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명칭(제대혈) 사용 관련 연관검색어 삭제 요청 심의결정 리뷰

1. 심의 배경 및 처리 요청 내용

본 건은 제대혈1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에서 ‘제대혈’을 검색어로 질의할 때 노출되는 연관 검색어 및 자동완성 검색어인 ‘사기’ 또는 ‘사기극’에 대해 삭제 요청해 온 사안을 내용으로 한다. 삭제를 요청해 온 신청인은 연관 검색어 및 자동완성 검색어에서 노출되고 있는 ‘제대혈 사기(극)’를 통해 이용자들이 악의적이고 거짓된 주장을 담고 있는 카페와 블로그의 게시물(“보건복지부의 제대혈 정책이 국민사기극이다”, “기 보관된 50만명의 제대혈이 얼음쓰레기다”, “본인이 질병에 걸렸을 때 자신의 제대혈을 사용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로 연결됨으로써,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의 명예훼손은 물론 막대한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사기’와 ‘사기극’에 대한 삭제를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연관 검색어 및 자동완성 검색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 회원사들은 ‘제대혈’이란 검색어가 특정 업체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기에 요청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판단 아래 반려 한 바 있었다. 하지만 신청인 측은 ‘제대혈 사기(극)’ 검색어 자체가 특정 업체의 사기 행각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제대혈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 전체를 통칭하여 사기로 몰고 있는 것이라며, 법무법인을 통해 악의적 게시글 유포자에 대해 형사고소 하였음을 밝히고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거듭 심의를 요청했다. 심의 요청시 신청인측은 제대혈이 현재 보건복지부의 제대혈 관리법에 의해 허가 및 관리되어 품질과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다는 내용과 제대혈에 대한 관계 전문가들의 인터뷰 내용을 참고해줄 것을 요구하며 검색어 삭제를 위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 면밀한 검토를 요청했다.

2. 심의 근거 및 쟁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 정책규정은 회원사의 인위적인 연관검색어 등의 생성과 변경을 하지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정책규정 제13조 제1항에서 연관검색어 등을 삭제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는데, 세부내용인 제2호에서 신청인이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인 경우 ‘공공의 이익과 관련이 없는 영역에서 그 연관검색어 등 또는 해당 검색결과로 인해 사생활이 침해되었거나 허위의 사실이 적시되어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가 발생한 경우’에 연관검색어 등의 제외나 삭제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제3호에서는 신청인이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에 해당하지 않는 자’일 경우 ‘그 내용이 공공의 이익 또는 공적 관심사와 관련이 없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이거나, 일정기간 언론보도 등을 통해 공론화 되지 않은 사유 등으로 그와 관련된 일반 이용자의 알 권리보다 연관검색어 등 또는 해당 검색결과가 특정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가 더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로 연관검색어 등의 제외와 삭제를 제한하고 있다.

위에서 제시한 정책규정의 내용과 신청인의 처리 요구 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본 건에 대한 심의에 있어 판단의 쟁점이 되는 사안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검색어 자체는 일반명칭으로 특정업체 및 관련 단체가 특정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청인을 권리 침해의 당사자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고, 둘째는 당사자로 볼 경우 정책규정 제13조 제1항에 나타난 예외적 삭제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3. 심의 결정 내용 리뷰

먼저 본 건의 첫번째 쟁점인 해당 검색어에 대해 신청인이 삭제 요청할 수 있는지의 자격에 대한 부분이다. 심의 결정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신청인은 제대혈 보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의 단체로, 전체 관련 사업자는 10개 내외로서 그 수가 비교적 적고, 신청인은 5개 회사로 구성되어 있어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검색어에 따른 검색결과에 신청인 구성원의 회사명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신청인은 심의대상 검색어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자로 판단하였다.

본 건의 심의 대상인 검색어 ‘제대혈’과 연관 및 자동완성 검색어인 ‘사기’ 및 ‘사기극’에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명이 직접 거론되고 있지 않다. 때문에 엄격한 의미에서는 검색어 상에서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의 당사자로 보기 어렵지만,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 정책위원회는 검색어 자체와 함께 검색 결과까지 고려하여 판단의 대상에 포함시켰다. 즉, 해당 검색어에 의한 검색 결과에 가족제대혈 은행이 언급되어 있고, 가족제대혈 은행의 숫자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들을 고려하여 삭제 요청이 가능한 이해관계인으로 판단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신청인의 해당 검색어 삭제 요청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기에 두 번째 쟁점 역시 고려대상이 된다. 이에 대한 심의 결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청인은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해당사안이 허위의 사실로 생성되었는지 여부, 공적관심사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 및 일반이용자의 알 권리와 해당 기업에 대한 명예훼손 정도를 비교형량해야 한다.

