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망명의 변 :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규제를 기대하며

세상에는 법 없이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법을 전혀 어기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알고도 혹은 모른 채로 법을 어기게 된다. 법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더라도 이를 어기는 사람들 때문에 법은 반드시 존재하게 마련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도 적용 될 수밖에 없다. 많은 네티즌들은 인터넷에 어떤 규제가 있는지 전혀 모르고 활동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유해정보 심의팀으로부터 연락을 받거나 자기가 사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규제 메일을 받곤 한다.

물론 나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정을 모르고 어겼거나 일부러 어긴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규제를 받은 경험이 있다. 인터넷을 하면서 칭찬 받은 적은 없기 때문에 규제를 받으면서 느꼈던 점을 적어본다.

3년 전 블로그를 처음 운영할 때 인터넷 사업자의 규제가 양방향 소통이 전혀 없는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꽉 막혀 있다고 느꼈다. 단지 상대방에게 “미안합니다”라는 쪽지를 보냈는데 상대방이 음란성으로 신고하여 쪽지 제한 규제를 받은 일이 있고, 음란성 게시물 등록으로 인해 블로그 서비스를 일시 제한하면서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전혀 알려주지 않아 결국 모든 게시물을 삭제했던 일들로 인해 좀 더 사용자의 의견을 들어주는 곳으로 옮긴 일도 있다.

새롭게 옮긴 곳에서는 사업자와 소통을 열심히 하면서 운영했으나 실수로 규정을 어기게 되어 지금은 국내 규제보다 약한 규제를 가지는 외국 사업자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를 처음 운영했던 3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봤을 때 완벽하지는 않지만 소통이 있는 규제가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KISO’를 통해 신고를 할 수 있고각사업자의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사항 등을 빠르게 응답 받을 수가 있다.

부당한 규제를 받았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이에 대한 이의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양방향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많은 사업자들이 각각 자신들만의 규제 정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특정 내용은 그에 대해 규제가 약한 특정 사업자를 통해 운영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규제 정책 또한 사업자의 특징이라 생각하며 다른 사업자에 비해 너무 약하지 않는 이상 이를 표준화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각 사업자들이 새로운 규제들을 추가하기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규제를 집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규제가 늘어나고 이러한 규제들이 잘 지켜질 때 상대적으로 성인들만이 볼 수 있는 내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성인들의 볼 권리와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의 절충안을 찾기란 힘들며 현실적으로 수위를 낮춰 운영하거나 성인인증을 설치하여 운영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일부 사업자만이 성인인증을 제공해주고 있다. 더 많은 사업자들이 사용자에게 성인인증을 제공해 주고 지속적으로 성인콘텐츠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하여 성인들의 권리와 청소년 모두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인인증과 모니터링을 통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이 남의 주민등록번호로 성인인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자신들의 주민등록 번호가 어디서 사용되는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성인물에 대한 규제는 음란성을 주관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를 하는 쪽과 규제를 받는 쪽에서 의견 차이가 나타나기 쉽다.

각 사업자의 음란물 기준은 ‘청소년 보호법’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기준을 토대로 작성되는데 대부분 글로 되어 있어 사용자가 자신의 게시물이 규정을 어기고 있는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같은 비키니 사진이라도 어느 사업자에서는 음란하지 않고 어느 사업자에서는 음란 판정을 받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규제를 집행하는 정확한 표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음란물을 신고할 때 어떠한 부가 설명 없이 신고하는 것보다 신고자가 어느 부분이 음란하다고 자세히 적을 때 음란물로 판정 받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이를 개선해 좀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음란물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다면 음란물이 더 빨리 많이 사라져 청소년 보호 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현재 외국 사업자를 통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이전했으며 국내 사업자와 비교했을 때 불편한 점이 많이 있지만 아직까지 큰 규제를 찾을 수가 없다.

실제로 규정을 어기면서 운영하는 사용자에게 아직까지 어떤 규제도 내려지지 않았다. 나에게는 규제가 없다는 점이 모든 불편한 점을 상쇄시키면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 사이버 망명이 핫이슈로 떠올라 많은 사용자들이 외국 사업자로 이탈하였으나 규제로부터 의 자유를 느끼기보다는 불편함을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이 국내 사업자로 복귀하였다.

만약 규제도 없고 사용자에게 국내 사업자만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사용자들은 분명히 사이버 망명 후 남아 있을 것이다. 물론 사이버 망명을 한 모든 사용자들이 규정을 어기면서 반사회적 행위를 일삼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규제가 없지만 스스로 지킬 것은 지키며 운영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이처럼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도 자율적으로 규제를 지키는 것은 귀찮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저자 : 대야새

인터넷 블로거