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불링(CyberBullying)의 현황과 과제

1. 들어가며

청소년의 학교 왕따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최근 스마트폰 보급과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학교폭력은 사이버상의 왕따와 괴롭힘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정보사회의 대표적 역기능인 ‘사이버불링’1) 혹은 ‘사이버 왕따’는 이메일, 휴대전화, SNS 등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하여 악성댓글이나 굴욕스러운 사진을 올림으로써 이루어지는 개인에 대한 괴롭힘 현상을 의미한다. 사이버불링은 직접 만나서 대면하고 이루어지는 괴롭힘이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의해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확산이 빠르며, 가해자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처벌조차 어렵다는 점에서 과거의 집단 따돌림과 차이가 있다.

사이버불링을 청소년기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통과의례라고 하기에는 점점 규모와 강도가 깊어지고 그에 따른 자존감과 자부심 저하, 두려움과 불안감이 깊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 마련이 미국의 경우, 2000년 뉴햄프셔대학의 연구에서 ‘사이버불링’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후부터 청소년 사이버불링에 대한 지속적인 피해현황조사와 사회적인 예방책을 심도있게 논의해 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피해현황과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채 피해자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글에서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국내의 청소년 사이버불링의 유형, 피해현황, 특징과 쟁점을 정리하고, 외국의 대응방안을 참조하여, 청소년 사이버불링에 대한 바람직한 대응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사이버 불링의 유형과 현황

가. 사이버불링의 유형

불링(Bullying)은 직접적·관계적·간접적 형태로 구분하며, 일반적인 불링과 사이버불링이 결합되는 멀티 형태의 불링도 보고되고 있다. 사이버불링은 보통 인터넷 서비스 아이디를 도용하여 거짓 정보 올리기, 문자로 루머 퍼뜨리기, 동성애자라고 폭로하기2), 휴대폰으로 음해문자 보내기, 온라인에 거짓 소문 퍼뜨리기 등이 있다. 언어폭력(악성 댓글), 따돌림, 왕따, 괴롭힘(헛소문 퍼뜨리기, 악성 문자), 위협 및 협박, 금품 갈취(사이버머니, 아이템, ID), 동영상 촬영 유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인터넷 게시판에 피해학생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성매매 사이트 등 불법ㆍ음란 사이트에 피해학생의 신상정보 노출 등 사이버불링은 주로 언어적, 시각적이고, 심리적인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 1> 불링과 사이버불링의 유형

언어 학대 루머/배척 사이버불링 물리적 폭력
바보 임신 등 엉터리 소문 페이스북 등 아이디 도용 구타
약하다 집단따돌림 루머, 악성댓글 다리걸어 넘어지게 하기
뚱뚱하다 옷과 스타일 동성애자라고 폭로 머리카락 잡아당기기
따라다니며 노래로 조롱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휴대폰 악성 문자 몸으로 밀치기, 발로 차기
비방/협박 몰래 데이트 온라인 가십 퍼뜨리기 집단으로 공격

자료 : Faris, Robert·Felmlee, Diane, “Social Networks and Aggression at the Wheatley School”, CNN, 2011년 10월 14일, p.6

나. 사이버불링의 피해현황

2011년 말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조사에 의하면 초ㆍ중ㆍ고생 가운데 20% 이상이 사이버 불링을 경험한 바 있다고 응답했다.3) 외국에서는 미국, 영국, 일본 중고교생의 12~30% 정도가 사이버불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표 2> 청소년들의 사이버 집단 따돌림 유형과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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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김붕섭, “청소년들의 사이버 집단 따돌림 실태”, 한국정보화진흥원, 소리없는 폭력, 사이버 왕따 진단과 해법 자료집, 2011년 12월 15일, p. 17.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이버불링으로 인한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는 속성을 감안한다면, 상당수의 학생들이 사이버불링의 피해를 받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4)

한편,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 만연하고 있는 안티(Anti) 카페는 한국적 사이버불링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안티 카페만 해도 1,000여 개가 넘는 실정이다.5) 이 외에 메신저 집단 차단, 일촌 집단거부 등의 현상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이버불링 사례에 해당한다.