신청인의 주장과 같이, 가족제대혈은 2011. 7. 1. 제정된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을 통해 가족제대혈과 기증제대혈로 구분하여 관리되고 있다. 다만, 현재 가족제대혈의 경우, 그 사용률은 0.07% 정도로 기증제대혈의 3%보다 낮은 실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로서는 전문가들도 미래의학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서도 가족제대혈을 생물학적 보험이라고 할 정도로 지금 당장 효용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가족제대혈의 효용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언론을 통해 이미 여러 번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가족제대혈 무용론과 그 반박은 사실 여부를 떠나 공공의 관심사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런 사실을 전제로 할 때, 심의대상 검색어는 가족제대혈의 무용론을 핵심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용어로 사기또는 사기극으로 표현하면서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가족제대혈 무용론과 그 반박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이익 등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이를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더 나아가 관련검색어가 특정 사업자의 이름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사항을 고려하면, 이용자의 알 권리 이상으로 신청 사업자의 명예를 더 훼손시킨다고 볼 수도 없으며, 직접적인 사기의 대상은 업체라기보다는 가족제대혈 제도이므로 심의대상 검색어를 신청인에 대한 모욕에 해당하는 검색어라고보기도 어렵다.

그동안의 제대혈을 둘러싸고 이루어진 논의의 진행과정을 언론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 본 결과, ‘제대혈’과 ‘사기’ 및 ‘사기극’이라는 연관 및 자동완성 검색어의 형성은 2015년 7월 28일에 가족제대혈 피해자 가족모임, 의료소비자보호 시민연대, 올바른 시장경제를 위한 시민연합 등 5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제대혈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자회견과 이후 온라인 활동 등을 통해 위의 단체가 주장하는 바는 제대혈 중 ‘가족제대혈’이 자신의 치료에 쓰일 확률이 거의 없는데도 ‘가족제대혈 은행’들이 산모들에게 허위의 광고를 하여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반면 신청인측의 주장은 가족 제대혈이 현재 보건복지부의 제대혈 관리법에 의해 허가 및 관리되어 품질과 안정성이 보장되고 있는 만큼 사기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심의 결정을 통해 제시된 내용은 제대혈의 효과에 있어 양쪽의 의견이 대립되고 있고, 연관 및 자동완성 검색어에 노출되고 있는 ‘사기’나 ‘사기극’의 삭제 요건의 판단에 기준이 될 만한 명백한 허위의 사실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이보다 검색어 처리에 있어 보다 분명한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해당 내용이 공적 관심사의 영역에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제대혈 관련 사업이 국민들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그리고 기자회견과 언론 매체 등의 보도를 통해 논란이 나타나고 있고, 이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알권리가 충족되어야 할 공적 관심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만약 ‘사기’라는 단어를 모욕적 표현으로 문제삼는 것이라면, 적어도 연관 및 자동완성 검색어에서 ‘사기’로 지칭되는 대상은 신청자 측이라기보다는 ‘가족제대혈 제도’ 또는 ‘가족제대혈 정책’이라는 점에서 해당 검색어의 내용이 신청인에 대한 직접적인 모욕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4. 심의 결정의 의의

연관 검색어 및 자동완성 검색어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이용자 편익을 목적으로 한다. 이용자들이 알고자 하는 정보와 함께, 관련된 키워드를 추천해줌으로써 필요한 내용의 파악을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해당 검색어에 대해 다른 이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이 무엇인지도 살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유용성이 크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로 인해 검색어와 관련된 특정 대상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면, 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과 함께 이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서는 이와 같은 부분에 대해 정책규정 제12조와 제13조를 마련하여 연관검색어 처리와 관련한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연관검색어의 인위적 생성 또는 변경을 하지않는다는 전제와 함께, 예외적으로 인위적 배제 및 처리가 가능한 조건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본 사안의 경우, 정책규정에 따라 이제까지 주로 검색어와 관련하여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에 의해 처리 요청이 받아들여졌던 것과 달리, 검색어 자체가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 명칭으로 이에 직접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단체가 명예훼손 및 피해를 이유로 요청한 사례를 심의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즉, ‘제대혈’과 ‘사기’ 및 ‘사기극’이라는 키워드에는 직접적으로 포함되지 않았지만, 검색 결과에 나타난 내용을 토대로 요청이 가능한 주체로 인정된 것이다. 물론 심의를 통해 해당 내용이 국민들의 건강과 관련된 공적 관심사라는 점과 검색 결과 나타난 게시물의 내용 검토를 기반으로 삭제 요청 키워드인 ‘사기’와 ‘사기극’의 대상이 신청인측이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삭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검색어 서비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심의 요청 대상 자체를 확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위해 노력한 점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의의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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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대혈이란 신생아의 탯줄과 태반에 존재하는 혈액으로 조혈모세포가 많아 골수이식이나 난치성 혈액질환, 그리고 유방암 등의 고형암과 유전성 질환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제대혈은 국가가 아닌 제대혈은행을 설립한 기업에서 개별적으로 보관, 관리가 이루어지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부터 제대혈은행 사업이 국가 관리하에 진행되고 있다.

    현재 제대혈 관리법에 포함되어 있는 보관 관리 형태는 본인의 제대혈을 금액을 지불하고 일정기간 보관하는 가족 제대혈 방식과 순수한 기증에 의해 보관되는 기증 제대혈 방식이 있다. 여기에서 가족 제대혈은 산모가 신생아 또는 혈연 간의 질병치료를 위하여 제대혈은행에 일정 기간 보관하도록 위탁하는 제대혈을 말한다. 국내에는 18개의 제대혈 은행이 존재하고 있으며 가족 제대혈에 대한 관리는 개별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고 기증 제대혈은 대형병원이 중심이 되어 운영 중이다(두산백과 및 네이버 지식백과, 위키백과 참조). [본문으로]

저자 : 배영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 KISO 정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