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제공 서비스: 관련 규제 현황 및 전망

1. OTT(over the top)와 방송

그간 방송(broadcasting)이라는 말을 들을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영상과 음향’이었다. 하지만 TV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물론 방송이라는 말은 라디오를 의미했었던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방송의 의미가 고정불변인 것은 아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방송이라는 말이 오늘날 지상파방송의 의미로 매우 좁게 사용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이 생각하는 ‘방송’과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송’도 사실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누구나 사용하고 이해하는 ‘방송’ 용어가 결코 불변도 아니고, 만국공통어도 아니란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방송(放送)’이라는 용어는 ‘넓게(broad) 내던진다, 퍼뜨린다(cast)’는 방송 미디어 고유의 속성을 그대로 담은 말이다. 그것이 지상파에 국한되지 않고, 위성이나 케이블, 혹은 오늘날 부상한 IP(Internet Protocol) 망을 통해 수용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방송’이 전송되던 ‘물리적 네트워크’의 속성은 분명 변했지만, 동영상과 음향이 버무려진 내용 있는 그 무엇인가를 많은 이들이 시청하는 행위 자체는 과거의 방송과 오늘의 방송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게 사실이다. 비록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유료방송사업을 MVPD(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ion)라고 다르게 지칭하고, 우리나라가 사용하는 ‘방송산업’ 개념대신 ‘영상산업(video industry)’이라고 하거나, ‘방송(broadcasting)’ 대신 ‘동영상 프로그램 전송(delivery of video programming)’이라는 용어를 우리의 ‘방송’과 유사한 맥락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영상과 음향을 전기통신망을 통해 송신하는 서비스’라는 의미를 담는 우리말로는 ‘방송’이라는 용어만큼 편리한 것도 없는 게 이 말이 우리나라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이유일 것이다.

<기획동향>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제공 서비스: 관련 규제 현황 및 전망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기술 발달에 따라 동영상을 전송하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방송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 중요한 전송방식으로 등장해서 기존 방송산업의 지형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OTT(over the top) 동영상 서비스’는 음성에서 영상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진화해온 방송의 변화에서 우리가 경험한 것보다 더 근본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방송’의 의미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이용자들의 미디어 시청행태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 글에서 ‘IP망을 통한 동영상 전송을 일반적으로 일컫는 용어’로 사용하고자 하는 OTT 동영상 서비스는 원래 셋톱박스(set-top box)를 통한 인터넷 서비스를 일컫는 용어로서, 유무선 통합과 광대역의 보급 확산에 따라 점차 셋톱박스와 무관하게 IP망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들을 폭넓게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더니,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OTT 서비스’라는 이름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통칭하는 용어로 정착한 모양새이다.1 한편으로는 6,500만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2015년 2분기 현재)한 전 세계 최대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Netflix)가 2016년 상반기에 국내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방송 등 기존의 미디어 규제체계가 이 새로운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제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 네트워크 발전과 방송 통신 규제

1) 통신 방송 차등 규제의 근거

지난 2014년 12월, 미국의 FCC(Federal Communication Commission)는 그들이 OVD(online video distributors)라고 명명한 OTT 사업자중 일부를 기존의 MVPD에 포함시키는 것을 제안해서 각국의 방송통신 규제 당국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은 바 있다. 이것은 IP망을 통한 동영상 전송이 실제 방송산업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규제 당국이 인식한 결과 나타난 ‘중대한 변화’의 한 사례라 할 만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프리카TV’로 대표되는 인터넷 개인방송이 별풍선이라는 혁신적인 사업모델 등을 통해 OTT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한편, ‘BJ(broadcasting jockey,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들의 일탈 등과 같은 이전과는 다른 다양한 규제 쟁점들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해서 규제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현재 동영상 콘텐츠를 방송망이나 통신망을 통해 일반 공중을 대상으로 전송하는 서비스에 대해 국내에서는 ‘방송2’이라는 용어를 폭넓게 사용하고 있으나, 관련법은 방송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속칭 IPTV법), 전기통신사업법으로 구분되어 있다.3 그리고 이 두 법에 규정되는 사업자들이 주로 ‘방송사업자’로서 간주되어 이런저런 사회문화적 규제를 받고 있는데 비해서, 전기통신사업법이 주로 규정하는 ‘통신사업자’들은 공정경쟁이나 이용자 보호 등을 위한 경제적 규제를 주로 적용받게 된다.

