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뉴스 논쟁, 객관적 상황평가가 생산적인 논의의 출발

 

포털뉴스를 둘러싼 사업자간의 이해갈등 및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쟁은 오래되고 익숙한 주제이다. 이 논쟁이 점화된 2000년대 중반과 비교해서 볼때, 알고리즘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더해진 것을 빼고는 골자가 크게 다르지 않다. 포털과 언론사, 그리고 이용자 모두에게 생산적인 결과가 돌아가기 위한 진전된 논의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1

◇ 포털의 뉴스편집행위에서 표현의 자유와 책임의 균형점은 무엇인가?

포털뉴스를 둘러싼 오래된 논쟁의 하나는 ‘포털의 언론성’이다. 여기서 ‘언론성’은 제도로부터 부여된 권리와 사회적 여론 영향력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포털은 신문법상으로는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으며, 주된 역할은 복수의 뉴스제공자들의 기사를 다수 공중에게 매개하는 서비스이다.

신문사 또는 인터넷신문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간의 법령적 구분은 뉴스의 1차 생산자와 유통자를 구분하고 그에 맞는 각각의 보호 및 책임체계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것이 언론성의 본질적 내용은 아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언론성의 핵심은 헌법이 보호하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가 언론매체에 보장하는데 있다. 신문법은 규제가 우선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호가 우선인 법이다.

포털뉴스의 언론성 논쟁 중 일단의 주장들은 편집과 같은 표현행위가 신문사와 같이 등록 언론매체의 고유한 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 헌법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매체구분보다 위계상 상위에 존재한다.

포털이 사적 저작권계약에 위배되지 않는 이상 뉴스편집이나 배열의 자유를 누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것은 영업의 자유가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표현한 ‘우월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의해서이다. 알고리즘을 통한 편집은 그 기술적 권리를 갖는 법인격체인 포털사의 표현도구로서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갖는다. 아직까지 우리 법원이 미국 법원처럼 검색결과 제시를 표현의 자유로 인정한 판례는 없지만, 알고리즘이든 인간이든 권리 소유주체의 관점에서 볼 때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 그렇다면, 우리는 왜 포털뉴스에 언론사 보다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가?

신문법상 포털은 뉴스매개자이지만, 한국 언론과 사회는 포털에 더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 왔다. 편집규칙, 뉴스알고리즘 공개, 이용자위원회와 같은 제도는 신문사나 인터넷신문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책무 시스템이며 허가나 승인을 받는 방송사업자에 준하거나 그 이상이다. 세계적으로 예외적인 경우이다. 포털뉴스의 서비스 수행성을 평가할 때, 이런 성과와 노력을 무시하고 폄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 역시 포털뉴스에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해 왔다. 이유는 또 다른 언론성 즉, ‘뉴스소비에 따르는 여론에 대한 영향력’과 ‘뉴스 유통시장의 측면에서의 영향력’ 때문이다. 뉴스소비가 집중되는 공간으로서 포털뉴스의 편집효과가 그 사회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 또한 다면 네트워크 시장으로서 포털뉴스는 이용자, 광고주, 언론사 네트워크를 이어주는 생태환경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포털뉴스 서비스는 단순한 여론의 문제뿐만 아니라 뉴스의 산업적 자원순환이라는 요소가 결합되어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포털뉴스를 둘러싼 두 가지 논쟁 축 즉, 정치적 관점에서 뉴스편집에 의한 의제설정력과 경제적 관점에서 소비자시장의 집중화는 ‘플랫폼 기반 경제체제’가 만들어낸 포털의 숙명과 같은 과제가 되었다. 이는 더 나아가 법령을 통해 포털뉴스를 규제하고자 하는 다양한 과잉규제 입법안으로 나타났다.

◇ 그렇다면 토론의 중심점은 무엇인가?

이 토론회에서 우리는 반복되는 논쟁을 헤쳐 나가기 위해 중심점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 논의의 중심에 이용자가 자리 잡아야 한다. 포털뉴스 논쟁은 이용자 편익보다는 이해집단간 이익상충에서 출발했다. 이용자의 권리는 각각의 이해집단의 설득의 도구로 그친 것이 사실이다.

