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총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제안
1. 들어가며
2024년 4월 10일, 대한민국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치적 지형을 맞이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범야권이 180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며, 향후 3년간 정부와 여당이 추진할 각종 국정과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제·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분야인 디지털 산업 분야에서는 총선 이후 정책 방향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2. 총선 결과와 플랫폼 규제정책
우선 다수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플랫폼 시장 규제 체계 구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과 더불어 방송통신위원회 및 공정거래위원회 등 산재한 플랫폼 자율규제 체제를 정비하고,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 폐해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막고, 입점 업체의 보호 및 상생협력 강화, 다크패턴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방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총선 공약에는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았으나, 플랫폼 규제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방법론의 차이만 있을 뿐 큰 틀에서의 규제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따라서 플랫폼 규제 입법은 여·야 공통공약으로 판단되며, 실제 입법 여부와 상관없이 논의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특히 야당이 국회 다수당 지위를 공고히 한 만큼, 법안의 규제 강도와 대상이 종전보다 강화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3. 플랫폼 규제정책의 추진 방향과 문제점
플랫폼 규제정책의 주요 추진 방향은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거래, 플랫폼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고 문제 발생 시 플랫폼의 의무를 무겁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플랫폼 생태계의 민생문제와 부작용을 해소하면서도 산업의 혁신과 역동성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 플랫폼 자율규제를 국정과제로 우선시했던 윤석열 정부 기조와 정반대로 움직이려는 모습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규제는 국내 플랫폼 기업에 불확실성을 가져오며, 이는 자칫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기업이라는 ‘낙인 효과’를 낳을 수 있어 새로운 투자나 서비스 등 경영상의 결정을 보수적으로 진행하게 만들고 결국 해외 플랫폼과의 경쟁력을 저해하여 국가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규제 대상과 기준1 의 문제도 있습니다.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이 각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정밀하게 측정해야 합니다. 만약 사업자의 규모나 영향력을 단순하게 반영한 기준을 적용하면 경쟁당국이 자의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오히려 행정력 낭비가 우려됩니다.
또한, 플랫폼 규제는 입점 업체와 소비자까지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플랫폼 규제는 연대 책임, 손해배상 의무 등 책임이 무거워져 결국 영세한 입점 업체들에 대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며, 공급의 효율 저하는 결국 소비자 손실2 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끝으로 글로벌 통상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에서 플랫폼 규제 추진을 공개적으로 반대3)) 하고 있어 향후 미국과의 통상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존재4) 합니다.
4. 시사점
디지털 산업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플랫폼 규제법의 전면 철회와 자율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빠른 산업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율규제는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해 혁신을 촉진하는 효율적인 규제방식입니다.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높은 수준의 규제를 유지하며 시장의 활력을 저해하지 않는 자율규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그러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 IT전문가가 부족하여 산업 현황과 세계 시장 흐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난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AI 상용화 등의 영향으로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관련 정책 수립과 현안 해결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음에도 국회 내에 이를 위한 목소리를 내줄 IT전문가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디지털 경제는 21세기 세계 경제의 핵심입니다.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로 불리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이 경제 성장과 산업 혁신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전통적인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경제는 빠른 변화와 혁신을 요구합니다.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개원하는 제22대 국회는 디지털 경제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과 규제 완화,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5. 제언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며 치른 지난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디지털 산업정책은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데이터 경제 촉진, 인공지능 및 신기술 투자, 스타트업 지원, 정보보호 및 프라이버시 강화, 디지털 인프라 구축, 디지털 교육 및 인재 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국회는 플랫폼과 관련한 각종 입법화 추진 과정에서 기업, 정부, 학계, 시민단체, 소비자 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통해 각 계층의 입장을 명확히 파악하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법안이 일방적으로 제정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하겠습니다.
둘째, 자율규제 방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마련해 주시길 바랍니다. 자율규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업계 스스로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한 기업들은 자율규제의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율규제 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 주시길 바랍니다. 국내 규제 강화는 해외 플랫폼과의 경쟁하는 국내 토종 플랫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 플랫폼 업계는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규제 혁신을 통해 규제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내외 시장에서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플랫폼 업계는 혁신과 자율규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고, 자율규제를 통해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적인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밑거름을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공정위의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 지정 기준은 연 매출이 GDP의 0.075% 이상이고 이용자 수가 750만 명 이상인 플랫폼 또는 GDP의 0.025% 이상과 시장점유율 75% 이상인 플랫폼으로 예상 [본문으로]
- 스타트업얼라이언스(2024) “입점업체 생산 31조 감소, 고용 22만 명 감소, 소비자 잉여 1조 1,000억 원~2조 2,000억 원 감소, 플랫폼 사업자 비용 124억 원 증가” [본문으로]
-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특정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지배력을 남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별도의 사전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현 정부의 당초 공약과 반대된다며, 토종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을 원천 봉쇄하고, 향후 기업들의 투자 동력을 상실케 할 수 있다고 주장(2023.12.), 근거 없는 섣부른 사전규제는 불필요한 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영세 사업자의 판로를 잃게 해 소비자 후생의 후퇴를 유발할 것이라 새로운 사전규제 논의보다는 기존 법을 활용해 최소 규제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함(2024.01 [본문으로]
-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엔 손해이나 중국 공산당엔 선물인 규제”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미 정부가 법안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관측(2023.12.),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차관은 플랫폼 법이 제정되면 미국의 구글, 애플 등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유력해 최근 미국상공회의소는 무역 합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함(2024.02.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