그런데 과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던 이런 구분이,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가 확산됨에 따라 그 유효성을 시험받고 있다. 네트워크 전송속도 및 품질의 향상과 압축기술의 발달 등에 따라 수용자들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방송망을 통한 동영상 시청이 주는 이용자 경험과 IP망을 통한 그것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이다. IP망을 통한 동영상 콘텐츠 유통이 점점 활성화되는 것은 바로 이런 변화에 기인한다. 때문에 더 이상 현행 규제 체계만 갖고서는 넓은 의미에서 ‘방송’의 속성을 적어도 일부는 지니고 있는 OTT 동영상 서비스를 제대로 규율하기 어려운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OTT 서비스는 IPTV처럼 QoS(Quality of Service)가 보장되는 서비스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처럼 네트워크 품질이 좋은 곳에서는 감상에 크게 지장이 없어 기존 방송서비스와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기존 방송사업자들이 누려왔던 독과점적 지위의 종말이 예고되어 있다는 예측도 나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방송사업이 사실상 독점 혹은 과점된 네트워크와의 수직적 연계구조로 형성되어 있어 희소하거나, 독과점이 당연시되던 분야였던 점과 관계가 있다. 막대한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한정된 소수’만이 발휘할 수 있었기에 강력한 통제를 받은 것이다. 그런데 어느새 IP망이 동영상 유통의 전송로가 되면서, 네트워크를 소유하거나, 독점적으로 임대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최종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 했다. 더 이상 공급자 수의 통제가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고, 이것이 방송 고유의 강력한 통제 적용의 포기 혹은 완화라는 요구를 규제 당국이 직면하게 된 근본 이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OTT 서비스에 대한 규제 개요 및 이슈

대체로 기존 방송서비스에 대한 공급자 통제는 이른바 ‘진입규제’라는 방식의 면허제나 등록제를 통해 이루어져 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공중파를 전송수단으로 사용하는 지상파방송과 위성방송을 비롯, 종합유선방송(케이블)과 IPTV에 대해서는 허가제(면허제)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program provider)에 대해서는 등록제를 방송법 혹은 IPTV법이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제공 중 QoS 보장이 없는 서비스(즉, OTT 서비스)는 현행법상 방송이 아니라 통신서비스에 해당하며, 네트워크 소유 요건이 필요 없어 부가통신사업에 해당한다. 부가통신사업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저작권 보호 우려 때문에 별도로 구분된 ‘특정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에 속하는 웹하드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신고만 하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웹하드 업체 등은 등록제), 그마저도 자본금이 1억원 이하이거나, 이미 기간통신사업자로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별도의 신고 없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결국 진입규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전통적인 방송서비스와 OTT 서비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으며, 이 비대칭성 혹은 불균형성의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과, 만약 정당하지 않다면 향후 어떻게 해소해 나갈 것인지가 향후 새로운 규제 체제를 모색함에 있어 가장 큰 숙제가 된다고 하겠다.