3. 사이버불링의 특징

일반적인 집단 괴롭힘과 달리 사이버불링은 익명성, 상시성, 신속성, 확산성, 시각적 충격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6)

가. 익명성

사이버불링은 누가 괴롭히는지 알기 어렵다. 휴대전화, 이메일, SNS 등의 사용자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외부로 드러날 수 있는 인터넷 카페나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 비해 스마트폰 메신저에서의 따돌림을 알아내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은 가해자이면서 다른 경우에 피해자가 되는 등 복합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나. 상시성

과거에는 누가 괴롭히는지 분명했으며, 밖에서 괴롭힘을 당하더라도 집에서는 안전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사이버불링은 집에 돌아온 이후에도 이메일, 휴대전화, SNS를 통해 24시간 진행된다는 점에서 그 피해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 왕따 대응책 중 하나인 가해자를 피해 먼 곳으로 이사가는 방법도 사이버불링의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 10대들의 경우, 디지털 기기없이 생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 신속성

온라인에서는 시공간의 제약없이 불링을 하는 것이 가능하며 매우 신속하게 확산될 수 있다. 인터넷이나 메신저와?연결되어 있을 경우,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괴롭힐 대상에게 즉시 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 확산성

사이버불링이 확산되는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온라인 상에 일단 한 번 게시된 욕설과 비방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보고 퍼나를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완전한 삭제도 어려우므로 피해자가 받는 고통도 그만큼 더 크고 깊을 수 있다.

마. 시각적 충격

사이버불링은 녹화, 녹음 등 디지털 기기의 다양한 기능 때문에 시각적 충격을 동반할 수 있다. 과거의 낙서, 편지, 사진과 달리 생생한 동영상에 의한 충격이 피해자의 피해의식을 한층 더 심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4. 사이버불링 예방을 위한 과제

가. 피해자 구제 전용 핫라인 구축

피해 학생이 바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가족부에서는 #1388로 신속한?청소년 문자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7)

이와 같은 핫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사이버불링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더욱 확대해야 하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8)

나. 사회적 차원의 예방대책 마련

미국에서는 전원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미국 불리 경찰(Bully Police USA, www.bullypolice.org)’이 결성되어 민간이 자율적으로 불링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2006년부터 매해 10월을 ‘전국 불링 방지의 달’9)로 정하여 사회적인 차원에서 불링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다. 인터넷 바르게 사용하기 교육 강화

국내 초등학생 중 34%는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악성댓글을 달고 있고, 초등학생 28%는 악성댓글을 다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중고생의 65.1%는 악성댓글을 다는 것을 심각한 학교폭력으로 인식하고 있 다. 즉, 인터넷을 통한 피해는 심각하게 인식하면서도, 나의 댓글이나 사이버상 행동이?친구나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절름발이형 인터넷 윤리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10)

따라서 사이버공간에서 나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비롯하여 인터넷을 바르게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라. 정확하고 지속적인 현황 조사

교육과학기술부는 금년 초 최초로 「2012년 제1차 학교폭력실태조사결과」11) 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조사는 일반적인 학교폭력의 일부분으로 사이버불링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이버불링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사이버불링이 야기하는 피해의 규모와 확산속도를 감안할 때, 빠른 시일내 학교내 청소년들의 사이버불링 현황에 대한 체계적인 현황 조사가 필요하다.

마. 사이버불링에 대한 처벌 강화

미국의 경우, 2000년 뉴햄프셔대학의 연구에서 ‘사이버불링’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후부터 청소년 사이버불링에 대한 지속적인 피해현황조사와 사회적인 예방책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 2011년 초부터 사이버불링에 관한 법률안들을 둘러싸고 미국 사회 전체 수준에서의 광범위한 토론과 논쟁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는데 2011년 11월 기준 이미 46개주가 반불링 법(anti-bullying laws)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힌두자와 패친(Sameer Hinduja & Justin Patchin)의 조사연구에 따르면12), 미국 전역에서 반불링 법안을 갖고 있는 주는 46개주이며(‘11.11기준), 처벌 수준에 있어서는 형사처벌을 규정한 주가 10개주, 학교수준의 징계 규정이 39개주, 반불링 학교정책 공표를 의무사항으로 강제하고 있는 주는 45개주로 나타나고 있다. 불링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규정한 법률이 보편화되어 있어 온라인 괴롭힘을 처벌하는 주는 35개주에 달하지만, 사이버불링에 대한 별도의 조항이 포함되어있는 경우는 10개주에 그치고 있다.