다면 네트워크 시장에서 이용자야 말로 이 시장을 결정짓는 핵심 노드이다. 우리는 포털뉴스가 이용자에게 어떤 편익을 주어야 하는가를 고민함으로써, 뉴스공급시장과의 갈등의 해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럽의 ‘다원주의적 정책프레임’은 유용한 참고자료이다. 포털을 매개로 뉴스 공급과 소비시장의 다원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이다. 이용자 선택에 기반 해서 다양한 매체에 대한 ‘접근다양성’과 정보의 ‘노출다양성’ 등이 보장되어 다원적 여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양한 관점의 언론사들이 품질을 기반으로 이용자 네트워크에 소구하게 만드는 공정경쟁 환경의 조성 역시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면 네트워크 시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자원교환과 거래 및 그에 따르는 외부효과 등을 입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원주의 정책프레임에서는 매체에 대한 제도적 규제를 신중하게 판단한다. 그것이 가져올 외부효과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설명은 길고 복잡한 논리와 사례가 필요해서 각설한다.

또 다른 점은, 포털뉴스를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가치 프레임에 가두어서 보는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편집정책이 언론사와 무엇이 다른지를 구분하기 힘든 점은 이들 스스로 그 프레임에 갇혀 있음을 말해준다.

◇ 알고리즘은 사람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가?

네이버와 카카오가 제시한 뉴스편집의 변화방향은 알고리즘에 초점이 두어져 있다. 이것이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편익을 가져오고 사회적으로 공익적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는 보다 많은 경험적 증거가 쌓인 후에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알고리즘이 사람이 하는 편집보다 더 낫다고 보지는 않는다. 편집자들에 의한 뉴스배열을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네이버의 뉴스편집정책은 제한적으로라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공적 사안을 검토하고 배열하는 데는 인간(편집자들)의 토론만큼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이 없다. 얼마 전 네이버 스포츠섹션에서 벌어진 편집청탁 사건처럼 불미스러운 사례가 있었지만, 뉴스편집의 체계적 편향성에 대한 보고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편향이라고 말하는 것은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발생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알고리즘의 기술적 특성 때문이다. 오늘날 알고리즘의 활용이 늘어날수록 알고리즘에 대한 ‘인간 가이드’ 또는 ‘인간 개입적 설계’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입력 데이터에 취약한 알고리즘은 편향을 가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편향을 재강화한다. 알고리즘 편향성은 오늘날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이 다룰 가장 중요한 연구주제로 부상했다.

정치사회적으로 에코챔버(같은 목소리가 울리는 효과)나 호모필리(유유상종, 같은 부류만 모이는 효과), 필터버블(유사한 생각을 가진 정보만 걸러주는) 효과는 알고리즘이 가져 올 수 있는 부작용의 하나이다. 개인 추천시스템은 개인에게 거래비용을 감소시켜서 효용을 추구하게 하지만, 정보의 편식을 가져와서 결과적으로 개인의 선택지가 좁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전통매체와 같이 중요한 공공적 사안을 공중에게 알리는 중요한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알고리즘은 앞에서 언급한 다원성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자들의 주장도 존재한다.

이런 논거가 알고리즘 기반의 편집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알고리즘의 활용도는 모든 영역에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신화도 존재한다는 말이다. 기계에 의한 가치 배제적이고 중립적 행위로 보는 시각이 잘못되었다. 알고리즘은 지속적으로 평가되고 사회적 피이드백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

◇ 공유가치를 어떻게 설계하고 보여주는 지가 중요하다.

알고리즘 편집과 관련해서 이에 대한 투명성 및 설명가능성은 알고리즘 책무성의 가장 중요한 하위 개념이다. 이를 위한 검증 위원회 제안 등은 시의적절한 조치이다. 그러나 이러한 검증이 쉽지 않고 검증결과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도 불확실하다.

포털뉴스의 책무시스템은 계속 무거워져 왔다. 이는 포털의 사회적 소통 노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자체가 신뢰를 보장하지 못해왔다. 그런 점에서 가치공유(shared value)의 중요성을 되새겨 본다. 다면적 네트워크 시장에서 정보매개자인 포털이 지향하는 가치체계가 사회적 가치와 어떻게 동반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도 필요해 보인다.

 

  1. 이 글은 2017년 12월 7일 국회에서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진행 된 공개토론회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으로]
저자 : 황용석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KISO 정책위원/KISO저널 편집위원장/한국언론학회 총무이사/건국대학교 KU미디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