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열린 논의’와 ‘건강한 인터넷문화’
우리 사회의 인터넷 세상에서 공적 규제의 한계상황이 자율규제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이런저런 자리에서 “자율규제가 우선”이라거나 “자율규제를 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마치 ‘자율규제’가 시대정신이라도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의 자율규제는 쉬운듯하면서도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한국적 상황에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경험이 부족하고 인터넷 세상과 네티즌들을 둘러싼 환경 역시 척박하기 때문입니다.
KISO는 바로 그런 상황에서 출범해서 이제 반 년 남짓 초기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 <KISO저널> 창간호에 실린 글들은 그 초기 경험의 궤적을 고스란히 담아 보여줍니다. 일종의 좌충우돌 분투기이기도 하고, 초기 시행착오에 대한 반성문의 성격도 있습니다. 또 난감한 법률환경에 대한 비판적 성찰의 글이 있는가하면, KISO가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애정어린 질타의 내용도 있습니다.
모두 귀담아 들을 얘기들입니다. 어느 것 하나 흘려버릴 내용이 없습니다. 한국에서의 인터넷 자율규제가 가야 할 길을 선취해서 보여주신 KISO 안팎의 모든 필자들께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드립니다.
차제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KISO는 인터넷사업자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기구일 뿐만아니라 수 년 동안 뜻있는 연구자들과 시민사회의 논의결과로 태동했다는 점도 깊이 인식하게 됩니다. 그게 무슨 뜻이겠습니까? 인터넷 자율규제를 조기에 정착시키고 생산적인 결실을 맺기위해서는 이 땅의 인터넷을 만들어가고있는 모든 관계자들이 어깨동무하고 함께 가야한다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이 <KISO저널>이 그런 논의의 열린 터전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제 막 태동해 걸음마를 시작한 신생기구KISO가 제 자리를 잡고 결실을내기까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인터넷 규범에 관심을 갖는모든관계자들이이공간을통해아낌없는질정을보내주실것으로기대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만개하면서도 건강한 인터넷 문화가 금도로 작용하는 날이 하루라도 앞당겨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