최근 들어 여러 곳의 주의회 수준에서 불링 관련 법률과 별개로 사이버불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률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이버불링 관련 별도 조항을 둔 주는 2010년 7월에는 5개주였는데 1년만에 10개로 늘어났으며, 주법에 대한 수정 입법안이 제기되어있는 주가 12개 주가 있을 정도로 사이버불링에 관한 법률적 대응책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011년 4월부터는 전국적인 라디오 네트워크(NPR, National Public Radio)에서 사이버불링 관련 법안 찬반이 가장 뜨거운 토론 주제로 떠오를 정도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표 3> 미국내 사이버불링 관련 입법 동향(2010년과 2011년 비교)

9-1 자료 : “사이버 대응에 대한 두 가지 대응책 : 미국의 사례”, 한국정보화진흥원, 『소리없는 폭력, 사이버 왕따 진단과 해법 자료집』, 2011년 12월 15일.

사이버불링의 예방만큼 중요한 것은 사이버불링에 대한 처벌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서 사이버불링을 학교폭력으로 규정하는 일부 개정안이 2012년 3월 21일 공포되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인터넷,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하여 지속적, 반복적으로 심리적 공격을 가하거나 특정 학생과 관련된 개인정보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또한 신체적 폭력행위와 마찬가지로 사이버 상에서 행해지는 모든 폭력행위에 대해서도 엄격히 처벌하고 철저한 예방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성년자들간에 사이버공간에서 벌어지는 불링에 대한 처벌이 매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다 정교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5. 맺음말

정보사회의 발전과 함께 나타난 역기능으로서 사이버불링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며, 피해양상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이에 대한 지속적이고 철저한 현황파악과 효율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많은 청소년 피해자들이 이후의 사회생활에서도 부적응의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 사이버불링은 오프라인상의 왕따나 괴롭힘보다 밝혀내기 힘들 정도로 은밀하게 진행된다. 따라서 법과 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의 피해 방지를 위한 사회적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


1) 사이버불링은 사이버 괴롭힘, 폭력, 따돌림, 왕따 등과는 차이가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번역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사이버불링이라고 그대로 표현하기로 한다. [본문으로]

2) 외국에서는 성적 성향 때문에 불링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본문으로]

3) 한국정보화진흥원, [소리없는 폭력, 사이버왕따 진단과 해법], 2011년 12월 15일. [본문으로]

4) 사이버불링연구센터(www.cyberbullying.us)의 조사결과 [본문으로]

5) “동급생 안티카페만 1,000여 개 달해, 사이버불링 방지 핫라인 구축해야”, 『문화일보』, 2011년 11월 28일자. [본문으로]

6 ) “사이버 불링, 끈질긴 모욕 美서만 한 달새 10대 7명 자살”,『문화일보』, 2010년 10월 8일자. [본문으로]

7) #1388 서비스는 2007년 3월 시작한 세계최초의 모바일 상담 시스템으로서, 2011년 한 해 동안 15만여 명의 청소년이 이용하였다. [본문으로]

8) 페이스북은 2011년 말부터 친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게시물을 발견한 이용자가 링크를 클릭하여 페이스북에 신고하면 글을 쓴 이용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핫라인으로 전문 상담사와 통화하거나 비밀채팅을 하도록 권장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본문으로]

9) 미국 미네아폴리스의 비영리기관인 페이서 센터(PACER Center)는 ‘불링을 반대하는 페이서 아동들’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하면서 ‘전국 불링 방지의 달’을 만들었다. [본문으로]

10) “초등생 34%, 스트레스 풀려고 악성댓글”, ‘파이낸셜뉴스’, 2011년 12월 5일자. [본문으로]

11) 교육과학기술부, ‘2012년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2012년 4월 20일. [본문으로]

12) Sameer Hinduja & Justin Patchin, State Cyberbullying Laws, 2010., p. 1. http://www.cyberbullying.us/Bullying_and_Cyberbullying_Laws_20100701.pdf [본문으로]

저자 : 조희정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