진입규제의 비대칭성은 같은 부가통신사업인 포털서비스와 비교해도 해소되기 어렵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수천만의 가입자와 수조 원의 매출액을 기록 중이며, 이른바 포털 뉴스의 헤드라인 편집권 행사로 인해 상당한 여론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업자들도 간단한 신고만으로 사업이 가능한데, 동영상을 주로 제공한다는 이유로 OTT 사업자들에게 그 이상의 진입규제를 부과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유통의 증가가 규제당국에 부과하는 더 큰 숙제는 관할권(jurisdiction) 문제이다. 쉽게 말해서 OTT 동영상 서비스는 기존 방송서비스와 달리 국경이 없는 인터넷의 속성을 그대로 갖고 있는 탓에, 해외에 서버를 두거나, 본사를 둔 서비스의 위법사항에 대한 규제적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저작권의 보호, 광고라는 특이한 수입원, 문화정체성과 연관되는 영상 콘텐츠의 속성 등이 모두 얽혀 있어 진입규제, 행위규제, 내용규제 등 규제 전반의 관할권 무력화 내지 불능 가능성은 필연적으로 국내외 사업자간의 역차별 문제를 야기 시키기에 규제 당국으로선 여간 난제가 아니며,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뾰족한 대책도 별로 없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OTT 동영상 서비스에 대해서 기존 방송에 준하는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는 곳은 중국 정도밖에 없는데, 기존의 방송에 비해서 이용자 통제권이 훨씬 높아진 서비스 속성 등을 고려해서 대다수 국가는 OTT 분야에 대해 방송보다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적용하고는 있지만, 그 조차도 바로 이 관할권 문제 때문에 불완전하게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4

자율규제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도 바로 이런 한계 때문이다. 사업자들이 주도하는 공동의 규범체계를 수립, 운영하는 것이 정부의 직접 개입에 따른 불필요한 논란도 최소화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규제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자율규제는 피할 수 없는 길이다.

3. 결론

진입 및 행위 규제 관련한 비대칭성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은 현행 수직적 규제체계를 수평적 규제체계로 변경하고, OTT 서비스 중 편성권의 행사와 여론 영향력 여부를 기준으로 하는 콘텐츠 혹은 플랫폼 분야의 규제와 공정경쟁 및 이용자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네트워크 분야의 규제를 분리, 같은 분야에서는 원칙적으로 유사한 규제 철학을 적용하도록 하는 방법뿐이다.

다만, 이 방법은 국내에 소개된 지 10여년이 지났고, 상당수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진척이 없을 정도로 쉽지 않은 과제여서 향후에도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OTT 분야에 대해서는 섣부른 규제의 신설이나 변경보다는 현행 규제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사업자들이 주도하는 자율규제 방식을 적용하는 게 최선이다. 다만 KISO처럼 기존의 포털 중심 자율규제기구가 OTT 영역까지 관장하기에는 서비스의 상이함이 크므로, 별도의 자율규제기구가 설립되어 정부의 후원 아래 운영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내외 사업자 역차별 문제나 포털과의 규제 비대칭성 시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관계 당국이 인내심을 갖고 최소규제의 원칙을 관철하면서, 꾸준히 수평적 규제체계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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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곽동균 외(2014), 스마트미디어 시장상황 분석: 방송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기획 협동연구총서 14-22-01.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각 연도.

이상우 외(2007), 통신방송 융합환경하의 수평적 규제체계 정립방안에 관한 연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FCC(2014),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in the Provision of 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ion Service.

<각주>

  1. 방송통신위원회가 펴내고 있는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서는 2013년부터 기존의 ‘N스크린’ 관련 내용을 ‘OTT 서비스’란 내용으로 확대 개편해서 보고서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라고 이해할 수 있다. [본문으로]
  2. 우리나라는 방송이라는 용어를 매우 폭넓게 사용하지만, 이런 속성을 지닌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규제 체제는 크게 봐서 방송과 통신 분야로 각각 나뉘어져 있고, 방송도 전송매체별로 다른 규제방식을 적용하는 ‘수직적 규제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로 분류된다. 이것은 EU가 지난 2002년 발표한 ‘규제프레임워크지침(Regulatory Framework Directives)’에서 회원국들에게 권고한 바 있는 제안한 ‘수평적 규제체계’와는 다른 것이다. 이는 통신과 방송의 수직적 구분에 근거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가치사슬상의 계층별로 규제 방식을 다르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규제 방식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3. 방송법과 IPTV법은 조만간 ‘통합방송법’으로 일원화될 예정이다. [본문으로]
  4. 영국의 VOD 관련 자율규제기구인 ATVOD는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영국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영국 내에 지사를 설립하지 않은 넷플릭스 등에 대한 규제권한을 사실상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본문으로]
저자 :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