완전히 약화시키지만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생성형 AI가 널리 사용될수록 포털은 생성형 AI 답변을 검증하고 보완하는 공간으로 다시 중요해질 수 있다. 과거 포털이 정보를 찾기 위한 첫 번째 입구였다면, 생성형 AI 시대의 포털은 생성형 AI가 제시한 답변의 출처와 맥락을 확인하는 경로가 된다. 이용자는 생성형 AI에게 먼저 묻고, 포털에서 다시 확인한다. 이 반복 속에서 정보 탐색은 하나의 검색창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여러 경로를 오가며 더 믿을 만한 판단에 도달하는 과정으로 바뀌고 있다.
4. 포털의 재편: 입구에서 검증과 연결의 플랫폼으로
생성형 AI가 정보 탐색의 출발점으로 부상하면서, 포털의 역할도 이전과 같을 수 없게 되었다. 과거 포털은 이용자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기 시작하는 대표적인 ‘관문(portal)’이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뉴스, 블로그, 카페, 지식정보, 쇼핑, 지도, 동영상 등 다양한 정보가 포털 안에서 배열되었다. 이용자는 포털이 제공하는 검색 결과와 서비스 영역을 따라 이동하며 필요한 정보를 찾았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이 경로의 앞부분을 바꾸고 있다. 이용자는 더 이상 모든 궁금증을 포털 검색창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낯선 주제의 개요가 필요할 때, 복잡한 자료를 빠르게 이해하고 싶을 때, 글의 방향을 잡고 싶을 때 이용자는 먼저 생성형 AI에게 질문한다. 생성형 AI는 여러 정보를 하나의 설명으로 묶어주고, 이용자가 다음에 무엇을 찾아봐야 할지 대략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포털은 정보 탐색의 유일한 출발점이라는 지위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포털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포털은 다른 방식으로 중요해질 수 있다. 생성형 AI가 답변을 빠르게 제시할수록, 이용자는 그 답변이 실제 정보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를 느낀다. 생성형 AI가 언급한 사건이 실제로 보도된 것인지, 제시한 수치가 최신 자료인지, 특정 주장이 어떤 기관이나 연구에 근거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때 포털은 생성형 AI 답변을 검증하고 보완하는 경로로 다시 호출된다.
따라서 포털의 핵심 기능은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것’에서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경로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는 이미 정보의 부족보다 정보의 과잉을 경험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이 과잉을 요약해주지만, 요약된 답변이 정확한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앞으로의 포털은 출처의 신뢰도, 정보의 최신성, 다양한 관점의 비교 가능성, 원문 접근성을 더 분명하게 제공해야 한다.
5. 에필로그
포털은 더 이상 모든 정보 탐색의 첫 번째 문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용자가 생성형 AI의 답변을 확인하고, 비교하고,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다시 돌아오는 교차로가 될 수 있다. 생성형 AI가 정보 탐색의 속도를 높인다면, 포털은 정보 탐색의 방향과 근거를 확인하게 해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생성형 AI에게 묻고 포털에서 확인하는 시대에, 포털의 미래는 ‘검색의 시작점’이 아니라 ‘검증과 연결의 플랫폼’으로서 얼마나 신뢰받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 점에서 생성형 AI 시대의 정보 탐색은 역설적이다. 생성형 AI는 이용자의 탐색 부담을 줄여주지만, 동시에 이용자는 생성형 AI의 답변을 검토하고, 출처를 확인하고, 다른 정보와 비교해야 하는 새로운 부담을 갖게 된다. 검색 결과 목록을 고르던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AI가 정리한 답변을 판단해야 하는 부담은 커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이용자 역량은 단순히 검색어를 잘 입력하는 능력에 머물지 않는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 AI 답변의 한계를 감지하는 능력, 여러 정보 경로를 교차해 확인하는 능력이 함께 중요해지고 있다.
생성형 AI가 모든 답을 대신 만들어주는 시대. 그러나 그 답을 지식으로 받아들일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이용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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