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보드 1기 활동을 마치며…
길었던 10여 개월의 유저보드 1기 활동이 막을 내렸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막막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제 활동을 마친다니 시원섭섭한 감정이 몰려온다.
2012년 3학년 생활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대학생의 필수 스펙중 하나인 대외활동은 따로 하지 않았던 내게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소개해주시던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유저보드 1기 모집은 크나큰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1기 모집에 지원하던 것이 첫 시작이었다. 전공과목이 ‘정보사회학’이다보니 수업에서 배우는 것들이 유저보드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 반대로 유저보드 활동을 하면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느끼던 것들을 토대로 원활한 학업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림 1> KISO 대학생 유저보드 1기 활동
유저보드 활동은 나에게 단순한 대외활동이 아니었다. 내가 배우고 있는 전공을 새로운 방법으로, 여러 방면에 걸쳐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하나의 통로였고, 학교 안에서만 머무르던 나를 바깥사람들과 연결시켜주는 하나의 연결망이었다. 학부 과정에서 이론으로 접하던 것들을 실제로 현장에 나와 몸으로 느낄 수 있던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다.
유저보드 1기가 올린 주요 성과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아무래도 유저보드 활동을 하면서 장기간 준비했던 커뮤니티의 자율규제 사례발굴 보고서를 소개했던 자리가 아닐까 싶다. 활동 초기에 계획했던 이슈 레포트 발표나 인터넷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는 토론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유저보드만의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원생 세션에서 학부생이 발표를 한다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이 아니지 않은가.
비록 인터넷 업계에 대한 모든 사항을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국내 유명 포털 3사 실무자의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도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점 또한 기억에 남는다. 커뮤니티의 운영자를 만나러 공덕 사무실에서 분당까지 갔던 것도 기억이 나고, 인터뷰 과정 자체도 새롭고 신기했다.
유저보드 활동을 하면서 인터넷의 자율규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자율규제라는게 어렵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쉽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 서로간의 신뢰가 전제되고 여러가지 기술적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되면 큰 어려움 없이 마련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율규제 사례발굴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내가 활동하는 커뮤니티 안에 존재하는 자율규제 사례들을 더 자세히 알게되어서 좋았고 내가 그 커뮤니티 안에서 자율규제를 더 다져가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일종의 자신감이 생기는 것도 같았다. 유저보드 활동을 바탕으로 커뮤니티, 더 나아가 인터넷 세계의 자율규제 마련에 힘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림 2> 유저보드 1기 활동을 마무리하며
항상 나 자신은 부족하다고 여기던 나에게 이렇게 의미 있는 활동을 소개해주신 배영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지난 10여개월동안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보았던 우리 1기 지후언니, 향희언니, 권일오빠에게도 모두 고맙고 함께해서 즐거웠다는 말을 하고 싶고, 부족한 나를 비롯한 우리 1기를 이끌어 주신 김지은 선임연구원님께도 감사하다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다.
사실 후련하다는 느낌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 처음은 항상 부족한 것이 많고 완벽하지 않기 때문일까. 아직은 1기를 통해서 유저보드 활동에 필요한 바탕이 형성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2기, 3기…가 추진하는 여러 활동들을 통해서 조금씩 그 내실을 다져 나가다보면 이후에는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크게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